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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인간관계를 돌아봐야 할 시간
가와기타 요시노리 지음, 송소영 옮김 / 걷는나무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요즘 출판가에 ‘세대 마케팅’이 유행이다. ‘20대에...’ ‘30대에....’로 시작하는 책제목을 가진 출판물들이 관심을 받은지 오래였지만 서른, 마흔을 중심으로 한 많은 출판물의 출현은 새로운 세대로 접어 들면서 겪게 되는 육체적 노화에 따른 스트레스와 심적 부담감이 가중되어 적지 않은 마음의 병을 앓는 현대인들의 심리를 파고드는데 비교적 쉽게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IMF이후 정리해고의 위협 속에서 겉은 멀쩡하지만 속은 늘 외롭고 쓸쓸하기만 한 이들에게 특히 마흔은 그간의 사회생활을 돌아보고 새로운 마흔(40년)을 준비해야하는 전환점이기 때문에 더욱 마흔을 전후한 이들의 성장통은 깊고 오래 지속되는 듯 하다.
<마흔, 인간관계를 돌아봐야 할 시간>도 그러한 책이다. 이 책은 마흔에 접어든 독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여전히 ‘사람’임을 강조하고 타인과의 인간관계를 마흔 이후에는 어떻게 정립해 나가야 할지를 조언해 주는 책이다.
마흔을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는 ‘불혹’이라고 표현한 공자의 혜안은 지금도 유효한다. 하지만 유혹에 쉽사리 흔들리지 않는 이들을 주변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것도 현실이다. 그 유혹도 결국은 사람(타인)을 통해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이 책에서 조언하는 인간관계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수 밖에 없다. 그러기에 이 책에서는 자신과 가장 가까운 생활반경의 사람들, 직장상사, 부하직원, 동료, 친구, 가족 등을 주제로 어떻게 인간관계를 만들어 나가야 할지를 설명해 준다.
저자는 “마흔 이후에는 원하지 않는 것은 적당히 거절하고 인생의 방향을 자신의 의지로 조정할 수 있는 힘을 갖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50, 60대가 되어서도 타인의 말에 이끌려 살 수는 없지 않은가. 두고두고 나의 발목을 잡을 사람이라면 후회 없이 거절하라”고 조언한다. 40대 이전의 삶은 많은 이들을 만나면서 배우고 때론 시행착오 속에 쓰디쓴 고배도 마실 수 있다지만 40대 이후에는 그런 시행착오가 자칫 회복불가능한 충격과 실패를 줄 수 있기에 저자의 조언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할 수 있다.
인생을 살면서 사람으로 인해 누구나 한번쯤은 쓰라린 고통을 겪게 되지만 또 그렇다고 마냥 배척할 수만은 없는 것이 인간관계다. 사람은 사람간의 관계를 통해 성장하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 포커스를 맞춘 직장상사, 부하직원, 동료, 친구, 가족과의 인간관계는 결국 자신의 인맥과 인간관계를 넓히는데 반드시 거쳐야할 통과의례에 가까운 존재들이다.
이 책은 인생의 절반을 누군가의 마음에 들기 위해 살았다면, 나머지 절반은 마음에 드는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 바로 마흔 이후에 알아야 할 인간관계의 원칙이라고 한다. 이 뜻은 결국 40대 이전에는 인간관계를 넓히는 데 주력했다면 40대를 기점으로 이후에는 인간관계 다이어트를 통해 불필요한 군살을 쳐내듯이 진짜 친구라고 할 수 없는 이들은 과감히 전화번호를 지우라는 것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하긴... 쉽지 않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신을 들여다 볼 시간조차 부족한 요즘, 나 자신의 내면을 키우는 것이 이 사람 저사람 만나느라 시간낭비하는 것보다 훨씬 더 소중한 것이리라.
이 책은 20년간의 기자생활과 25년간의 강연 및 집필활동을 통해 각계각층 수많은 비즈니스맨들과 소통해 오며 그들의 인간관계를 연구해온 저자가 내놓은 ‘인간관계 노하우’는 인생의 전환기에 접어 든 마흔의 세대들에게 좋은 나침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