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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 베르타의 사랑 - 아이러니하고 말도 안 되는 열정의 기상학적 연대기
쿠카 카날스 지음, 성초림 옮김 / 예담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책표지에서 내용에 대해서 많은것을 알려주고 있음을 다 읽고 난 다음 깨달았다. 이이야기를 시작할때는 책속의 등장인물중 누군가가 죽을꺼라곤 생각지 못했다. 시작은 유쾌하고 재미있었다. 크리스마스 마을에 키다리 소녀 베르타가 살고 있었다. 이 크리스마스 마을은 300년동안 평범한 마을로써 특출한 인물도 특별한 일도 없었다. 무지개 아래에서 막 태어나려고 하는 아이가 있었는데 전설에 의하면 이때에 태어난 아이는 신비한 힘을 갖고 태어난다고 해서 동네사람들이 몰려와 아이가 빨리 나오기를 바라며 의사를 재촉했다. 동네사람들의 간절한 소망속에서 키타리 베르타는 태어났다. 베르타가 타고난 것이라곤 아주 큰 키뿐이였다. 베르타의 아버지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이의 손가락을 창문에 대어보았다. 황금으로 변하지는 않을까 싶은 마음에서였다. 이부분에서 어찌나 웃음이 나던지.
이 동네 마을사람들은 각자 개성이 있는 사람들로써 시장의 부인인 마르가테스를 묘사하는 부분이 참 재미있었다. 수다가 어찌나 심한지 누군가 죽으면 동네사람들은 그녀가 함께 묻히기를 적어도 한명 이상은 바랬으며, 제발 그녀가 입을 다물기를 매일 기도했다고 한다.
베르타는 무지개 전설처럼 특출한 능력을 타고났다. 그 능력을 자신도 마을사람들 그누구도 알지 못했다. 베르타는 요나라는 우체부와 첫눈에 사랑에 빠지게 된다. 얼마나 기뻤는지, 몸과 마음이 타버릴것처럼 뜨거워졌다. 그날 이후부터 마을의 기후는 날이 갈수록 더워졌다. 베르타의 감정과 마을의 기후는 함께했다. 마을사람들은 이제 비가 내리길 간절히 기도했고, 누군가의 기도에 의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 기도가 분홍색옷을 입기로 한 전제에 의해 비가 내렸다 생각하고 마을 사람들이 분홍색 옷을 입기 시작했다. 왜 하필 비가 내리면 분홍색옷을 입기로 한 것일까? 이것의 의미는 무엇인지 궁금했다. 크리스마스 마을은 이후로 분홍마을이 되어버린다. 어찌보면 피바다 마을 혹은 자주색 마을이 되기 위한 전초전이였을지도 모른다.
분홍마을이 된 후로 처음에 유쾌했던 내용에서 조금은 삭막해져가고 무서워져갔다. 사람들은 무언가에 홀리듯이 돈의 힘에 이끌려 크리스마을로 살았던 그 시절을 기억하지 못한다. 자신들은 300년전부터 분홍마을이였던 것처럼 행동하고 생활한다. 사람들은 무섭게 변해버렸다. 많은것을 가질수록 더 탐하고 다른이를 시기하고 질투하게 된다. 크리스마스 마을과 심하게 경쟁하고 있었던 폰다마을 역시 분홍마을이 부흥해갈수록 배아파하고 시기하고 결국엔 폰다마을이 파랑마을로 변하게 된다. 누군가에 의해 자신의 이익이 반절로 줄어든다면 사람들은 격하게 분노하게 된다. 누가 알았을까? 평범했던 크리스마스 마을과 폰다마을이 지도상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릴줄 말이다. 알수없는게 사람일이라더니.
이 책을 읽으면서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서로의 이익을 위해서 싸우다 그들은 더이상 평화로운 자신들의 동네로 돌아갈 수 없게 된다. 어찌보면 인생에서 아주 작은 부분일수도 있는데 가진것보다 잃은것이 더 커보여서 정말 소중한것을 보지 못하고 망쳐버렸다. 권력과 부를 갖게 되면 그것을 손에서 놓는일은 죽는것보다 더 힘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을 알지 못하고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이 행복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것의 맛을 보는순간 우리의 눈과 귀가 가려져 버리는것 같다. 무엇이 우리의 혼을 빼앗아 가버리는 것일까? 참 무서운 일이다. 어제와 오늘이 다르다는 것은 말이다. 그리고 더이상 마음의 평화가 찾아 오지 않는다는 것도 말이다. 많은 부를 축적하는것과 행복은 별개의 문제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