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 중입니다. 그러니까, 살짝살짝 책을 추가하고 주저리 덧붙일 거예요.

1. 내일, 5월에 희망도서 신청했던 책 받으러 갑니다. 과학&역사 분야를 선택했던 터라 두께가 제법 됩니다. 돌아올 때 가방이 무거울 테지만, 얼른 펼치고 싶은 마음이 앞서네요.:)

2. 큰일입니다. 자꾸 신간을 사고 읽고 싶어서요. 지금도 또 주문하고 싶은 걸 가까스로 억누르고 있거든요. 집에도 읽어야 할 책이 잔뜩 쌓여있는데…… 방금 쿵 하는 소리가 들려 깜짝 놀라 가보니, 동생 방에 가져다놓은 책 박스가 무너지고 쏟아졌습니다.T_T 다행히 책에 흠집이나 이런 건 없는데, 내일 다녀와서 조금 정리해야 할 듯합니다. 읽으며 틈틈이 정리하고 그래야겠지요.

3. 쓰던 글 내버려둔 상태로, 어이없게도 새로운 단편 스토리 생각해냈습니다./ 병원 배경이라, 전공 책 한참 뒤적뒤적 할 것 같습니다. 단편의 묘미를 살릴 글이 나와야 하는데, 제 글은 제 마음에 들지 않아요.(장편이든 단편이든) 오랜만에 덤벼들 단편이라 더합니다. 공부해야 해. T_T

4. 제대로 해내는 거 없이, 여러 가지 막 건드려 수습 중입니다. 집중하러 갈게요.

5. 별 다섯 점 준 책은 리뷰 써야 하는데…….

 

모단 에쎄이

한 편의 글이 생명력이 있다는 것은 그것이 언제 읽어도 가치 있는 문장으로 다가섬을 의미한다. 단지 과거에 씌어졌다는 것만으로 역사적 의미를 고정하면 그만인 글이 있는가 하면 그처럼 단순히 과거를 기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바로 오늘을 살기 위해 절실하게 요구되는 글이 있다. 그러한 글이야말로 좋은 글이고 영원히 젊은 글이다.
이 산문 선집을 펴내고 글을 고른 기준을 들라면 바로 이 영원한 현재성을 꼽고자 한다. 오늘의 우리가 읽을 때 그 글이 우리 선배들의 글이라는 점 말고도,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막막한 심정을 위로해 주고 스스로 자기의 삶을 구성할 여유와 지혜를 준다면 훌륭한 글이 아니겠는지.
그러한 체험을 귀하게 여겨 이제 내가 읽고 힘을 얻었던 글에 새로 찾아낸 글을 더하여 식민지 시대 문학인들이 남긴 산문을 가려 뽑은 선집을 내게 되었다. 이 산문 선집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의미 있는 존재가 될 수 있음을 나는 믿는다.
 _<들어가는 글>, 엮은이
1910~1940년대 한국 근대문학의 대표 작가들이 쓴
 영원한 현재성을 지닌 90편의 산문

『모단 에쎄이Modern Essay』는 1910년대부터 1940년대 후반, 역사적으로는 일제강점기와 해방을 거쳐 한국전쟁 사이에 발표된 수필 중 90편을 가려 엮은 책이다. 외세에 의해 급격하게 근대로 편입된 혼돈의 시대에, ‘조선 근대문학의 수립’이라는 과제를 짊어진 작가들은 근대의 풍경과 시대의 내면을 세밀하게 묘사했다. 이른바 ‘필독’이라는 명찰을 단 ‘간판작가’에서 시각을 달리하여, 엮은이가 국문학자이자 문학평론가로서의 심미적 기준을 부여했다. 팍팍한 오늘을 살아내는 우리를 위로할 수 있는, ‘영원한 현재성’을 지닌 작품을 소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새롭다. 냉전의 그늘 속에서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던 김기림, 임화, 김남천, 김동석 등의 월북 작가와 대중에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강경애, 나혜석, 백신애, 김일엽, 이선희, 지하련 등의 여성작 가들을 두루 조명했다. 이로써 문학사적으로 폭넓은 스펙트럼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 역시 이 책의 미덕이다.


