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징검돌 - 화가 박수근 이야기 사계절 그림책
김용철 글.그림 / 사계절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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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사람들, 그리운 그림들.

그리움이 그림이 되었구나 하는 이야기들

'그곳이 그립다'고 말하면 벌써 깊어지는 마음

 

박정만 ㅡ산 아래 앉아

 

메아리도 살지 않는 산 아래 앉아

그리운 이름 하나 불러봅니다ㅣ

먼산이 물 소리에 녹을 때까지

입속말로 입속말로 불러봅니다

 

 내 귀가 산보다 더 깊어집니다

 

산보다 더 깊어지는 시처럼 박수근의 그림도 깊어집니다.

그리운 이름들을 불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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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처음 교단을 밟을 당신에게 - 26년차 교사 안준철의‘시나브로’ 교실 소통법
안준철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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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가장 큰 관심사는 아이들이 아침에 학교에 왔을 때보다 조금이라도 더 자기 자신을 좋아하게 하여 집으로 보내는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고작 사랑뿐입니다."

교권이란 아이들을 사랑할 권리에 다름 아니라고 하는 선생님

아이들 생일에 그 아이들 기억하며 시를 쓰는 선생님

선생님이 그 아이들의 가슴에 뿌린 시는 씨가 되어 자라리라

그 사랑을 받으며 자란 아이들은 세상 끝에서 절망하고 상처받을 지라도 자신이 받은 사랑을 부정하지 못하리라, 

요즘 '묻지마 사건'이 많이 일어나 세상을 흥분하게 하고 있다. 분노가 쌓여 있다가 타인들에게 폭발하는 일은 그 사람의 내면에 남아있는 사랑이 없어서이리라. 그 사람이 만난 선생님 중에 사랑을 가르쳐준 선생님이 한 분이라도 제대로 없었다는 말일까.

슬픈 일들이 일어날 때마다 세상이 더 부드러워지기를 소망한다. 부드러운 사랑, 감싸안는 사랑을 실천하고 계시는 선생님들이 있어 세상이 좀 너그러워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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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살고 싶은 집은 - 건축가 이일훈과 국어선생 송승훈이 e메일로 지은 집, 잔서완석루
이일훈.송승훈 지음, 신승은 그림, 진효숙 사진 / 서해문집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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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낡은 책이 있는 거친 돌집' 잔서완석루란 이름의 집이 만들어졌다.

그 과정을 건축가와 국어선생이 세심하게  편지로 생각을 나누었다. 그리고 그 글을 엮어  책으로 만들었다. 누군가 꿈꾸는 집을 실제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본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시도라고 여기갰지.

나는 읽으면서 내내 불편했다. 낡은 책이 있기는 하나 너무나 멋진 서재에 대한 부러움 때문일까. 아니다. 누군가의  부러움을 불러오는 것은 또 다른 부채질은 아닐까. 그렇게 소박한 이름에 걸맞는 집이 아니라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사는 집이 되어 버린 사실을 알까. 부러움이 대상이 아니라 소박한 삶을 보며 자신을 돌아보고 아름다움을 가꾸는 집이라면 더 좋지 않을까.

나는 우리를 정신차리게 하는 권정생선생님의 집이 좋다. 그리고 농부시인 서정홍선생님의 농사짓고 사는 집도 너무나 좋았다. 시골로 돌아가 시골집을 고치고 사는 남편친구의 집도 좋았다. 부러운 것이 아니라 삶을 배우고 싶은 집들이 있다.

 이름은 잔서완석루이지만 낡지도 않고 거칠지도 않은 멋진 집이 되어버린 것은 좀 우스꽝스럽다. 낡고 거친 것을 좋아했다면 집도 삶도 낡고 거친 것을 돌보며 사는 아름다운 것이어야 하지 않을까.

