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agio
European Jazz Trio 연주 / 유니버설(Universal)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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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클래식과 좀더 자유로운 재즈, 듣는 취향도 클래식에서 좀더 자유로운 재즈로 나갑니다. 사실 재즈도 그냥 듣기에 이해하기 어려운 크래식한 재즈도 있죠. 서로 다른 장르끼리의 컨버전스는 새로운 것은 아니죠. 하지만 지금 내 귀는 온전히 새로운 네트워크처럼 느껴집니다.

아다지오를 연주하는 재즈의 정신이 아름답습니다. 비록 이 지구의 어느 세상도 쉽게 떠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재즈 연주자들이 오랜동안 다듬은 이 자유의 맛은 사르트르의 자유만큼 향이 진합니다. 떠나보지 않았기에 두려운 자유로부터 모든 제도에서 나라는 의식이 자유로이 떠나는 겁니다. 오늘 이 재즈의 맛이 카페모카처럼 달달하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그 자유 때문입니다. 저 파란 지구를 내려다보면서 이렇게 우두커니 아다지오를 듣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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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가타카
앤드류 니콜 감독, 우마 서먼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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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타카의 신분 질서는 어쩌면 지금 한국 사회의 또다른 비유일지 모른다. 차별은 가타카에서 금지되어 있지만 여전히 존재한다. 주인공 빈센트는 선천적으로 열성이기에 할 수 있는 일은 제한되어 있다. 그는 우주비행사가 되기 위해 우성 유전자를 가진 타인의 신분을 자기 것으로 조작한다. 여기서 우주비행사는 오직 제도에 의해서 필요적으로 만들어지고 개인의 능력은 제도 속에서만 의미있다.

한국 사회에서 과거에는 출생에 의해 신분이 형성되었지만 지금은 사실상 출신학교가 신분 구성의 핵심이다. 한국에서 신분과 교육 제도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왜 부유층이나 정치인, 대학교수 등 상류층은 한사코 스카이나 미국 명문대에 자녀를 보내려는 걸까!) 조선 시대의 양반, 특히 문반은 입신양명을 위해 경학에 능해야 했고 대부분 학자/저술가인 동시에 공무원이었다. 지식을 가진 자가 권력자이었으며 이들이 이룩한 신분 제도가 한국 사회를 유지하는 대들보였다. 갑오개혁으로 신분 제도가 사라지고 차별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지금 출신학교 차별금지를 법제화하려 하고 블라인드 채용 같은 제도가 나타난다. 이것은 교육 개혁을 에둘러 가는 힘든 노력들이다. 왜 이렇게 돌아서 돌아가야만 할까?

이 영화나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제도가 그 본래의 목적을 넘어서 인간의 능력을 제한하고 고유의 개성을 억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안도 타다오가 위대한 것은 뛰어난 건축가라는 면보다는 제도의 영역 밖에서 탁월한 업적을 남겼다는 데 있다. 동경대나 미국 명문대의 건축과를 나왔다고 해서 안도 타다오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역으로 안도 타다오가 동경대를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동경대 출신의 건축가보다 덜 뛰어난 건 아니다. 제도는 인간 사회를 발전시키고 유지시키는 수단인 것이지 인간을 그 속에 가두어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해서 동경대는 한 인간의 평균적인 탁월함을 의미하는 것이며 이것이 (봉건적 신분 사회의) 절대적 탁월함이 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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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기술 - 젊은 작가들을 위한 창작 노트
존 가드너 지음, 황유원 옮김 / 교유서가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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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인생이 너무 비루하고 초라하여 소설처럼 구성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같이 보인다. 그것은 일기나 논픽션, 탁월함의 영역인 자서전에서 더 잘 표현될 지 모르겠다. 그러나 역사 비평처럼 자신의 인생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면서 잘 이해할 수 없었던 조이스나 박상륭이나 리처드 파워스 같은 이들의 소설에 좀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으리라?

많지 않은 진지한 소설들에 대한 소설이론이자 소설창작론이다. 수험서처럼 구성되어 빠르게 습득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작가들이 소설 속에서 말해 주지 않는 부분들에 대한 해설로 보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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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사회 - 사회적 주체성에 대한 철학적 탐구
김상봉 지음 / 한길사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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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청원 중 국공립대 통폐합안은 이미 오래된 미래다 독일의 대학 평준화 역시 이미 오래된 미래다 교육 문제 중 가장 봉건적인 것에는 스카이/인서울/지방대의 학교 서열이나 본교/분교의 적서 차별 같은 것이 있다 대학생이 다 같은 대학생이 아니라는 것이다 학교 제도가 그 본질을 왜곡하고 그릇된 방향으로 작동될 때가 있다 고시 합격자를 보면 서울대/비서울대인지 법대/비법대인지 따라 (하물며 고졸 출신이랴) 다 같은 고시 합격자가 아니게 된다 우리는 노무현 정부에서 이를 극명하게 경험한 바 있다 다시 말해 사람이 다 같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이 출신학교에 따라 졸업 이후 획득한 직업으로 이어지면서 신분을 형성하는 것이다 서울대 법대 사법연수원 xx기 출신의 검사 식의 신분을 구성한다 (미래에는 유전자가 될 지 모르지만) 이런 태그가 붙은 자신의 팔뚝을 상상해 보라 한편 흔히 보는 S대xx치과나 Y대가정의원 같은 병원명은 이러한 신분 의식을 드러낸 것일 수 있다 이것은 브랜드라기보다 개인병원의 상품 가치를 출신학교로 차별한 것이다 이렇게 신분은 출신학교를 포함함으로써 구분된다 골품제도로 표현하면 진골이 될 수도 있고 귀족이지만 신분상 한계를 가진 육두품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학교는 대학은 배우러 가는 곳이라기보다 신분을 획득하러 가는 곳이다

법과 제도는 사람이 만드는 것이다 그 사람은 (학벌을 이루거나 때로는 정당의 형태로 때로는 집단 이익을 위해) 자기에게 유리한 법과 제도를 만들게 마련이다 한번 만들어진 법과 제도는 개정과 폐지를 거치겠지만 저항이 뒤따르고 개혁을 어렵게도 한다 국회의 입법 과정을 보면 알 것이다 법과 제도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지 않고 강제될 때 국가가 정부와 국회가 방관할 때 숨막히는 세상이 될 것이다 영화 (아벨 페라라의) 신체강탈자들 의 마지막 장면 헬기 속의 생존자들이 착륙장에서 쳐다보고 있는 인간 형상의 존재들을 보라 더 쉬운 비유로 한국 검찰의 임은정 검사를 떠올려보라 우리가 평등과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말할 때 지금 법과 제도가 올바르게 기능하고 있는지 그것이 진정한 민주주의로 작동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차라리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 우리는 다 같은 대학생이 아니고 다 같은 한국인이 아니고 다 같은 사람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 평등이고 공정한 법과 제도에 대한 변화의 시작이다 그럴 때야 진정 정의롭다고 말할 수 있다

결국 이러한 차별 뒤에는 달콤한 와인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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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우선한다 - 사회민주주의와 20세기 유럽의 형성
셰리 버먼 지음, 김유진 옮김 / 후마니타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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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말기의 진골 귀족들이나 지금 기득권 세력들이나 주류가 보수든 진보든 달콤한 와인을 맛본 이들은 잔을 쉽게 내려놓지 않을 것이다. 지금 국회에서 그렇듯이 법과 제도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기가 어려운 까닭이다. 그럼에도 지구 한 구석에는 끊임없이 이렇듯 자유와 평등을 갈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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