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꽃이라고...
꽃말이 '나의 사랑은 당신보다 깊다.' 이라는
파종 시기가 4~5월인데, 6월에야 땅에 묻었다.
흙을 구하기 힘들었다고 말하면 덜 구차해 지는데
근처 초등학교 상추밭에서 도굴하는 이처럼,
안가져도 될 죄책감을 괜히 조금 떠 안고는
맥도날드 테이크 아웃컵에 플라스틱 숫갈로
몇삽 흙을 떠 넣고,....
어둑신한 운동장을 두리번 살피고,....
폼은 영락없이 도굴꾼의 그것인데.
이런 수고스러움 끝에 나의 조악한 화분이 탄생했다.
처음 시작은 우연히 떠안겨진 꽃씨가
그냥 모래알이나 다를바 없는 모양으로 이 봄을 나는게 좀 미안하기도 하고
난데없이,
흙을 좀 만져볼까 하는 마음이 일어난게 그 처음이었다.
저런 신파조의 꽃말을 보고 시작한건 분명 아니었을테고...
어쨌든 처음의 취지와는 많이 다르게 꽃씨는 모래알 모냥으로 봄을 났고
여름에 접어들었다 봄직한 6월에서야 땅속에 제 한몸 뉘였다.
그러나, 또, 어쨌든,
내 조악한 화분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는..........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