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틸라 왕의 말을 훔친 아이

전통적인 유럽의 설화에 어두운 리얼리즘을 가미한 기묘한 소설
 작가는 두 형제의 고난을 통해서 소년에서 남자로 성장해 가는 과정과 끈끈한 형제애를 보여준다. 사회적 약자에 무관심한 사회에 대한 비판 같은 묵직한 주제도 잊지 않는다. 또한 작가는 훈족의 왕 아틸라에 관한 역사적인 내용을 은유로 녹여 소설의 깊이를 더했다. 극단의 절망에 놓인 형제를 통해 세상의 부조리와 마지막까지 희망을 버릴 수 없는 인간의 사투를 그린 잔혹 우화 같은 소설 『아틸라 왕의 말을 훔친 아이』. 때론 질식할 것 같고 때론 불편하지만 파괴적인 이 시대에 대한 거대한 은유 같은 매력적인 작품이다.
프랑스의 르 몽드 지는 “나도 두 형제와 함께 우물 아래에 갇혀서, 형은 동생을 살리기 위해, 동생은 운명이 부여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겪은 투쟁의 한가운데 함께 있었다.”라는 추천평을 남기기도 했다.

 

 

땅의 혜택 (반양장)


l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29

『땅의 혜택』은 작가가 추구한 이상적인 삶이 그대로 녹아 있는 작품이다. 함순에게 기계 문명이란 인간을 소외시키는 물질주의의 원흉이었다. 이런 근대 문명의 공허함 속에서 인간다움을 되찾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함순의 답은 명료하다. 자연으로 돌아가 땅을 경작하면서, 모든 생명을 존중하며 소박하게 사는 것.
주인공 이사크는 바로 그런 삶을 사는 인물이다. 이사크는 타고난 농부로, 씨를 뿌릴 때면 경건한 마음으로 신을 벗고 맨발로 흙을 밟으며 수확할 때는 하늘에 감사를 드린다. 그는 위대한 자연, 광대한 우주에 비하면 인간이란 작디작은 존재임을 잊지 않으며, 한순간도 땅을 떠나 살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하리하라의 음식 과학

이 책의 제목과도 같은 ‘음식 과학’ 분야는 식재료의 맛ㆍ영양ㆍ효능ㆍ독성 등은 물론이고 기원과 역사ㆍ명칭의 어원ㆍ조리법ㆍ활용법 등 그 식재료에 대한 모든 특성을 다방면으로 탐구한다.
그렇다면 많은 요리사와 미식가가 식재료와 음식을 ‘분자 수준’까지 깊이 파악하고 이해하려는 이유가 무엇일까? 분자 요리는 조리 과정 중 잃어버리기 쉬운 식재료 본연의 맛을 이끌어 내어 더 깊은 풍미를 완성하기 때문이다. 어떤 식재료와 음식의 특장점을 정확히 알 때 더 탁월한 요리가 탄생할 수 있는 것이다. 『하리하라의 음식 과학』 또한 마찬가지다. 그저 씹고 삼키고 마심으로써 향과 맛과 식감을 느끼기만 하는 것은 일차원적인 즐거움에 불과하다. 음식과 식재료의 다양한 특성을 알고 먹을 때 우리가 잃어버렸던 ‘무엇을, 왜, 어떻게’ 먹는지에 대한 답을 얻고 더 만족스러운 요리와 식사가 가능하다.

우리는 삼시 세끼를 비롯해 후식, 간식, 야식으로 다양한 음식과 요리를 먹는다. 쌀을 안치고 떡국을 끓이고 삶은 감자를 으깨면서, 섞박지 김치를 씹고 닭다리를 뜯고 막걸리를 마시면서, 이 음식과 요리의 진짜 정체가 무언지, 어디서 기원했으며 우리 조상과 인류의 역사 속에서 어떤 의미를 지녀 왔는지, 각각의 명칭은 어떻게 얻었으며 무슨 뜻을 담고 있는지, 앞으로 어떤 맛과 가치로 변화할지를 상기한다면 우리의 부엌과 식탁은 한결 풍성해질 것이다. 우리가 먹고 마시고 요리하는 음식과 식재료들은 자연의 역사이자 인류의 문화이며 ‘삶’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사계절 우리 숲에서 만나는 곤충

계절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변하는 우리나라의 숲은 그 자체로 많은 사람에게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준다. 그런데 실상 사람들이 마음의 평온을 얻는 그 순간에도 숲 안에서는 치열하게 삶을 이어가는 각개전투의 현장이 벌어지고 있으니, 바로 곤충들 이야기이다.
우리나라에는 무려 1만 6천여 종의 곤충이 산다. 이렇게 많은 종수의 곤충이 있는 것은 다분히 우리나라가 사계절이 뚜렷한 온대 지역이기 때문인데, 일 년 내내 덥고 건기와 우기가 교차하는 동남아 같은 열대몬순 지역에 사는 곤충들은 크기가 크고 색도 화려하지만, 다양성 면에서는 우리나라에 못 미친다고 한다. 그 많은 곤충들이 각각의 계절에 맞춰 숲에 나타나 먹이 전쟁과 짝짓기, 산란이라는 일대사를 치르느라 온 힘을 쏟는 것이다. 몸집도 작고 색도 수수한 편이라 눈에 잘 띄지 않는 우리나라 곤충이지만, 우리 숲에서는 그야말로 온갖 곤충이 아우성치고 있다.
곤충은 지혜로운 우리의 이웃
 본능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먹기, 짝짓기, 산란에 최선을 다하는 곤충들은 알고 있을까?
자신들이 식물 번식의 일등 공신이라는 것을 말이다. 부산을 떨며 여기저기 옮겨 다니는 곤충들은 자연스레 식물에 최고의 중매쟁이가 되었다. 짧다면 짧은 생애 동안 부지런히 움직이며 살다 간 곤충들 덕에 지구는 어느 때보다 식물이 번성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곤충학자인 저자의 눈엔 머물 때와 떠날 때를 진정으로 아는 곤충들이 지혜로운 성자로 보이는가 보다. 흔히 숲에서 만나는 곤충을 징그럽다고 피하기 일쑤였던 우리가 이 책을 읽는다면 곤충이 성자로 보이지는 않을지라도 지혜로운 우리의 이웃임은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곰팡이가 없으면 지구도 없다

식물, 동물 그리고 균물(곰팡이)
지구상에서 가장 소중한 생물 5가지 중 첫째는 곰팡이
 곰팡이를 균류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곰팡이 외에 효모나 버섯도 모두 곰팡이에 들어간다. 청소부 노릇을 묵묵히 하며 물질과 생명의 순환을 책임지고 있으니 곰팡이를 얕봐서는 안 될 일이다. 중국에서는 곰팡이를 ‘균물(菌物)’이라고 불러 식물, 동물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지구 생태계의 구성원으로 대접하고 있다. 세계적인 환경단체 어스와치(Earthwatch Institute)에서는 2008년 ‘지구상의 가장 소중한 생물 5가지’를 선정한 바 있는데 여기서도 곰팡이가 당당히 첫번째로 꼽혔다.

곰팡이의 다양한 얼굴들
 새로운 가능성과 기회에 주목하자!
플레밍이 푸른곰팡이에서 페니실린을 발견한 이후로도 곰팡이를 이용하기 위한 많은 연구들이 이어져 왔다. 의약품, 친환경 방제, 신물질, 재생에너지 등 곰팡이는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신 교수는 특히 이런 점에서 곰팡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무한한 가능성과 기회가 열려 있는 곰팡이학(균학)에 많은 젊은이들이 도전하기를 바란다고... 곰팡이가 앞으로 만들어낼 세상의 변화가 더욱 궁금하고 기대되는 대목이다.

