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대전 2 - 우리가 하느님이다 동경대전 2
김용옥(도올) 지음 / 통나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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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가 없는 서인•노론 중심의 보수가 집권하던 시절. 19세기 암흑기의 한국을 온전히 밝히는 인간평등사상의 결정판, 동학. 유형원 이후의 개혁 사상과 함께 자주적인 근대화로 갈 수 있었던 사회 개혁의 열쇠. 김용옥 판 동경대전으로 19세기 한국 철학을 길어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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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비에서 양반으로, 그 머나먼 여정 - 어느 노비 가계 2백년의 기록
권내현 지음 / 역사비평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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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충헌의 노비 만적을 배울 때 훨씬 오래전 트라키아인 스파르타쿠스를 생각지 못했다. 노비는 흔히 말하는 노예를 일컫는데, 만적이나 스파르타쿠스의 저항은 크게 다르지 않다. 스탠리 큐브릭의 스파르타쿠스나 넷플릭스의 스파르타쿠스가 찾던 것은 모두 자유였다. 마찬가지로 만적이 찾던 것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다.

노예에게 자유란 단순히 누군가의 소유물에서 벗어나는 것을 넘어 무언가를 열렬히 원하고 되려고 하는 것이다. 일본에서 한 어머니의 열망으로 9년간 의사가 되기 위해 대입 시험을 치러야 하는 딸이 있었다. 끝내 이 허황된 열망으로 딸이 어머니를 살해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녀는 어머니의 노예로써 간호사가 아닌 의사가 되어야만 했다. 의사와 간호사는 사회적 지위 이전에 시험 점수가 가로놓여 있다. 그녀는 시험 점수로 의사가 되지 못해 간호사가 되려고 한 것이 아니다. 그녀의 자유는 간호사를 가르키고 있었다.

조선 후기 한 노비는 왜 끊임없이 양반이 되려고 했을까? 비슷한 시기의 유럽, 독일의 요한 세바스찬 바흐는 고졸 출신으로 선배인 라이프치히대 법대 출신의 텔레만을 동경하였다. 바흐 자신은 대학을 가지 못했지만, 아들 빌헬름 프리데만과 칼 필립 엠마누엘을 명문 라이프치히대에 입학시켰다. 텔레만이나 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두 아들을 보면 음악에 재능을 가진 이들이 왜 명문대 법대에 가야 했을까를 물을 것이다. 노비 김수봉과 그 자손들의 머릿속은 양반인 유학을 바라보고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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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암 유수원 연구 실시학사 실학연구총서 8
정만조 외 지음, 재단법인 실시학사 엮음 / 사람의무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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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를 부르짖던 집권 정부지만, 연이은 인사•정책 실패 논란을 보면 답답할 뿐이다. 거기에 전직 대통령 사면이라! 재판도 안 끝났는데, 전 국회의장에 이어 다시 사면론을 펼친다. 시즌이 끝나가니 정권 연장에 공을 들이나 보다. 집권당이 개혁 정당인가 의심스럽다. 부지런히 뉴스공장과 각종 신뢰할 만한 뉴스를 보고들어도 기억에 남는 건 적폐 청산(적폐란 기존 보수 정부의 실정에 대한 퇴단만이 아니라 사회적 악습을 재생산하는 기득권에 대한 퇴단이어야 한다), 검찰 개혁, K-방역 정도가 거의 다다.

이 땅에 오랫동안 당쟁, 문벌, 신분 차별, 지역 차별, 학벌이 있(었)고 (성차별은 기본이고,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 탈북민, 고령자 등 각종 차별이 생겨나고 있고) 여전히 흥행 중이다. 국민 통합을 외친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다. 진보 성향(?)의 집권당조차 대의민주주의 핑계를 대며 사회적 약자에게 인색하고 국민 통합을 뒷받침할 법과 제도는 없거나 미약하다(예를 들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그것은 집권당의 자기기만이자 국민 기만이고 누구 말대로 지긋지긋한 구태의연이다.

유수원, 정약용의 개혁 정책들이 실행되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당쟁으로 얼룩진 보수 정부에서 그것은 체제 반역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상주의였을 것이다. 17세기 유형원에서 시작하는 근대화의 개혁사상은 산림에서 침묵하거나 사약으로 죽어나가거나 수십년을 유배됨으로써 실행되지 못하고 사라졌다. 거기서부터 자주적인 근대화로 가지 못하고 일제강점기 굴욕의 역사로 치달았다. 그런 점에서 19세기는 우리 역사에서 암흑기이자 가장 구태의연한 시절이었던 것 같다. 21세기 한국의 집권 정부를 보며 유수원의 문제작 우서는 꼭 읽어 봐야겠다.

* 우서 번역본은 한영국 본이 유일한데, 민족문화추진회 판과 한국학술정보 판으로 출간된 바 있음. 이 번역본은 올재클래식으로 출간되기도 했으나 현재는 절판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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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한국어 음운 체계 연구 국어학총서 74
위국봉 지음 / 태학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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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문헌을 바탕으로 한 중국어학과 달리 고대 한국어의 본모습을 보기란 지난하다. 그래서 최근 이승재의 고구려어나 전기 중고음에 대한 음운론적 재구는 단연 발군의 성과이다. 위국봉도 이와 비슷한 방향에서 전승 한자음을 통해 고대 한국어의 음운 체계를 추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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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언어학의 이해
이해윤 지음 / 역락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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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다소 생소한) 법언어학 서적 두 권이 출간되었다. 법언어학은 법조문, 판결문 등 법률언어를 대상으로 한다. 언어학적으로 텍스트언어학이나 화용론(담화론)과 관련이 있다. 법을 공부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법언어학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법률언어의 특성이 잘 드러나는 긴 문장이나 문장구조를 이해하는 데 있다. 특히 법률언어를 보면 비표준적 문장이 자주 나타나는데, 한국어의 표준문법의 경계선에 있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끈다.

이 책은 번역서인《법언어학 입문》과 달리 한국어로 표현된 법률언어를 대상으로 분석하고 있다. 위증죄 같은 법정 언어, 명예훼손죄•모욕죄 같은 언어 범죄, 상표 같은 지식재산이 그러하다. 언어학적 분석과 더불어 판례 분석이나 사례를 통해 이해를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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