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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의 철학 ㅣ 포즈 필로 시리즈 1
크리스토프 라무르 지음, 고아침 옮김 / 개마고원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유달리 걷는 것을 좋아하는 친구로 인해 걷는 행위를 자연스럽게 또 익숙하게 생각하게
된 지금 돌이켜보면 걷게 되면서 나에게 생각이라는 작은 시간을 주곤 했던 것 같다.
머리가 복잡하면 걷게 되고,
풀리지 않는 숙제처럼 일이 꼬여 있을 때도 걷게 되고,
약속시간이 여유가 있어 두어 정거장 앞에서 내려 천천히 걷기도 하고,
그리고 그저 떨어지는 낙엽에 마음을 빼앗겨 무작정 걷기도 하는 것 같다.
이 책에서는 걷기가 생각하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한다.
많은 철학자들이 산책을 통해 깊이 사유하고, 고민했던 것을 보면 걷는 행위와 생각은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도 같다.
<걷기의 철학>이라고 해서 거창하고, 어려운 책은 아니다.
우리의 일상을 조금만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어 준다.
흥미로운 것은 우리에게 익숙한 철학자들이 걷기를 통해 어떤 방식으로 사유했는지를 일화를 통해 들려주고 있다.
장 자크 루소가 <에밀>을 출간 했을 때와 프랑스 혁명 때만 빼고 날마다 같은 시간에 산책을 했다는 ‘칸트 교수님은 다섯 시에 외출 합니다.’라는 일화는 너무나 유명하다.
‘걷기가 주는 선물 같은 인생의 작은 깨달음을 만나는 즐거움이 담긴 책이다.’
생각했던 것보다 책이 작고 얇아서 한 손에 쏘옥~ 들어온다.
관념의 질서 속에서 우리를 인도하는 것이 방법이라면, 우리를 실제 삶에서 인도하는 것은 또 다른 규범인 의지이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여행자들이 숲에서 길을 잃었을 때 제자리에 가만히 있는 것은 물론, 이쪽저쪽 빙빙 돌며 방황하는 것 역시 금기인 것과 마찬가지다. 대신 가능한 한 가장 똑바로 한 방향으로 걷되, 비록 처음에 그 방향이 단지 우연히 정해진 것일지라도 절대 하찮은 이유로 방향을 바꾸지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이렇게 할 경우 비록 원하는 곳에 다다르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어딘가에는 결국 도착할 것이며, 아마도 그곳이 숲 한가운데보다는 나을 것이기 때문이다.”(113~114쪽)
걷기에 대한 고찰과 여러 철학자들의 산책을 통한 그들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