 

 

괴짜 과학자들의 엉뚱한 실험들

지적 호기심을 부추기는 유쾌한 과학서

 과학은 어렵고, 과학자들은 따분한 사람들이라는 편견을 한방에 날려주는 유쾌한 과학서. 여러 과학 분야의 기상천외한 주제들을 연구하고, 실험하고,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하는 괴짜 과학자들의 모험담을 재미있게 풀어놓았다. 부담 없이 읽으며 폭소를 터뜨리면서 독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과학의 본질과 의미를 성찰하고, 스스로 지적 호기심을 부추기는 흥미로운 체험을 하게 된다. 게다가 이처럼 엉뚱한 실험들이 결국 인간 삶의 질과 지식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는 점에서 괴짜 과학자들의 열정에 새삼 감동하기도 한다. 저자의 유쾌한 입담과 일러스트의 코믹한 해석이 돋보이는 이 책은 프랑스 정부가 그해 가장 재미있고 유익한 과학책에 수여하는 ‘과학의 맛’ 상을 받았다.


 

 

내 몸 안의 생명원리, 인간생물학

이 책은 일본에서 이미 출간되어 호평을 받은 바 있는 《좋아지는 생물학》의 제2탄이다. 《좋아지는 생물학》이 생물학 전체를 폭넓게 담아냈다면, 이 책은 그 시점을 ‘인간’에 국한시켜 풀어냈다. 이 점이 제1탄과의 차이점이자 다른 생물학 교양서와 차별화된 이 책만의 가장 큰 특징이다.
또 다른 특징은 생물 교수와 베어 군이 인간과 인간 생활을 생물학과 관련지어 서로 묻고 대답하는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점이다. 즉 각 장은 ‘생물 교수와 베어 군의 도입 대화 → 주요 학습 내용 → 생물 교수와 베어 군의 마무리 대화’ 식으로 구성되며, 본문 중간중간에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생물학 이론이나 생물학과 관련된 알쏭달쏭 재미난 이야기 등이 ‘두근두근 호기심 칼럼’ 난에 소개되어 있다.
이러한 구성은 자칫 이론 중심의 책들이 풍기는 ‘전문적이고 딱딱해서 일반인은 접근하기 힘든’ 이미지에서 벗어나 누구나 쉽게 생물학, 그중에서도 인간생물학을 접할 수 있게 해준다.


 

 

외계지성체의 방문과 인류종말의 문제에 관하여

- 대답 없는 우주에 대답을 던지는 두 지성 간의 대화

미국과 프랑스가 보관하는 1만여 건의 UFO 목격 공식 기록, 영국이 공표한 UFO 현상 뒤 고도의 지능적 존재에 대한 리포트. 선진국 정부와 국방부, 세계 유수의 대학들에서는 왜 UFO 현상과 목격에 대해 심도 깊게 연구하고 있는가? 사건과 사례, 경험과 증거들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UFO 현상을 넘어 외계인의 마음과 그들의 출현 목적, 외계인의 인간 피랍과 생체실험, 혼혈종 생산과 인간 사회 침투까지. 외계 실체와 진실을 날카로운 통찰과 면밀한 연구를 통해 낱낱이 밝혀내고, 금기와 편견을 넘어 혁명적인 해석을 제시한 대한민국 지성사 전무후무의 대담 프로젝트.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그들은 누구인가, 어디서 오고 있는 것인가? 그들의 방문 목적은 무엇인가? 우리에게 어떻게 개입하여 무엇을 바꾸겠다는 것인가? 그들은 선한 존재인가, 악한 존재인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정부는 왜 대처하지 않고 있나? 인류의 미래는? 너무 늦기 전에 알아야 할 UFO 이야기. “대한민국 사회와 지식인은 이 책을 주목해야 한다.”


 

로맨틱 컨트리

이쑤시개 일러스트레이터, Eriy[에리]가 그린 환상의 나라!
《로맨틱 컨트리》의 모든 그림은 약 700여개의 이쑤시개를 사용해서 그려졌습니다. 우연히 발견한 이쑤시개로 그림을 그린 건 펜촉을 사지 않은 단순한 실수에서 비롯되었지만 이쑤시개로 그린 그림의 선이 주는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은 기존의 컬러링북과 《로맨틱 컨트리》를 다르게 느껴지게 하는 가장 큰 요소입니다.
부드러운 선을 따라 나만의 색깔로 자유롭게 색칠하며 세상에서 가장 로맨틱한 나라 「COCOT」를 만들어보세요. 어느덧 현실은 잊고 동화 속 상상의 나라, 그 곳의 주인공이 되어있을 것입니다.

 

 

스토리를 만드는 물리학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글짜씨 11 : 다국어 타이포그래피

『글짜씨 11: 다국어 타이포그래피(LetterSeed 11: Multilingual Typography)』에서는 다국어 타이포그래피를 둘러싼 국내외 타이포그래피계의 작업, 활동을 엿보고, 목소리를 엿듣는다. 다국어 타이포그래피와 이를 활용한 섞어 짜기 방법에 관한 논문을 시작으로, 새로운 방식으로 글자체 디자인에 접근하는 전문가들의 좌담, 섞어 짜기 기술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보여주는 국내외 그래픽 디자이너 열여섯 명의 작업 등을 실었다.

 

 

 

 

 

 

전복과 반전의 순간

‘강헌이 주목한 음악사의 역사적 장면들’이라는 부제를 달고 독자 앞에 선 이 책 『전복과 반전의 순간』은 이렇듯 음악이라는, 대중과 긴밀하게 연결된 예술 장르를 통해 당연한 듯 받아들이던 것에 무차별적으로 물음표를 던짐으로써 지난 역사의 어떤 순간들이 갖는 다층적인 의미를 발견하는 새로운 독법의 제시이자 그것이 가진 의미의 시공을 종과 횡으로 누비는 전방위 문화사이다.

 

 

 

 

 

 

 

 

사진의 이해

사진, 일상이 되어 버린 ‘무기’

 “각각의 사진은 현실에 대한 총체적 관점을 시험하고, 확정하고, 구성해 나가는 수단이다. 따라서 이데올로기 투쟁에서 사진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무기, 그리고 우리를 향하고 있는 무기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 존 버거, 「사진의 이해」 중에서.

 

 

 

 

 

 

 

 

피아노의 역사

- 피아노가 사랑한 음악, 피아노를 사랑한 음악가

피아노에 얽힌 음악가들의 에피소드는 책 읽는 재미를 더하며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제공한다. 모차르트가 두 손을 위한 건반과 발로 밟는 또 다른 건반이 겸비된 특별한 피아노로 빈의 커피하우스에서 자신의 기념비적인 협주곡들을 초연하고, 유럽의 기교파 명연주자 앙리 헤르츠가 캘리포니아 골드러시 때 시끌벅적한 광부들을 피아노로 즐겁게 해주던 장면과 마주치며, 베토벤이 자식을 잃은 슬픔에 빠진 한 부인을 위로해주려고 피아노 연주로 치유의 천사들을 불러내는 모습도 보게 된다. 리스트가 악보 넘겨주는 이의 팔에 안겨 정신을 잃는 바람에 공연장 전체를 히스테리에 빠뜨린 사건도 구경할 수 있다.
기막히게 정교하고도 아름다운 피아노라는 악기 자체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게 펼쳐진다. 현대 스타인웨이 피아노의 장인 정신을 배울 수 있으며, 빅토리아 시대 가정에 가구로 기능했던 특별히 장식적인 피아노들에 관한 진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클래식 400년의 산책

- 몬테베르디에서 하이든까지

400년 클래식 역사에서 빛나는 불멸의 명곡 중 귀에 익은 친숙한 음악 곡목을 골라서 시대순으로 소개한다. 최초의 오페라 「오르페오」(1607년)를 작곡한 몬테베르디를 위시하여, 카치니, 코렐리, 파헬벨, 비탈리, 마르첼로, 알비노니, 비발디, 페르골레지, ‘음악의 아버지’ 바흐, ‘런던의 슈퍼스타’ 헨델, 타르티니, 글루크, 그리고 ‘교향곡의 아버지’ 하이든에 이르기까지, 17세기부터 18세기 말까지의 클래식 역사에서 뚜렷한 자취를 남긴 작곡자와 지금까지도 즐겨 연주되는 그들의 아름다운 곡을 이야기한다.

