엔젤 엔젤 엔젤 메타포 5
나시키 가호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메타포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나시키 가호’의 <엔젤 엔젤 엔젤>은 조금 난해했다.

중학생인 아이에게도 어려웠다.
일본 판타지문학의 거장인 작가는 이 책에서 ‘인간 안에 도사리고 있는 악마성과 그런 악마성으로 인해 괴로워하는 인간의 모습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심도 있게 그려 내었다.’고 했는데 사실 그다지 마음에 와 닿지 않았다.
하지만 주인공인 ‘고코’가 열대어를 기르면서 할머니와 소통하는 스토리 전개는 좋았다.

고코의 현재 이야기와 할머니 ‘사와짱’의 과거 이야기가 번갈아 나오면서 맞물려가는 재미가 흥미로웠다. 일본 특유의 약간은 신적이고 환상적인 요소들이 가끔은 부담스럽긴 했지만 결국엔 그것들로 인해 엉켰던 이야기가 풀려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나는 솔직히 할머니 댁 봉당의 흙바닥이 무섭다...... 등 뒤에선 해가 쨍쨍 내리쬐고 매미가 울어 대는데도 봉당은 어두컴컴하고 서늘해, 어린 마음에도 환한 빛이 비치는 세계와 어둡고 무시무시한 세계가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할머니는 그런 양쪽 세계의 문턱에 한 발씩 딛고 균형을 잡으며 군림하고 계시는 것이다. 조금 무섭고 존경스럽다.’-32쪽

위의 본문 내용에서 보이는 할머니 사와짱에 대한 묘사에서 묘한 판타지의 느낌을 받는데 이런 생각을 가지고 책을 읽으면 더 흥미를 느낄 수 있다.

할머니 사와짱은 과거 자신의 내면에 존재하는 교활하고 음산한 악마적인 행동에 대한 후회하는 마음을 테트라를 모두 죽이고, 자신의 종족까지도 죽이는 엔젤피시를 통해 보여주고 있으며 엔젤피시처럼 인간 안에 깃든 악마성 역시 처음부터 주워진 것이기에 그러한 악마성을 괴로워하는 자체로 그 영혼은 이미 구원받았음을 말하고 있다. 인간의 원초적인 본성에 대한 심도 있는 그의 시선은 조금은 어렵지만 이해가 되었다.

무거운 주제를 열대어라는 매개체를 이용해서 깊이 있고 흥미롭게 풀어나간 그의 정성이 느껴진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들 내면에 함께하는 선과 악, 사랑과 증오에 대해 한번쯤 사유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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