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꽃이라고...

꽃말이 '나의 사랑은 당신보다 깊다.' 이라는

파종 시기가 4~5월인데, 6월에야 땅에 묻었다.

흙을 구하기 힘들었다고 말하면 덜 구차해 지는데

 

근처 초등학교 상추밭에서 도굴하는 이처럼,

안가져도 될 죄책감을 괜히 조금 떠 안고는

맥도날드 테이크 아웃컵에 플라스틱 숫갈로

몇삽 흙을 떠 넣고,....

어둑신한 운동장을 두리번 살피고,....

폼은 영락없이 도굴꾼의 그것인데.

이런 수고스러움 끝에 나의 조악한 화분이 탄생했다.

 

처음 시작은 우연히 떠안겨진 꽃씨가

그냥 모래알이나 다를바 없는 모양으로 이 봄을 나는게 좀 미안하기도 하고

난데없이,

흙을 좀 만져볼까 하는 마음이 일어난게 그 처음이었다.

저런 신파조의 꽃말을 보고 시작한건 분명 아니었을테고...

 

어쨌든 처음의 취지와는 많이 다르게 꽃씨는 모래알 모냥으로 봄을 났고

여름에 접어들었다 봄직한 6월에서야 땅속에 제 한몸 뉘였다.

 

그러나, 또, 어쨌든,

내 조악한 화분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는..........이야기^^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yureka01 2016-07-01 19: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의 사랑은 당신보다 깊다...시구절이 꽃말이었네요...넌 깊냐?..난 넓어..이렇게 대화가 되는데요^^

깊이에의강요 2016-07-01 19: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사랑이 넓다..
굉장히 좋은 말이네요^^
그러고 보니 항상 사랑의 깊이만 파고 살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