 

 

 

 

알랭 바디우의 영화

‘영화는 사유이고, 이 사유의 결과물은 실재이다.’
알랭 바디우에게 영화는 교육이자 삶의 예술이며 사유이다. 바디우는 1950년대 후반부터 최근까지 30여 편의 글에서 제7의 예술에 대해 글을 썼다. 이 글의 대부분은 개별 영화 혹은 여러 편의 영화를 한데 묶어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자체로 영화 예술에 대한 견해와 해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것은 바디우 사유의 특성 중의 하나인 사례를 통해 사유하기, 독립적 특성이 있는 예술 작품을 기반으로 체계를 만들기와 관련이 있다. 그렇게 이 글은 현대성을 표현한 감독인 무르나우(F. W. Murnau),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Michelangelo Antonioni), 마누엘 데 올리베이라(Manoel De Oliverira), 자크 타티(Jacques Tati), 장-뤽 고다르(Jean-Luc Godard)부터 시작하여 몇 가지 독특한 경험들인 기 드보르(Guy Debord), 68혁명 영화, 벼락 집단(groupe Foudre)은 물론, 몇몇 미국 작품인 <매트릭스>(Matrix, 1999), <매그놀리아>(Magnolia, 1999), <퍼펙트 월드>(A Perfect World, 1983)까지 지난 50년 동안의 수많은 다양한 영화들을 다루고 있다.


 

좋은 그림책의 기본

- 매력적인 그림책에 담긴 22가지 요소


제 1장에서는 재미있는 그림책의 특징을 분석한다. ‘주인공과 설정, 전개방식, 공감, 그림’이라는 네 개의 특징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마음을 사로잡는 캐릭터와 그림, 독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설정, 그림책의 장을 계속 넘겨보게 만드는 전개방식 등 그림책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의 각 부분에 대하여 알고자 할 때 도움이 될 것이다.
제 2장에서는 그림책 만들기의 기초적인 내용을 소개한다. ‘그림책 만들기의 기본 원칙, 그림책의 물리적인 기본 요소, 그림책의 흐름을 만드는 시각 요소’들에 대하여 세부적인 내용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앞에서 살펴본 것들을 바탕으로 내용을 심화하여, 그림책을 더욱 매력적이고 효과적으로 연출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 모든 장에서는 실제 그림책의 구체적인 장면과 장점을 이미지와 함께 예로 들어, 실전에서의 이해를 도왔다. 따라서 예로 든 그림책을 따로 찾아 읽지 않더라도, 본문과 이미지만으로도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이미지와 자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캣츠 갤러리

- 교양 있는 고양이 그림집

수잔 허버트의 유쾌하고 재치 있는 수채화는 매력적인 고양이들을 주인공으로 하여 미술작품, 연극, 오페라, 그리고 영화 속의 유명한 장면들을 재현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처음으로 그녀의 고양이들을 만나보게 될 곳은 미술 세계다. 털북숭이 얼굴과 귀여운 꼬리를 가진 야옹이들이 명화 속에 등장한다. 그녀의 미술작품 재현은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에서부터 잘 알려진 인상파와 라파엘전파 화가들의 그림들까지 아우르는데, 그 세세한 곳까지 사랑스럽게 표현되어 있다.

 

 

이유 있는 디자인

디자이너는 브랜드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애정, 클라이언트와의 밀착된 소통, 기나긴 과정을 견디는 인내심과 체력을 기본으로 갖추고 있어야 한다. 또한 디자이너는 경영학, 인문학, 심리학, 엔지니어링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면서 통합적으로 사고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것, 원하지만 잘 표현하지 못한 것을 해결할 솔루션을 찾아내야 한다. 그것은 끊임없이 세상을 씹어 되새김질해야 가능한 일이다. 수많은 아이디어 중에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정확히 표현해주는 하나의 콘셉트와 이미지를 건져내려면 늘 눈을 뜨고 있어야 한다. 정말 좋은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면, 아이의 호기심으로, 노인의 통찰로, 엄마의 염려하는 마음으로 사물을, 인간을,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고 지은이는 말한다.

 

 

 

요제프 보이스, 우리가 혁명이다

“예술은 현실의 혁명적인 원동력인 동시에 모든 사회적 행위의 근간이 되며, 이를 바탕으로 미학의 개념은 폭넓게 확장되어야 한다. 이게 바로 내가 가장 널리 알리고 싶은 사실이다.”(1974)

“예술작품은 거대한 수수께끼와 같다. 하지만 결국 사람이 답이다. 우리는 모든 전통과 현대의 종말을 표시하는 문턱에 와 있다. 이제 과거의 원칙에서 벗어나 새롭게 태어난 아이처럼 다 함께 사회적인 예술개념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1985)

요제프 보이스의 작품은 세계의 유명 미술관에 분산·소장되어 있는데, 작품들 가운데 상당수 가 그의 행위에 사용된 부산물들이다. 대표적인 곳은 독일의 다름슈타트에 있는 헤센주 미술관으로, ‘보이스 블록’으로 불리는 일곱 개 방에 그의 작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베를린의 함부르크역 현대미술관, 뮌헨 현대미술관, 파리 퐁피두센터, 영국의 테이트모던, 뉴욕의 모마현대미술관 등에서도 보이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리움미술관이 <조지 마치우나스를 위한 수사슴 기념비>(보이스가 플럭서스 운동의 창시자인 마키우나스를 추모하기 위해 백남준과 함께 벌인 퍼포먼스에서 사용했던 피아노에 지방과 구리를 조합시켜 완성한 작품, 1978)와 보이스가 즐겨 사용했던 칠판의 하나인 <함부르크 흑판>(1975)을 소장하고 있다.

 

 

예술가와 고양이

파블로 피카소와 함께 20세기 최고의 화가로 손꼽히는 마티스. 그는 조용하고 진지한 성격의 혁명가로 동물들로부터 영혼을 위로받았는데, 특히 동반자인 고양이들이 발밑에 있을 때면 그의 마음이 한없이 녹아내렸다. 끊이지 않는 논란거리를 제공하는 현대미술가 아이 웨이웨이(Ai weiwei)는 마흔 마리가 넘는 고양이들에게 위로를 받아서인지 그의 숨길 수 없는 사랑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의 화실은 언제나 여자와 고양이들로 가득했고, 포토저널리즘의 아버지로 불리는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은 규율이나 권위에 저항하는 고양이를 사랑한다고 고백한다. 이 책의 저자 앨리슨 나스타지가 “예술가와 고양이는 영혼을 공유하는 존재들”이라고 말했던 것처럼 어쩌면 고양이들은 고독한 예술 작업에 생기를 불어넣어주는 뮤즈로서 존재했을지도 모른다.

