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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이야기 - 다큐멘터리 만화 시즌 1 다큐멘터리 만화 1
최규석.최호철.이경석.박인하 외 지음 / 휴머니스트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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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처절함을 글뿐만 아니라 그림과 함께라면 더욱 강렬하다. 웃기다 그런데 서글프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희망이 넘실거린다지만(누가 그랬지) 거품처럼 꺼져버리고 있다. 뽕뽕이를 터뜨리듯이 여기저기서 절규의 목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다. 다큐멘터리 만화 시즌 1 사람 사는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저마다의 매력을 가진 글과 그림이 세상살이를 말한다. 맞고 터지고 그래도 다시 죽었다고 몸부림이라도 쳐야하는, 단돈 5만원 철거 알바의 기억을 읽으면서 나 역시 뉴스로 보았던 그 상황이 생생하게 다가왔다. 힘없고 돈없다는 이유만으로 살던 집에서 쫓겨나야 했다. 거기다가 좋은말 할때 안나간다고 몽둥이 찜질을 당해야 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아이러니하게도 삶과 죽음이 공존한다. 슬픔과 행복은 이란성 쌍둥이처럼 함께 오기 일쑤이다. 지구상의 어떤 사람들은 배고픔과 추위에 힘들어 하고 또 누군가는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서 밥을 쫄쫄 굶고 있다. 사람 사는게 모두가 행복하면 좋을텐데. 이 책의 시작은 아픈곳을 쿡쿡 쑤신다. 그리고 너와 내가 살고 있는 곳 이야기를 들려준다. 깜찍 발랄한 <제일교포 2.5세 노란구미의 신혼일기>를 읽으며 "그래 사람 사는게 다 그렇지 뭐." 하며 웃을 수 있었다. 2012년에 확 세상이 망해 버렸으면 좋겠다고 누군가는 생각한다. 정말 그럴까도 의문해 보고 설마 벌써 지구가 멸망한다는게 말이 돼 등등 여러 생각들이 두둥실 떠다닌다. 내가 행복하면 멸망하지 않길 바라며 당장 죽을 것 같다면 확 망해버렸으면 하는게 보통 사람의 심리다. 스피노자는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했지만, 스피노자에게 묻고 싶다. "당신 제정신이야?" 라고 혹은 "당신은 이미 죽었잖아. 어쩌라고." 나는 뭐 내일은 생각하고 살지 않는다.

 

<당당한 한국 현대사>를 읽으며 아버지의 그때 그시절을 생각해 본다. 그러고 보면 아버지는 힘든 세월을 겪어 오셨다. 격동의 그 시절을. 그때는 다 그렇게 사셨다고 한다. 하루하루 가족들 끼니 걱정에 다른 생각은 할 여지가 없으셨다고 한다. 현재의 정신적인 풍요가 우리를 병들게 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언니가 스무살때 광주에서는 심심치 않게 수류탄과 병이나 맥주병이 날라 다녔다. 어떤 이는 구경한다고 쫓아 다니는 엽기적인 사람들도 있었고 지나가는 행인들은 두려움에 멀찌감치 돌아서 가기도 했다. 흑과 백의 구분이 확실한 세상이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혼란의 시대에는 뭐가 뭔지 모르겠다. 정신을 마비시킨다. 눈에 보이는 수류탄은 없지만 분명히 뿌연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는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지금도 지구상에는 폭탄이 터져 사람이 죽어나가는가 하면 폭죽이 터지는 소리에 환호하고 즐거워하는 돌고 도는 세상이 있다. 아픈데도 쿡쿡 찔러주고 씁쓸한 웃음도 주고 발랄한 웃음과 훈훈한 감동도 주는 이야기가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 책 크기를 좀 작게 하는 것도 괜찮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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