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어, 목을 비트는 아이 메타포 3
제리 스피넬리 지음, 최지현 옮김 / 메타포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제대로 느낀 건지 자신할 수는 없지만, <링어, 목을 비트는 아이> 이 책은 무척이나 아름다운 감동을 주었다.

연이어 ‘메타포’에서 출판되고 있는 책들이 무척이나 신선하고 의미 있다.
미하엘 엔데의 <거울 속의 거울>, 클라라 비달의 <나쁜 엄마> 그리고 이 책 제리 스피넬리의 <링어, 목을 비트는 아이> 특히, 제리 스피넬리의 <문제아>도 신선하게 읽었기에 더욱 이 책이 좋았다.

이 책의 주인공 ‘파머’는 참으로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책 속에서 보여 지는 파머는 멋지고, 힘차고, 씩씩한 건 아니지만, 힘겨운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내고 결국에는 자신을 옥죄던 소심함과 허약함을 부수고 나온다.
9살, 스너츠(빈즈 일당이 파머에게 붙여준 별명), 생일빵, 파커, 도로시, 비둘기 니퍼, 열 살, 링어, 마을축제, 링어가 되기 싫어~~~

9살 생일을 맞은 파머는 생일빵을 당하고 겨우 동네 남자 아이들 집단에 들어가게 된다.
(파머 엄마는 ‘빈지’일당들이 못마땅하다.) 그리고 예전부터 마음 한구석에서 ‘링어’가 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마을 남자아이들이라면 누구나 열 살이 되어 링어가 되기를 바라는데 자신은 왜 링어가 되고 싶지 않은 지 혼란스럽다. 그런 파머에게 우연히 비둘기가 찾아든다. 파머는 그 비둘기에게 ‘니퍼’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먹이도 주고 자신의 옷장에 재워준다. 그러는 동안 파머는 더더욱 링어가 되고 싶지 않다. 마을 축제의 마지막 날 행해지는 비둘기의 날은 오천여 마리의 비둘기를 사수들이 총을 쏘아 죽이는 대회다. 총에 맞아 죽지 않고 부상당하여 떨어진 비둘기를 잡아 ‘목을 비트는 아이’들이 바로 링어다.

속도감 있는 빠른 진행과 아슬아슬한 니퍼와의 동거, 빈즈 일당들의 의심에 찬 눈초리에 안절부절 하면서 니퍼와의 슬픈 이별을 준비 하는 파머를 보면서 마음이 무척이나 아팠다.
니퍼와 정이 들면서 더욱 링어가 되고 싶지 않은 파머는 아이들을 괴롭히는 빈즈 일당과도 멀리한다. 그리고 파머를 오래도록 바라봐주던 도로시에게 니퍼에 대한 일을 털어 놓는다. 파머는 도로시에게 니퍼를 보여주면서 마음이 평온해진다. 파머가 비둘기를 키우는 일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엄마는 마을 축제가 다가오자 파머에게 비둘기를 멀리 보내주자 하면서 파머를 꼬옥 안아준다. 링어가 되기 싫은 파머를 이해하고 감싸주는  파머의 엄마, 아빠의 모습이 존경스러웠다. 파머는 가족여행을 떠나는 여자 친구 도로시에게 니퍼를 멀리 보내주라고 맡기는데......

마을 축제 막바지 비둘기의 날......
사수들은 총을 쏘고 링어는 부상당한 비둘기의 목을 비트는 그 곳에서 자신의 머리 위를 날고 있는 니퍼를 보고는 놀라 가슴이 철렁한다. 오천여 마리 비둘기 틈에 니퍼가 잡혀온 것이다. 파머를 발견한 니퍼는 곧장 파머를 향해 땅으로 내려오고 사수들은 탕! 총을 쏜다.
날갯죽지에 총을 맞은 니퍼는 땅으로 처박힌다.
“안 돼!”
파머는 비명을 지르며 니퍼를 감싸 안고 마을 사람들 곁을 걸어 나온다. 많은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쯤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때 작은 아이 하나가 니퍼의 날개를 쓰다듬으며 말한다.
“나도 비둘기 한 마리 가져도 돼요, 아빠?”

희망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파머에게는 분명 아름다운 용기가 있고, 그런 파머의 모습에서 이 책을 만나게 되는 많은 아이들도 그의 용기에 박수를 보낼 것이라 믿는다.
“파머야, 다들 링어가 되고 싶어 하는데 너는 그렇지 않다고 해서 네가 이상한 아이인 것은 결코 아니란다. 아무리 마을의 전통 행사라고 하지만, 살아있는 생명을 죽인 수익금으로 공원 유지비로 쓴다는 게 얼마나 끔찍한 일이니.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생각되면 신념을 가지고 어려운 일을 이겨 나가렴. 그리고 니퍼에게 오래도록 좋은 친구가 되어주길 바랄게.”

이 책을 읽고 제리 스피넬리의 저력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이야기를 끌어가는 엄청난 그의 힘에 압도당하고 매료되어 버렸다.
“안 해.”
“뭘 안 해?”
“아무 것도 안 할 거야! 생일빵도! 링어도! 스너츠도 안 할 거야!”
“난 스너츠가 아니야! 내 이름은 파머야! 내 이름은 파머라구!” - 219쪽

한창 성장기에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꼭! 한번 읽기를 권하고 싶은 책이다.
그래서 파머와 같은 용기 있는 아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살아있는 생명체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도 간직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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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3-27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감명깊게 읽었어요. 메타포 멋지죠? ^^
주인공이 10살 아이들이지만 중학생들 정도의 행동과 생각을 한다 싶더군요.

뽀송이 2008-03-27 18:41   좋아요 0 | URL
요즘 너무 정신없어 통~ 알라딘 들여다볼 정신이 없었어요.ㅡㅜ
지금도 바쁘지만... 큰애 문제집 사러 들어왔어요.^^;;
푸르니의 '메파포' 앞으로도 무척 기대돼요.^^
파머가 자신의 생각을 큰소리도 이야기할 때 울컥~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