 

 

리스트, 그 삶과 음악

l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가 시리즈 15

리스트는 놀라울 정도로 다작을 한 작곡가로서, 자신의 곡뿐만 아니라 다른 작곡가의 음악도 이따금 다소 충동적이었을 망정 훌륭히 옮겨 적고 편곡했다. 그의 초기 피아노 음악은 거의 다 추후 개정을 거쳤고, 판본이 여러 개인 작품도 수십 편이다. <단테 교향곡> <파우스트 교향곡>을 비롯해 독주곡 <헝가리 랩소디>, 교향시 <마제파> <타소 비탄과 승리> 등 다양한 분야의 음악을 섭렵했던 그는 단악장 소나타 형식을 개척하고 현대적 피아노 독주회 형태를 대중화시켰으며, 연주 기교보다 작품 해석에 집중하는 마스터클래스를 처음 시도하고 새로운 장르인 교향시를 창시하여 관현악 분야에 혁명을 일으키는 등 음악사에 위대한 발자취를 남겼다.


 

그 남자의 재즈 일기

- 재즈 입문자를 위한 명반 컬렉션, 개정판

재즈는 흡수력이 왕성해서 모든 음악을 빨아들였다가 재즈로 토해낸다. 재즈는 한때 지금의 힙합 같은 핫한 음악이자 불손한 음악이었으며, 팝처럼 널리 대중적인 사랑을 받던 음악이었다. 또 현대 미술처럼 파격적이고 난해한 음악이기도 했다. 모든 것이 그렇듯 재즈도 공부하면 하는 만큼 들리는 음악이고, 역사적 이해가 필요한 음악이다. 재즈 입문자를 위한 최고의 레퍼런스 그 남자의 재즈 일기는 ‘그 남자’가 뉴올리언스의 홍등가, 시카고의 클럽, 뉴욕의 뒷골목과 카네기홀을 함께 거닐며 재즈를 읽어준다.
이 책은 한 남자의 재즈 공부 일기다. 일기는 1998년 3월 11일에 시작해 2000년 11월 17일에 끝난다. 이 일기의 주인공은 떠밀리다시피 재즈 음반 가게를 맡아 운영한다. 하지만 재즈를 싫어한다. 재즈는 쿵쾅쿵쾅 시끄러운데다 허세 가득한 음악일 뿐이다. 그러던 주인공이 은근슬쩍 재즈에 빠져든다.
그런데 이 일기는 허구다. 주인공도, 주인공에게 재즈의 기본 형식을 가르쳐주는 동우도, 심히 잘난 척해서 주인공의 기를 죽이는 M도, 주인공과 은근히 썸을 타는 여자 손님 D도, 인사동에 있는 재즈 음반 전문점도 모두 다 허구다.
저자가 굳이 허구의 형식을 택한 이유는 독자의 흥미를 이끌어내기 위해서이고, 입문자 입장에서 재즈를 안내하기 위해서다. 재즈의 역사를 지루하게 나열하는 기존 개론서의 한계를 알기에 새로운 형식을 시도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 도감

- 우리나라에 사는 새 122종

우리나라는 갯벌, 산, 들, 강, 논 같은 자연 환경이 다양하고 먹이가 풍부해서 새들이 머물러 살기에 좋았다. 또 북으로는 중국, 몽골, 시베리아에 이르기까지 대륙으로 이어지고 남으로는 일본, 동남아시아, 뉴질랜드까지 이어지는 동아시아 · 대양주 하늘길 가운데에 있어 철 따라 많은 새들이 찾아오고, 이 동하는 새들이 잠시 머물다 가기도 했다. 새들은 사람 가까이 함께 살면서 자연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사람들이 산을 깎고 바다를 메우면서 새들의 보금자리는 사라지고 먹이도 줄어들어 개체 수가 빠르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광릉 국립수목원에서 새끼를 치고 살던 크낙새는 이미 멸종해 버렸고, 황새, 두루미, 올빼미, 독수리 같은 새들은 멸종 위기 속에서 살아남으려고 애쓰고 있다.
사람은 자연을 외면하고서는 살 수 없다. 새도 사람도 커다란 자연 생태계의 한 고리이면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아가야 할 생명 공동체다. 우리 모두 이 책을 통해 자연과 그 속에서 사는 새를 비롯한 수많은 생명들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닫고, 더불어 사는 길을 고민해 보았으면 한다.


인도 베다수학 베스트 3종 세트

인도수학만의 독특한 계산 방법인 ‘크로스 곱셈’(자릿수별로 위아래, 대각선으로 곱한 뒤 그 합을 구하는 곱셈법)도 알고 보면 간단하다. 숫자를 차례대로 곱하는 것에 익숙해져서 대각선으로 곱하는 계산법이 신기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한 자리씩 곱하는 방식을 변형한 것에 불과하다. 19단을 술술 외우고, 98×92를 5초 만에 계산해낼 수 있는 것도 곱셈을 사각형의 넓이로 바꾸는 등 수의 형태에 따라 그에 맞는 효율적인 계산 방법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생명의 수학

생명이란 무엇인가라는 인식은 현미경, 생물 분류법, 진화론, 유전자, DNA 구조의 등장이라는 다섯 차례의 혁명을 통해 극적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여섯 번째 혁명은 수학이다. (주)사이언스북스에서 펴낸 『생명의 수학(The Mathematics of Life)』의 저자 이언 스튜어트는 여섯 번째 혁명, 즉 수학적인 영감을 생물학에 응용하는 일은 벌써 그 길을 가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수학적인 기술과 관점이 어떻게 생명을 이해하는 데 적용되는지를 차례차례 펼쳐보인다.
생명과 관련된 수학의 범위는 매우 넓다. 확률, (동)역학, 카오스 이론, 대칭, 네트워크, 탄성, 심지어는 매듭 이론까지 그 범위에 포함된다. 이 책에서 다루는 응용 수학의 대부분은 주류 수리 생물학(mathematical biology)과 관련된 것이다. 주류 수리 생물학에서는 복잡한 생명 과정을 조직하는 합성 분자의 구조와 기능, 바이러스의 형태, 이 땅에 가지각색의 생명을 낳게 했고 지금도 진행 중인 진화 게임, 신경계와 뇌의 작용, 생태계의 역학들을 연구한다. 더 나아가 생명의 본성과 외계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에 관한 주제와도 연결된다.

 

한반도 지형론

일본 지질학자 고토 분지로의 지질답사기 『조선기행록』(2010, 손일 역)에 이어, 고바야시 데이이치의 논문을 소개하는 『한반도 지형론』이 출간되었다. 이들 논문은 한반도 지형발달사와 지체구조에 관한 연구의 초석이 되는 자료로서 의미가 있는 것들이다.


 

 

 

 

 

 

 

 

바이러스 대습격

문명과 함께 들어온 바이러스, 인류에게 해를 끼치는 모든 바이러스는 문명과 함께 시작되었다. 위대한 생태학자 찰스 엘튼은 50년 전에 이미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지금 세계 곳곳에서 모여든 수천 종의 유기체들이 한데 뒤섞여 자연에서 무시무시한 ‘전위’가 시작되는 역사적인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런 식의 난장판으로 말미암아 앞으로 ‘예기치 못한 비상사태’가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언했다. “인류에게 내린 최악의 저주는 환경이 아무리 끔찍해도 습관화되면 참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19세기의 한 저명한 병리학자는 이렇게 한탄했다. 또한 루돌프 피르호는 “개인의 생명이 불리한 상황에 처했다고 표출하는 것이 질병이라면 유행병은 대중의 불안 상태를 나타내는 지표임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화산 - 불의 신, 예술의 여신

오늘날의 화산학자들이 정교한 장치들을 가지고 화산활동을 예측해 현지 주민을 대피시키려 노력할 수는 있지만, 이들뿐 아니라 어떤 인간도 분화를 멈출 수는 없다. 우리는 우리를 떠받치는 용광로 위에서 살고 있다. 인간이기에 겪는 하나의 흥분되고 예측할 수 없는 사실이다. 분화는 사건이 가까운 곳에서 일어나면 직접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반면, 그것을 멈추거나 피할 수는 없다. 지금처럼 이동하는 용광로 위에서 살아가는 한, 우리는 다시 그 일이 일어날 것임을 자신에게 상기시켜야 한다. 지질학회의 보고서가 역설했듯이, 그것은 ‘만일’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의 문제다.

