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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나의 도시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7월
평점 :
음... 너무도 인기가 많았던 책이라 이제라도 읽게 되었다.
조선일보에 연재되었던 소설이라는데 본 적이 없고...
연재소설이었던 정이현의 첫 장편소설 <달콤한 나의 도시>
뭐랄까...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 가벼우면서도 재미있게 읽혔다.
그런데 뒤로 갈수록 이야기의 흐름이 부자연스럽고, 부담스러워진 게 아쉽다.
여기에 십 오년 우정을 과시하는 단짝 은수와 유희, 재인의 각기 다른 직업관과 연애관,
결혼관은 많은 미혼자들에게 때로는 기혼자의 눈길을 끈다.
지극히, 보편적이라고 생각되지만, 언제나 관심의 대상일 수밖에...
어느 날 그녀는 헤어진 지 육 개월이 된 옛 애인으로부터 청첩장을 받으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은수는 눈물이 나지 않는다. 그저 담담하다.
옛 애인이 결혼해버린 은수 앞에 나타난... 다정한 연하남 태오,
너무나 평범하고, 평균적인 느낌이지만, 무시해 버릴 수만은 없는 선본 남자 영수,
그리고 옛 친구였는데 이제는 이성으로 다가오는 유준 등 각양각색의 남성 인물들이
있어 더 흥미가 느껴진 소설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피해갈 수 없는 이야기의 변질과 꼬임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뭉기적거리는 은수와 태오 그리고 영수의 관계에 지친다.
거기다가 은수의 친구 재인과 유희 또한 겉도는 듯한 산만한 관계들로 어질하다.
‘맥이 탁 풀렸다.
사랑이 저무는 느낌은 어떻게 오는가.
누군가와 이별할 순간이 도래하면 엉뚱하게도 오래전 운동회 때가 생각난다.
줄다리기 시합.
청군과 백군이 동아줄 하나를 마주 잡고 팽팽히 대립하고 있다.
그때 불현듯 한쪽에서 동아줄을 휙 놔버린다.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모든 것이 덧없다는 듯.
그럼 다른 한쪽은 어떻게 될까.
게임의 승자가 되겠지만 그걸 진짜 이겼다고 말할 수 있을까......’(235쪽)
분명, 재미있게 읽히기는 한다.
작가의 젊은 호흡처럼 간결하고, 산뜻한 문장들과,
솔직하면서도 공감을 이끌어내는 말들과,
바로 우리 곁에 있는 듯한 유명 지명과 메이커들은 인지도가 주는 현실감이 있다.
그리고 나름 빠르게 돌아가는 이야기들은 좋다. 단지, 그 빠른 속도 속에 있는 인물들의
머뭇거림이 싫었을 뿐이다.
한번 가볍게 읽어봐도 괜찮을 것이다.
이 이야기가 드라마로 만들어지면 어떨까?? 라는 생뚱맞은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