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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을 철학하다 ㅣ 가슴으로 읽는 철학 1
사미르 초프라 지음, 조민호 옮김 / 안타레스 / 2024년 10월
평점 :
인간은 태어난 이래 불안이 없을 수 있을까? 남녀노소, 부자이든 빈민이든 간에 개인적인 고민과 불안은 늘 갖고 있기 마련이다. 특히 요즘처럼 현대인들에게는 늘 먹고사는 문제, 건강에 대한 고민, 자신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의 고조로 더욱 불안해 하기 마련이다. 개인사지만 취업을 앞둔 큰 딸의 경우, 친구들 상당수가 신경과 진료 및 약물치료도 병행할 정도로 취업 전쟁에서 얻은 불안이 정신적인 병으로까지 연결될까봐 불안할 정도다.
하지만 불치병이 아닌 난치병의 경우, 잘 통제하며 평생을 살아가는 환자들이 있듯이... 불안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항상 인생을 같이하는 존재로 여기면 어떨까? 좀 더 완화되고 나름의 해결방향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불안을 철학하다>는 언젠가는 세상을 뜨고 없을 인간이, 영원하지 못한 인간이 왜 인생에 있어서 누구나 갖고 있는 불안을 떨쳐내기를 원하는지 근원부터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이 책은 불안을 철학으로 치유할 수 있다고 말한다. 흔히 우리는 바라는 삶이 헝클어지거나 살아가고 싶은 삶이 방해 받을 때 불안을 느낀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싶은 삶을 잘 살더라도 불안이 사라질까? 절대로 그렇지 않다. 그래서 철학을 통해 오히려 불안이 우리 삶의 실마리를 찾고 방향을 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 주제다.
당장은 불편할지 모르나 불안과 함께 하는 인생을 생각해 보자. 붓다(Buddha/佛陀)는 ‘불교 철학’에서 인류 역사 최초로 불안을 고찰했다고 한다. 장 폴 사르트르, 프리드리히 니체,마르틴 하이데거 등 실존주의 철학자들이 다룬 불안도 고찰한다. 불안을 떠안고 살아가고 불안과 당당히 투쟁해야 한다는 실존주의는 차라리 불안을 외면하는 삶이 거짓된 삶이라고 일갈한다.
오히려 불안을 사회적 모순에서 찾는 철학자도 소개한다. 마르쿠제와 카를 마르크스는 ‘유물론적 비판 철학’에서 사회가 불안을 야기한다고 주장한다. 사회적으로 소외된 자들이 불안을 느낀다는 것이다. 책임은 고스란히 사회에 있다는 주장은 결국 세상의 변화만이 불안을 없애는 길이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지만 불안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는 철학의 한 사조로서는 충분히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닐까? 어렵고 또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을지 모르나 불안을 함께 안고 가야할 인생의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면 이 책이 우리에게 준 훌륭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