 

 

 

최초의 도구

인류 여명기의 최초의 도구는 도대체 누가, 언제 만들었을까?

‘과학과 사회’ 시리즈는 우리 시대의 중요한 쟁점들을 골라 주제로 삼고 이와 관련된 여러 분야 학자들의 이론을 잘 정리한 텍스트다. 학제 간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 이 시리즈를 통해서 우리는 과학적인 주제를 인문학자들은 어떻게 풀어내고 있으며 인문학적인 주제를 과학자들은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통찰할 수 있다.


 

 

 

 

 

 

우리가 잘 몰랐던 천문학 이야기

고대 천문학의 맥락을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근대 천문학이 출현하게 된 동기를 고대 그리스로부터 시작한 연구사 분석을 통해 논증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참신함이 깃들어 있다. 게다가 동양의 태양중심설 수용 과정을 실증 자료를 통해 규명함으로써 지금까지 잘 몰랐던 사실들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민물고기 필드 가이드

우리나라에는 민물고기가 200여 종 살며 그중 60종(28%)이 한국 고유종이다. 수계를 따라 서식하는 이동의 제한성 때문에 고유도가 무척 높은 생물군인 것이다.
한국 고유종 물고기가 우리나라 하천에서 사라진다는 것은 지구에서 그 종이 사라지는 것이다. 우리 하천의 민물고기를 잘 알고 보호해야 하는 이유이자 그들의 서식지인 하천을 원형 그대로 보전해야 하는 이유다.
민물고기에는 상류의 계곡에서부터 하천, 바다와 강이 만나는 기수역, 바다와 냇물을 오가는 회유성 어류가 포함된다. 이 책에는 순수 민물에 사는 종을 중심으로 149종을 소개했으며 기수역 서식 종과 회유성 어류 일부가 포함되었다. 따라서 하천에 사는 종 대부분을 이 책을 통해 알아볼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랜만의 리스트예요. 그 동안 알라딘 메인 페이지에서 이벤트 관련 책만 주문하며 들락날락거렸습니다. 몇 주 만에 서재에 들르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웃음. 밀린 목록이 많습니다. 차차 채울게요. 으음, 리뷰도 얼른 써야 하는데……. 남은 시간도 집중하며 보내세요.:)

 

 

고백

소설이라는 길 위에서의 고독한 응시, 자기 고백
“모든 게 소설일 뿐이야”

박성원의 여섯 번째 소설집 『고백』이 출간되었다. 소설가라는 고독한 길 위에서 더듬어 써내려간 자기 고백이랄 수 있는 이번 소설집은 등단 21년차, <현대문학상> 등 굵직한 문학상을 수상하며 자기만의 확고한 소설세계를 인정받았지만 여전히, 이미 쓴 과거의 소설과 미래에 쓰일 소설 사이에서 끊임없는 번민과 반성으로 고투하는 한 소설가의 진면을 담백하게 그리고 있다.
작품집의 표제인 「고백」의 제목에서부터 느낄 수 있듯 이 소설집에는 작가가 그동안 소설을 써 오면서 느끼고 고민했던 것들을 독자들에게 내비치고 싶어 쓴 소설들의 모음이랄 수 있다.
인생의 다양한 가능성들 가운데 선택하게 된 소설가의 길―이제는 되돌아갈 수도 옆길로 빠질 수도 없는― 위에 자신이 서 있음을, 그 확고부동한 현실에서 존재확인을 확인하고자 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소설의 형식을 빌린 비망록, 자기 고백서라 이름 지을 수 있을 이 소설집을 통해 소설 앞에 겸허해지는 소설가의 문학을 대하는 숭고한 한 방식을 읽을 수 있다.
:출판사 제공 책소개. 대학 때부터 좋아한 작가님 중 한 분이에요. 오랜만의 신간이라 무작정 반가웠습니다.:)


최후의 일격


l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최후의 일격》은 프레더릭 다네이와 만프레드 리 두 사촌 형제가 공동으로 집필한 사실상의 마지막 작품이다. 4기로 분류되는 이후의 작품들에서는 두 사람의 작업 방식에 적잖은 변화가 있었던 데다 1971년 만프레드 리가 사망한 탓에 실제 글을 쓴 것은 대부분 유령 작가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3기까지를 온전히 엘러리 퀸의 작품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번에 검은숲에서 출간된 《최후의 일격》은 3기의 끝을 알린 작품인 데다, 지금껏 한 번도 소개되지 않은 작품이라 엘러리 퀸 팬들에게 소장 가치가 더욱 높은 작품이다.


킹은 죽었다


l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기존의 작품들이 한 집안 또는 작은 마을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개인의 욕망과 애증으로 벌어지는 사건들을 그렸다면, 《킹은 죽었다》는 라이츠빌보다 더 거대한 욕망에 지배받는 벤디고 섬이라는 가상의 왕국을 배경으로, 내면의 욕망이 부와 권력이라는 외적 촉매제를 만났을 때 초래하는 비극적 결말을 생생히 그려냈다.
전쟁을 바탕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 다시 그 부를 기반으로 전 세계 정치, 경제를 좌지우지하던 절대 권력자 ‘킹’ 벤디고. 욕망을 채우기 위해 많은 것을 희생시키고, 그 욕망이 지나쳐 도덕성을 잃고 파멸해가는 그의 모습은 반세기가 넘게 흐른 현대 사회에 비추어 보아도 그리 낯설지 않다.
흥미진진한 사건에 인간의 심리에 대한 깊이 있는 묘사, 사회에 던지는 묵직한 메시지까지 놓지 않는 이 작품에서 절정에 달한 엘러리 퀸의 기량을 엿볼 수 있다.


올빼미의 울음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음에도 결백을 증명할 수 없는 상황, 그런 악몽 같은 상황이 『올빼미의 울음』의 소재다. 카프카의 소설에 앙갚음과 복수가 더해진 작품.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인간 심리를 치밀하게 그려낸다.

 

 

 

 

 

 

 

 

 

열차 안의 낯선 자들

인간의 뒤틀린 욕망과 도덕에 대한 갈등
달리는 열차 속, 우연히 맞은편에 앉아 대화를 나누게 된 두 남자. 브루노는 아버지를 증오하고, 가이는 곧 이혼할 아내가 거슬린다. 서로의 사정을 알게 되자 브루노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며 교환 살인을 제안하고, 그럴듯한 논리에 공포를 느낀 가이는 도망치듯 열차를 빠져나온다. 얼마 후 놀이공원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가이의 아내. 아내의 소식에 가이는 불길한 예감이 현실로 다가왔음을 느낀다. 아내를 죽인 범인이 브루노임을 알게 된 가이는 이제껏 쌓아 온 명성이 위태로워지고 재혼할 애인과의 관계도 어색해지며 점점 이성을 잃어간다. 이러한 과정이 독자의 가슴을 옥죄며 치밀하게 그려지고, 이와 동시에 브루노의 사이코패스적 욕망이 방백과 행위를 넘나들며 거침없이 펼쳐진다.

