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의사, 죽음의 땅에 희망을 심다
로스 도널드슨 지음, 신혜연 옮김 / 에이지21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치명적인 전염병 라사열에 대해서 생각해 본적이 별로 없다. 전에 영화로 보고 들었던 그병은 참혹하고 끔찍했었다. 그 병은 X파일에서 외계인에게 인간이 당해서 인체의 뚫린곳에서 모두 혈흔이 낭자한 느낌이였다. 나 역시 라사열 병동의 높은 담장처럼 그곳안으로 들어갈 용기는 없을것 같다. 그곳안으로 들어가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된다. 전문의 과정을 미루고 라사열을 연구하기 위해 평화로웠던 삶을 접고 시에라리온으로 떠나온 로스 로널드슨라는 사람이 있다. 직접 보고 겪지 않으면 그 느낌을 알 수 없을 것 같다. 끝없이 솟아오르는 두려움에 대해서 말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몸의 크기가 아니라 정신의 크기라는 것을, 세상 모든것이 그렇다는 것을, 나는 깨달았다. [본문중에서 73-74쪽]

한 발자국 자칫 잘못 놓으면 벼랑끝이였다. 그만큼 위험하고 두려운 병이 라사열이였다. 로스는 잘해내고 있었다. 콘테박사의 부재중에 환자들을 돌보며 그들을 살리기 위해서 고군분투한다. 환자들에게 피라도 튄다면 자칫 잘못하면 죽음이다. 라사열을 치료하는 치료제도 있지만, 확실하게 그 병을 확인할 수있는 장비가 없고 후유증으로 빈혈이 심해서 죽을 수 있다. 위험한 상황이 많기에 그 병에 걸린사람들은 신의 가호를 빌 수밖에 없다. 인명은 재천이고 의학의 힘은 한계가 있고 로스는 어떻게든 그 병에 걸린 사람들을 이승에 묶어 두고 싶지만, 마음대로 되는것이 아니였다. 호전되었다 갑자기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씁쓸함을 느꼈다. 가냘픈 아이의 죽음앞에선 정말 신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콘테박사의 부재를 통해서 로스는 진정한 의사가 되었다. 

 그 당시 시에라리온은 다이아몬드 내전으로 인해 엄청나게 피폐해져있었다. 다이아몬드가 아름답고 희귀품이라 사람들이 무지 좋아하지만, 그 다이아몬드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고 고통받고 있는가. 왕건이 다이아몬드가 있으면 좋겠다 생각했지만, 그 배후를 생각하니 좋을것 같지도 않다. 특히 귀중하고 값진 보석들이 피를 부르는지도 모르겠다. 거기에 한이 맺힌 사람들이 많아서 말이다. 시에라리온에 사는 사람들은 라사열의 위험성에 대해서 알고 있으면서 심각성에 대해선 잘 모르고있다. 라사열은 쥐에 의해서 사람에게 전염된다고 한다. 사람들은 먹을것이 없어서 쥐를 잡아 먹는다고 한다. 그래서 고양이를 보급해서 쥐를 잡아보려 했지만, 3개월만에 고양이가 다 없어졌다고 한다. 고양이가 주민들 뱃속에 들어있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평상시 같았으면 웃었을텐데 오죽 배가 고프면 그럴까 싶어서 서글픈 마음이 들었다. 

 의사였던 로스는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 의사가 아닌 환자가 되어 있었다. 다행히도 라사열은 아니였다. 환자를 지켜보고 검사했던 의사가 아닌 환자의 입장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다. 무방비하다는 것은 바로 이런 상태인걸까. 자신의 의사여서 그 병에 대해서 잘 알고 있지만, 아무것도 손쓸수가 없다. 아픔을 알거나 이해하는 사람이 내 반대편에 앉아있는 의사였으면 좋겠다. 환자는 의사에게 아프다고 호소하고 의사는 매번 환자들앞에서 그 응석을 다 받아주어야 한다. 아픈환자를 대하는 일은 지치고 힘든일일것이다.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것은 쉽지 않다. 불타는 열정으로 라사열에 도전했던 두려움을 떨쳐냈던 그의 행동에 존경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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