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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연습 문학의 즐거움 45
린다 몰라리 헌트 지음, 최제니 옮김 / 개암나무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하품을 하는 척하면서 자꾸만 눈물이 나왔다. 어릴적부터 '우는 것은 나약하다'라는 생각때문인지, 슬플때조차 눈물 흘리기가 민망하다. 자연스럽게 칼리 코너스의 이야기로 빠져들었다. 칼리는 지금 위탁가정으로 가고 있는 중이였다. 차안에 앉아있는 칼리의 마음은 무척이나 혼란스러울 것이다. 칼리도 엄마가 있다. 지금은 아프셔서 병원에 누워계시고 새아빠는 경찰서에 잡혀있다. 새아빠의 폭행과 엄마의 알 수 없는 행동이 칼리를 더욱 아프게 했다. 머피부인과 가족은 칼리의 마음을 더욱 두렵게 만들었다. 그전의 생활과는 너무나도 달랐기에 칼리는 두려웠다. 칼리는 이제 열네살이고 새로운 생활에 적응해야 했다. 머피부인은 자상하고 따스했다. 그전에 누구에게도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이라서 덜컥 겁이 난 모양이다.  머피네 가족은 아들만 셋이였고 큰아들 다니엘은 칼리에게 대놓고 적대적인 감정을 드러냈다. 아담과 에릭은 마냥 좋아해주었다.

 

머피부인의 따스한 눈길과 말이 칼리의 감정을 더욱 걷잡을수 없게 했다. 무엇때문에 머피부인이 자신을 챙겨주고 걱정해주는지 알 수 없었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말이다. 가족들끼리의 여전히 서먹한 시간이였는데 아담이 갑작스럽게 경련을 일으켰다. 가족들 모두 놀랐고 걱정이 되어서 잠을 잘 이루지 못했다. 종종 생각하지만 아프다는 건(심각하지 않을 경우, 금방 지나가는 감기일 경우는) 가족의 사랑을 다시 느끼고 가족끼리 뭉치게 하는 힘이 있다. 칼리는 처음에는 못나게도 굴었지만 머피부인이 가슴 아파하는 것을 알고 그러지 않았다. 처음엔 따스한 가정이 두려웠고 그로인해 점점 더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이 힘들었을 것이다. 그럴수록 머피 부인이 좋아졌고 가족이 되고 싶어졌다. 그러한 마음이 강해질수록 두렵고 무서운 마음도 들었다.

 

학교에서는 토니를 만나서 투닥거리다가 친한 친구가 되었다. 토니는 칼리를 코너스라고 부른다. 코너스는 토니와 가까워질수록 비밀을 털어놓아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자기를 대하는 마음이 달라질까봐 두려워서 말을 하지 못한다. 집에 놀러온 토니는 코너스의 비밀을 알게 되고 배신감에 나가버린다. 코너스는 포기하지 않고 토니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빌고 돌아와 달라고 말한다.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듯 한다. 칼리는 기억하지 못했던 엄마의 진심을 알게 된다. 엄마가 밉고 원망스러웠다. 처음부터 새아빠는 좋은 사람이 아니였음을 칼리는 알았지만, 엄마는 몰랐다. 그로인해 먼길을 돌아오게 되었다. 하지만 칼리는 많이 아팠던 만큼, 머피부인을 통해서 스스로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진짜 가족이 된다는게 무엇인지도. 머피네 가족이 되고 싶은 마음과 엄마를 홀로 놔두고 싶지 않은 마음이 칼리를 힘들게 했다.

 

 칼리의 엄마도 홀로 아이를 키우는게 어려웠을 것이고 마음대로 되질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엄마는 그러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활에 치이다보면 사람이 어떻게 변할지도 모르지만. 머피부인을 껴안고 칼리는 처음으로 마음놓아 울었다. 그걸 읽고 있는데 자꾸만 눈물이 났다. 자연스럽게 하품을 했지만 눈이 빨개지고 말았다. 칼리와 머피네 가족이 헤어진다. 에릭과 아담은 가지 말라고 하면서 울었다. 다들 눈이 빨개지는게 보였다. 한동안 칼리의 빈자리가 힘들어지겠지. 칼리가 머피네 가족으로 살아도 좋으련만, 남겨진 엄마는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무엇이 좋은 것인지는 모르겠다.

 

이제 엄마와 함께 라스베이거스에서의 생활이 시작될 것이다. 하지만 예전과는 다를 것이다. 칼리는 이제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으니까. 자신의 선택에 의해 앞으로의 일들이 달라질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무슨 일이든 우리를 휘어잡고 흔들어될 수 없다. 그렇게 두지는 않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이 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위탁 아동에 대한 편견과 말이 더욱 아프게 한다. 꼭 아픈 곳을 송곳으로 찔러야만 하는 걸까. 아이들이 아픈말을 하고 삐딱하게 구는 것은, 그보다 더 아프기 때문이다. 상처받는게 두렵고 아프니까. 세상은 '으르렁' 거리게 만드는 곳이니까.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

 

엄마는 변한 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져 봤자 그 자리가 그 자리라고 말이다.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그게 끝이 아니었다. 같은 나무에서 떨어진다 해도 어디로 굴러갈지는 알 수 없다. 언덕을 굴러 내려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장소로 갈 수도 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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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상상 2014-05-19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보고 갑니다. 수고많으셨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