매듭과 십자가


l 존 리버스 시리즈

『매듭과 십자가』는 존 리버스 시리즈의 기념비적인 첫 작품이다. 지금의 이언 랜킨이 있도록 초석을 다져준, 꽤 의미 있는 작품인 셈이다. 짧지만 강렬하고, 암울하지만 매혹적인 이 소설은 책 자체만으로 거장의 클래스를 느끼게 해 준다. 앞으로 버티고에서 이언 랜킨의 ‘존 리버스 시리즈’를 꾸준히 소개할 예정이다.

 

 

 

 

 

 

윤동주 시선 : 사랑스런 추억

<사랑스런 추억>을 관통하는 모티브는 식민지 종주국 일본에서 유학하는 시인의 설움과 부끄러움이다. 화자는 ‘서울 어느 쪼그만 정거장’을 그리워하며 ‘간신한 그림자’일 수밖에 없는 자신의 처지를 아름다우면서도 슬프게 그려낸다.

윤동주는 숭실학교 재학 시절인 열아홉 살 때 일제의 신사참배 강요에 항의하여 자퇴했으나, 연희전문학교 졸업 후 일본 유학을 위해 창씨개명이라는 불가피한 선택을 하게 된다. 나라 잃은 청춘의 설움과 수치심은 ‘부끄러울 것도 없이’ 날아다니는 ‘비둘기 떼’와 대비되고, 화자는 ‘희망과 사랑처럼’ 과거의 자신을 그리워한다. 과거와 현재 사이에서 벌어지는 내적 갈등과 고뇌는 사회적 배경에서 나온 것이지만, 그것은 윤동주의 시를 박두진 시인의 찬사대로 “하나의 영원한 비극적 아름다움”으로 만들어주었다.

정지용 (시인) 

 


: 동(冬)섣달의 꽃과 같은, 얼음 아래 다시 한 마리 잉어와 같은 조선 청년 시인

 

파수꾼

<파수꾼>은 <앵무새 죽이기>의 초석과도 같은 작품으로, <앵무새 죽이기>의 주인공인 진 루이즈 핀치(스카웃)가 20대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품의 배경은 흑인 인권 운동의 움직임이 크게 일렁이던 1950년대 중반, 앨라배마 주의 가공의 도시 메이콤이다. 뉴욕에 거주하던 스카웃은 고향인 메이콤으로 돌아와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게 된다는 내용이다. <앵무새 죽이기>보다 먼저 쓰였으나 안에 담긴 내용은 <앵무새 죽이기>의 후속편인 셈이다.

 

 

 

 

 

 

 

아메리칸 타블로이드

《아메리칸 타블로이드》는 FBI 특수요원 켐퍼 보이드, 경찰 출신의 건달 피터 본듀런트, FBI 도청 전문가 워드 리텔 세 남자를 중심으로 1950년대 말 존 F. 케네디가 다음 대통령으로 부상하기 시작하면서 암살당하기까지 FBI, CIA, 재계, 정계, 연예계, 마피아까지 얽힌 거대한 음모를 다룬다. FBI 특수요원 켐퍼 보이드는 FBI 국장 에드거 후버의 지시로 케네디 진영으로 들어가 케네디의 신임을 얻고 정보를 빼내 에드거 후버에게 전달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켐퍼 보이드는 친구인 FBI 도청 전문가 워드 리텔을 이 일에 끌어들이고 CIA, 피터 본듀런트와 손을 잡으며 국장의 지시와는 별개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쿠바와의 관계를 이용하고 마피아 세력에게까지 접근한 켐퍼 보이드는 케네디와의 관계를 위해 결혼까지 생각했던 여자를 냉정하게 버리고 철저하게 이익을 위해 움직인다.

분노 1

2011년 8월, 하치오지 교외에서 발생한 부부 참살 사건. 피로 얼룩진 복도에는 범인 야마가미 가즈야가 피해자의 피로 쓴 ‘분노’라는 글씨가 남아 있다. 살인사건이 발생한 지 1년 후, 이야기는 시작된다. 성형을 하며 계속 도피 중인 범인 야마가미는 지금 과연 어디에 있을까? 수사는 교착 상태에 빠지고, 지명수배가 내려진 범인 정보는 매스컴을 통해 이따금 보도된다. 그런 와중에 지바 어촌에서 일하는 마키 요헤이와 아이코 부녀 앞에는 과묵한 청년 다시로(田代), 도쿄 광고회사에 근무하는 동생애자 후지타 유마 앞에는 게이 사우나에서 우연히 만난 나오토(直人), 엄마와 오키나와의 외딴섬으로 이사해 민박 일을 돕게 된 고미야마 이즈미 앞에는 다나카(田中)라는 남자가 각각 나타난다. 그들은 하나같이 과거 이력이 불분명한 미스터리한 인물들이다.

 

마카롱 시리즈 : 러브 에디션 세트 - 전7권

'마카롱' 시리즈란 지난 80년 간 아름다운 표지와 합리적 가격으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온 펭귄북스의 테마 시리즈이다. '러브 에디션' 세트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사랑에 관하여>, <위대한 개츠비>, <사랑의 사막>, <순수의 시대>, <한밤이여 안녕> 모두 7편의 작품으로 구성되었다.

 

 

 

 

최후의 마지막 결말의 끝

'나'로 투영되는 결코 특별하지 않은 우리 주변의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평범한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일탈의 카타르시스를 주제로 한 이번 소설집에는 작가 곽재식 특유의 감성과 유쾌한 상상, 그리고 사회의 폐부를 찌르는 날카로운 비판적 메시지도 담겨져 있다.

 

 

 

 

 

 

 

 

 

다정


l 문학과지성 시인선 468

시인은 말한다. “나는 우발적으로 살아 있고, 지속적으로 죽어간다”(「계절들에게 쓴다」)고. 그리고 “내 것이 아닌 나를 내가 사용하는 것 같은 죄스러움”(「떨림」)으로 삶은 계속되고 있다. 인간은 욕망 속에서 우발적으로 살아 있고, 고통 속에서 지속적으로 죽어가는 존재다. 배용제는 이렇게 욕망이 끓어오르는 생의 한가운데에 죄의식이라는 고통을 삽입하고 욕망의 소용돌이에 조용히 닻을 내린다. 위에 인용된 시에서 시인은 “세상에 고통만큼 환한 게 있을까”라고 말머리를 열며 ‘엑스레이 필름’의 이미지로 고통을 형상화한다. 어두워야 할 부분이 하얗고, 환해야 할 부분이 검은 엑스레이 필름. 빛과 명암의 구도가 뒤바뀐 다음에서야 상처는 드러나고 환부는 고통을 열어젖힌다. 때문에 시인은 자신의 환부를 “캄캄한 몸을 뚫고 들어와 소리 지르는 수만의 별들, 수천의 꽃송이들”이라고 표현한다. 이렇듯 날선 감각으로 어떠한 부조리와 불의에도 무감해져버린 이 세계의 엑스레이를 찍어내는 일. 상처 난 존재의 고통을 날것으로 드러내며 죽음에서 길어 올린 삶의 현장을 낱낱이 드러내는 시들. 긴 침묵의 시간을 뚫고 나온 배용제의 세번째 시집은 고통이 폭죽처럼 터져 나와 무겁게 눌어붙은 현실 세계를 각성시키는 강렬한 에너지를 품고 있어 읽는 이에게 신산한 삶의 맛을 선사할 것이다.