 

내가 사는 집은 세대주택의 2층이다. 아이들이 떠들고 뛰어다닌다. 불편한 점이 있지만 아이들이 밥 먹고 책 읽고 숨바꼭질도 하고 잠자는 집이다. 사는 동안 감사하게 살 일이다. 어렸을 때 살았던 집은 사라졌지만 그 터에 집을 다시 짓고 어머니와 형제가 살고 있어 얼마나 고마운가. 그러고보니 그 집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지 않고 와 버렸네.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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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도끼로 내 삶을 깨워라 - 문정희 산문집
문정희 지음 / 다산책방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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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 문정희

 

어머니에게 배운 말로

몇 낱의 시를 쏟아낸 일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결국 사랑이 아니라

욕망의 다른 이름이 아니었을까요

목숨을 걸고 아이를 낳고

거두고 기른 일도 있긴 하지만

그것도 시간이 일일 뿐이네요

태어나서 그거 늙어가는 일

나의 전 재산은 그것입니다

그것조차 흐르는 강의 일이나

기실 저 자연의 일부라면, 그러면

나는 아무 것도 아니고만 싶습니다

강물을 안으로 집어넣고

바람을 견디며

그저 두 발로 앞을 향해 걸어간 일

내가 일 중에

그것을 좀 쳐준다면 모를까마는


강물을 안으로 집어넣고 바람을 견디며 그저 두발로 앞을 향해 걸어간 일을 쳐 줄 수 있다는 시인의 말이 가슴을 친다. 


 

먼길 / 문정희              

 

나의 신 속에 신이 있다
이 먼 길을 내가 걸어오다니
어디에도 아는 길은 없었다
그냥 신을 신고 걸어왔을 뿐

 

처음 걷기를 배운 날부터
지상과 나 사이에는 신이 있어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뒤뚱거리며
여기까지 왔을 뿐

 

새들은 얼마나 가벼운 신을 신었을까
바람이나 강물은 또 무슨 신을 신었을까

 

아직도 나무뿌리처럼 지혜롭고 든든하지 못한
나의 발이 살고 있는 신

이제 벗어도 될까, 강가에 앉아
저 물살 같은 자유를 배울 수는 없을까
생각해보지만

삶이란 비상을 거부하는
가파른 계단


나 오늘 이 먼 곳에 와 비로소
두려운 이름 신이여!를 발음해본다

 

이리도 간절히 지상을 걷고 싶은
나의 신 속에 신이 살고 있다

 

 

  삶이란 비상을 거부하는 계단임을 단호하게 말하는 시인. 물살같은 자유를 배우고 싶은 시인의 말이 흐른다.


 

아들에게문정희 

아들아
너와 나 사이에는
신이 한분 살고 계시나보다.

왜 나는 너를 부를 때마다
이토록 간절해지는 것이며
네 뒷모습에 대고
언제나 기도를 하는 것일까?

네가 어렸을 땐
우리 사이에 다만
아주 조그맣고 어리신 신이 계셔서

사랑 한 알에도
우주가 녹아들곤 했는데

이제 쳐다보기만 해도
훌쩍 큰 키의 젊은 사랑아

너와 나 사이에는
무슨 신이 한분 살고 계셔서
이렇게 긴 강물이 끝도 없이 흐를까?

 

   자신의 시를 비행기 안에서 들었다고 한다, 비행기 기장이 낭송하는 시를 듣는 시인은 행복하겠다. 이런 행복한 순간이 살아 있어 고통과 모욕을 견디며 살아가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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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에 겐자부로, 작가 자신을 말하다
오에 겐자부로 지음, 윤상인.박이진 옮김, 오자키 마리코 진행.정리 / 문학과지성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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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가 있는 장남과는 좋은 관계를 맺어올 수 있었기에 그 아이와의 관계를 통해 자유롭게 살 수 있었다는 느낌입니다. -249p

아버지로부터의 훈련이나 혹은 대학제도에 길들여지는 일 없이 자기가 좋아하는 대로 살고, 좋아하는 선생님을 선택해 지식을 얻고, 좋아하는 타입의 여성과 결혼하고 그렇게 자유롭게 살며 일을 하는 사람, 그리고 어딘지 모르게 어린 아이같은 구석이 남아 있어서 완전히 어른이 될 수 없는 사람, 권력과 무관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부친의 권력조차 갖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 그런 사람이 좋습니다. -249p

 

두산과 LG의 야구경기가 벌어지는 야구장에서 응원 소리를 들으며 읽다.

작가의 어린 시절 기억 이야기를  듣다가 여덟 살 때 어버지 손 잡고 학교에 입학했구나하는 생각이 나다.

손수건 가슴에 달고 운동장에 선 나. 서른 두살의 젊은 아버지

딸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

좋은 이야기는 가끔 내 어린 시절을 돌아보게 한다.

돌아봄을 통해 나를 만나고 손 잡아주길

마음 아팠던 내 어린아이를 안아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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