 

콜리마 이야기


l 을유세계문학전집 76

샬라모프가 바라보는 수용소는 전체주의적인 스탈린 사회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작가는 일찍이 “수용소는 지옥과 천국의 대립이 아니라 우리 삶의 재현이다. 수용소는 세계와 유사하다”라고 말한 바 있다. 『콜리마 이야기』를 읽을 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항구적인 수용소의 이미지는 악 자체이다. 이러한 이미지가 생겨나는 이유는 수인의 비인간적인 고통 때문이라기보다 수용소 자체가 죽은 자의 왕국처럼 묘사되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이 작품에서 거의 언제나 죽음을 만나게 된다. 하나 놀라운 점은 작가가 그러한 서술을 다분히 담담하게 진행한다는 것이다. 작가는 어디에서도 격정적인 폭발에 이르지 않는다. 운명이나 정권에 대해 저주를 퍼붓거나 다분히 철학적이거나 형이상학적인 해설을 덧붙이지도 않는다. 작가는 이 모든 것을 이야기를 읽으면서 전율을 느끼게 되는 독자의 몫으로 남겨 둔다. 이를 통해 『콜리마 이야기』에 담긴 이야기들이 작가의 허구적 산물이 아니라 예술의 형상으로 포장된 준엄한 진실이라는 점을 일깨운다.

 

맘브루 (양장)


l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27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콜롬비아 용사들의 고백을 통해 새로운 역사의식을 드러내는 소설로, 공식 역사에 의문을 제기하며 진실은 역사와 양립할 수 없음을 이야기한다.

역사에 대한 기존의 해석을 거부하고 이전 세대의 역사 소설에서 벗어난 글쓰기로 새로운 진실을 추구하는 것, 그것이 라틴아메리카 포스트모던 문학을 대표하는 모레노 두란의 지향점이다. 라틴아메리카에서 바라본 한국전쟁의 모습이 콜롬비아 참전용사들의 생생한 육성을 통해 새롭게 비춰진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또다른 의미를 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허먼 멜빌

- 선원, 빌리 버드 외 6편

l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17

만약 『모비 딕』을 쓰지 않았다면 멜빌은 세계 최고의 단편 작가로 문명文名을 떨쳤을 것이라고 평가되듯이 그는 이야기로 표현할 수 있는 무한한 상상력을 짧은 텍스트 안에 응축해 담아냄으로써 당시 근대적 원형이 갖춰지던 단편문학의 폭넓은 가능성을 제시했다.

 

 

 

 

 

 

신비한 결속

이성과 절제를 지닌 『빌라 아말리아』의 안이 키냐르의 사실임 직한 분신이라면, 사회적 자아를 벗어던진 알몸으로 열정과 야성을 서슴없이 분출시키는 클레르는 그가 꿈꾸는 분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겠지만 키냐르는 이 소설 『신비한 결속』에 가장 애착을 느낀다고 서슴없이 말한다.

 

 

 

 

 

 

 

코스모스


l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35

내게 있어 『코스모스』는 검고 어두운, 그 무엇보다 검고 어두운 작품이다, 소용돌이와 홍수를 동반한 시커먼 조류와 같다고나 할까, 수천 가지 부스러기를 품에 안은 채 솟구쳐 오르는 검은 물줄기, 그리고 그 물줄기를 바라보는 인간, 물줄기를 주시하다가 어느 틈에 그 속에 휩쓸려 버린 인간, 하지만 어떻게든 이해하고, 의미를 찾기 위해, 그리고 이 모든 조각들을 결합시켜 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인간…… 어둠과 공포, 그리고 밤. 거대한 욕망과 타락한 사랑으로 얼룩진 밤.(「작품 해설」중에서(『유서. 곰브로비치와의 대화』))

 

 

 

 

 

괴담의 집

호러와 미스터리의 융합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여 한일 양국에서 ‘미쓰다 월드’라 불리는 마니아층을 형성할 정도로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한 미쓰다 신조의 최신작이 여름 시즌을 맞아 한국 독자들을 찾아왔다. 북로드 스토리콜렉터 시리즈 33번째 작품인 미쓰다 신조의 신작 《괴담의 집》은 작가 자신이 직접 괴담의 수집가이자 해설가로 등장해 집을 배경으로 한 다섯 가지 괴담을 소개한다. 인터넷 체험담부터 출판사 투고 원고까지, 근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시공간이 전혀 다른 괴담 속에 느껴지는 기이한 유사성의 정체는 무엇일까?
특히 이번 작품은 호러와 미스터리를 절묘하게 융합한 기존 작품의 특징에 더하여, 순간순간 심장을 옥죄는 미쓰다 신조 최강의 공포를 느낄 수 있다. 한여름 독자들의 등줄기를 끊임없이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한기와 공포의 감옥으로 다시 한 번 빠져들어 보자.

 

 

아파치

로렌조 카르카테라 장편소설. 법의 손길이 닿지 않는 암흑가 무법지대. 그곳 악인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단 하나의 이름. 아.파.치. 부머, 데드아이, 핀스, 제로니모, 짐 목사, 콜롬보 부인. 한때 최고의 경찰이었던 그들이 뉴욕의 암흑가를 청소하기 위해 '아파치'라는 이름으로 뭉쳤다.



 

 

 

 

 

 

테러호의 악몽 1


l 버티고 시리즈

인간의 본성, 문명과 야생에 대한 예리한 관찰로 완성한 대작
 작가 댄 시먼스는 방대한 사료를 수집하여 촘촘히 판을 짜고 그 위에 상상력과 이누이트 설화를 얹혀 걸작을 빚어냈다. 소설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탐험대가 북극 빙하에 갇혀 함선 생활을 하는 시기, 함선을 버리고 빙원으로 나와 남진하는 시기, 이후 홀로 남은 크로지어의 모습이 이어진다. 시먼스는 탁월한 묘사로 생생한 현장감을 전달한다. 괴물 툰바크가 느닷없이 나타나 탐험대를 공격하면 독자의 심박이 덩달아 빨라진다. 춥고 텁텁한 선실에 갇혀 생활하는 승조원들을 보면 우리의 숨이 턱 막힌다. 함선을 떠나 혹한을 뚫고 남진하는 모습을 보면 읽는 이들도 처참해진다.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크로지어의 꿈을 ‘들으면’ 몽롱한 무의식의 바다를 그와 함께 헤엄치는 것 같다. 작가는 당시 영국 해군의 실상에서 이누이트 생활상까지 철저한 조사를 기반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쳐 역사적 사실을 복기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뜨거운 쇼로 매듭지었다.

 

 

시의 힘

『시의 힘』은 그의 첫 문학 에세이이자, 시대의 격류와 그 흐름에 휘말린 개인사를 아우르는 ‘언어’에 관한 비평집이다. 제목은 ‘시의 힘’이지만 그의 사유는 ‘시’와 ‘문학’을 넘어서서 ‘언어’의 바다에 닿는다.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습득하기 시작하는 ‘말’과 학습을 통해 배우는 ‘글’이 어떻게 개인의 사상을 구축하는지, ‘모어’와 ‘모국어’의 틈새에 갇힌 디아스포라의 외로움은 이해받을 수 있는지, ‘시’와 ‘문학’이 주는 힘은 무엇이며 어디서 비롯되는지를 진지하게 탐구한다.

 

 

 

 

 

 

 

샌드맨


l 유나 린나 스릴러

유레크 발테르는 유죄로 추정된다는 이유만으로 13년 동안 정신병원 폐쇄병동에 갇혀 있다. 어느 날, 유레크가 납치·살해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카엘이 돌아온다. 유레크를 잡은 스웨덴 최고의 형사 유나 린나, 그는 미카엘이 나타난 지금이 유레크의 유죄를 증명할 절호의 기회라 생각한다. 여동생과 함께 갇혀 있는 동안 범인의 얼굴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미카엘. 미카엘은 자신을 가둔 자가 모래 냄새와 함께 나타났다 사라지면 언제나 잠이 들었다며 범인을 샌드맨이라고 불렀다. 아직 돌아오지 못한 미카엘의 여동생을 찾기 위해 특별수사팀이 꾸려지지만 결정적인 단서가 없어 초조해진 유나 린나는 비밀경찰국에 도움을 요청한다. 비밀경찰국은 미모의 요원 사가를 차출해 폐쇄병동에 잠입시킨다. “되도록 말을 아낄 것. 진심을 내보이되, 절대 부모에 대해 말하지 말 것”이라는 유나의 충고에도 불구하고 사가는 점점 유레크에게 빠져드는데….

 

 

곧 이 방으로 사자가 들어올 거야

반전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흥미진진한 이야기
 무서운 사자가 방에서 나간 뒤, 두 명의 소년과 소녀 한 명 그리고 개와 새들이 차례로 방에 들어섭니다. 문밖에서 작은 소리가 날 때마다 모두들 사자가 방에 다시 들어오는 줄 알고 두려움에 벌벌 떨지요. 하지만 정작 방에 들어온 건 사자가 아닌 해를 끼치지 않는 존재들이었어요. 마지막에는 가장 큰 두려움의 대상인 사자조차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는 이야기로 이어지며 반전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묵시록

윤의섭 시인은 사랑의 상처를 가장 근원적인 상상적 질서에 대한 열망으로 바꾸어 내면서 그 아픈 시간들을 선명하게 증언한다. 시인에게 ‘사랑’은 불모의 형식으로 생을 파악하게 하는 비극성의 시선과 그로부터 자유로워지려는 열망을 동시에 가져다주는 구체적 장소가 된다. 가파르고 절실한 몸의 욕망이 그의 시편들을 견고하게 만드는 요인인 셈이다. 그만큼 윤의섭 시에서 ‘사랑’은 그가 평생 떨칠 수 없는 존재론적, 관계론적 욕망의 한 형식으로 작용한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처럼 잠잠할 때도 있었다
 잠시나마 행복했었다
 나는
 세상이 숨죽이고 있는 줄 몰랐던 것이다

 멀리서 고해 같은 목소리가 들린다
 더 멀리서 파도 같은 신음이 들린다
 한 사람만 빼고 비구름은 그 모두를 몰고 온다

-「비가 오기 전에」에서

 

게걸음으로

독일 문단에서 금기시되었던 피란선 구스틀로프호 침몰 사건을 다루어 독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안겼던 문제작, 『게걸음으로』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다시 출간된다. 1945년 1월, 독일 피란민 9000여 명을 태우고 항해 중이던 구스틀로프호는 러시아 잠수함이 발사한 어뢰 세 발을 맞고 침몰한다. 선장 넷을 비롯해 1000명 남짓만이 살아남은 이 사고의 희생자 대부분은 여성과 어린 아이들이었다.
독일 문단의 ‘행동하는 양심’으로 불리는 귄터 그라스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를 다양한 서술 방식으로 다루어 온 작가다. ‘구스틀로프 호의 침몰’은 신나치주의 확산과 더불어 정치적으로 이용될 우려가 있는 사건이었다. 귄터 그라스는 정치적 함의나 해석에서 살짝 비켜서서 ‘게걸음’과 같은 방식으로, 옆으로 걸으면서 느릿느릿하게, 머뭇거리는 듯하지만 이 사건의 모든 면을 살펴보며 나아간다.

 

 

 

벚꽃, 다시 벚꽃

엄밀히 말해 ‘연작소설’이라고 이 작품을 소개한 바 있는 작가는 소설 전체의 뼈대가 되는 네 편의 이야기 속에 천태만상의 다양한 인간군상을 담았다. 특히 ‘권선징악’이라는 단순한 결말구조와는 차별된 구성이 눈에 띈다. 이는 작가가 악인에게조차 연민을 갖고 그가 끝내 악행을 저지를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보여주며 주인공 또한 사건에 휘말릴 수밖에 없었던 까닭을 세심하게 드러내기 때문인데, 이는 작가의 다른 소설에서도 드러나는 주요 특징이다.

 

 

 

 

 

 

알마의 숲

한 소년의 자살시도 이후 도착하게 된 어느 ‘숲’에서 겪는 여러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우리는 세상과 어떻게 관계 맺고 있는가 하는 철학적인 물음을 건네는 소설이다. 이 작품은 환상적인 공간인 알마의 ‘숲’ 안에 부재와 상실에 길들여진 한 소년이 놓임으로써 무너져버렸던 소년의 삶의 회복 과정을 몽환적인 이미지와 함께 서정적인 문체로 그려내고 있다.

안보윤의 한 마디

기우뚱한 것들에 대해 쓰고 싶었다. 서툶에 대해 쓰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밧줄과 주먹밥을 움켜쥐고 산에 오르는 누군가를 다만 응시하고 싶었을 수도 있다. 무엇이었든 진심이었다.

올빼미가 말하길
후룻 훗.

이 소설은 이렇게 끝이 난다.
2015년 봄

 

러시아의 밤

소설 속에 또 다른 소설이 소개되는 액자식 구성으로 된 이 작품은 작가가 이야기 속 인물들과 적정한 거리를 두면서도 자칫 무거워질 수도 있는 주제들을 여러 가지 신비한 이야기와 함께 소개함으로써 독자들을 길고 긴 러시아의 밤을 닮은 철학의 밤으로 흥미진진하게 안내한다.
이 책에는 예술뿐만 아니라 인류가 이룩한 문명과 계몽에 관한 철학적인 질문도 거듭하고 있다. 파우스트가 친구들에게 전하는 ‘이름 없는 도시’라는 이야기는 이익만을 우선시하는 인류의 미래를 경고하는 디스토피아적인 내용이다.
저자의 시각이 무조건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부분으로 나누지 않고 전체를 바라보는 통일적인 관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저자는 새로운 세기를 책임질 수 있는 시각의 전환을 주장한다.

어제의 신

이번 소설집의 출발점은 영화 <우리 의사 선생님>이다. 한 시골 의사의 비밀을 둘러싼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는 역시 직접 각본을 집필해 최우수 각본상을 비롯 일본 아카데미상 10개 부문 및 각종 영화상을 휩쓸었고, 키네마 준포가 선정한 그해의 일본영화 1위에 오르며 평단과 관객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한정된 시간 내에 표현해야 하는 영화에서 그릴 수 있는 것은 만들어낸 세계 중 빙산의 일각”임에 아쉬움을 느낀 니시카와 미와는 미처 소개하지 못한 여러 에피소드와 삶의 면면을 어떻게든 살려내고자 했고, 그것들을 다섯 편의 단편소설로 엮어낸 것이 이 책이다. 영화와는 또다른, 새로운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이 소설집은 제141회 나오키상 후보에 올라 아사다 지로, 미야베 미유키 등 심사위원들의 호평 속에 소설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서점의 다이아나

어린 시절 동화책을 계기로 맺어진 두 소녀의 우정을 통해 유년 시절 소녀들의 가치관 형성과 감성에 영향을 끼친 문학 작품에 대한 동경과 경의를 표하는 동시에, 한 사람의 성인 여성으로 성장하기 위해 겪는 각기 다른 시련과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을 그리면서 진정한 자아 독립에 대한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파리 디자인 산책

《파리 디자인 산책》은 제품 디자인, 공간 디자인, 예술 교육, 디자이너 등 디자인이라는 하나의 카테고리를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며 파리와 파리지엥의 진면목을 보여 준다. 파리지엥들은 상품, 건축물, 거리는 물론이고 그것들이 조화를 이루는 도시,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자신들의 가치관을 반영한 문화와 전통까지도 디자인이라 생각한다. 고급한 식사 문화나 자유로운 예술 교육 등 자신들의 삶을 디자인하는 방법 또한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래서인지 파리에서는 모든 것이 디자인 작품이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