경관의 조건

l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0
일본 경찰소설을 이야기할 때면, 대개 세 명의 거장을 꼽는다. 짙은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탄탄한 드라마를 창조해내는 ‘요코야마 히데오’(《64》《루팡의 소식》), 경찰소설 대중화에 불을 지핀 ‘곤노 빈’(《은폐수사》), 그리고 경찰조직에 대한 생생한 묘사로, 고독한 탐정물과는 다른, 경찰소설만의 맛을 완벽히 선사하는 ‘사사키 조’(《경관의 피》《폐허에 바라다》)가 그 주인공이다. 《경관의 조건》은 사사키 조의 대표작 ‘경관 안조’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아버지에서 아들로, 다시 손자로 이어지는 경관 삼대의 긍지와 삶을 유장한 서사로 완성한 대작 《경관의 피》로부터 구 년 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전작 《경관의 피》가 일본 현대사를 꿰뚫는 대하소설, 역사소설의 풍미를 자랑했다면, 《경관의 조건》은 손자 ‘안조 가즈야’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짜릿한 엔터테인먼트의 매력을 발휘한다. 진격의 속도감, 누아르 및 하드보일드의 아우라, 그리고 압도적인 결말까지! 아마존 독자 전원 만점이라는 완벽한 평점을 기록했다.

 

내 몸에 내려앉은 지명

l 문학동네 시인선 82
김정환 시인의 『내 몸에 내려앉은 지명(地名)』은 지난 1980년 데뷔 이후 그가 써왔던 시의 계보, 그러니까 역사를 담보로 현실을 증거로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지경의 탄탄한 장시들을 독보적으로 선보인 김정환만의 시적 장기들이 유감없이 발휘된 한 권의 수작이다. 시의 정신과 시의 입말이 같은 보폭으로 그 궤를 맞추고 있다는 점이 특히나 놀랍다.

 

 

 

 

 

 

 

 

괜찮은 내일이 올거야

총거리 600킬로미터, 이동 속도 시속 3킬로미터,
그리고 스물다섯 생애 가장 빛나는 30일!

취업과 미래의 불안에 시달리며 고립되어 있던 네 청년은 행진을 응원하고 동참하는 동료들과 함께하며 세상으로부터 받은 상처를 치유받고 잠시 걱정과 불안으로부터 벗어나 해방감을 만끽한다. 특급열차를 타면 한나절이면 도착할 도쿄까지 시속 3킬로미터의 걸음으로 한 발 한 발 내딛으며 그들은 누군가를 앞지르고 앞서나가야 한다는 조급함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 서서히 알아간다. 어른들은 목표를 향해 질주하는 삶이 정답이라고들 하지만 어쩌면 매일 걸음을 걷듯 하루하루 천천히 나아가는 것이 지혜로운 삶의 방편이 아닐까. 꿈이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는 완전한 ‘선물’이 아니라 삶 속에서 서서히 만들어가는 성실과 인내의 산물일지 모른다. 네 청년은 스물다섯이라는 젊은 나이에 품었던 삶에 대한 성급한 절망과 꿈이 없다는 불안을 내려놓기 시작한다. 그러자 삶은 새로운 열정으로 반짝반짝 빛나기 시작한다.
정치에 무관심하고 이기적이라는 기성세대의 평가와 ‘흙수저’라는 자조, ‘3포 세대’라는 유행어가 보여주듯 우리 시대 ‘청춘’의 이미지는 부정적인 언어로 얼룩져 있다. 이시다 이라가 그려낸 청춘의 이야기 『괜찮은 내일이 올 거야』 역시 이런 사실에 반대하거나 날을 세우지 않는다. 허나 오늘날 청춘들이 겪는 고통과 불안이 경제 호황기와 종신고용의 혜택을 누렸던 기성세대의 그것과 다름을 지적하고, 그들이 가야 할 길은 기성세대가 가르쳐주거나 허락할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꼬집는다. 동시에 젊은이들에게 ‘괜찮은 내일이 올 거야’라고 다독여주며 그들 스스로가 청춘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나가길 순수하게 꿈꾸고 있다.

 

죽음의 자서전

l 틂 창작문고 1
김혜순의 한 마디

아직 죽지 않아서 부끄럽지 않냐고 매년 매달 저 무덤들에서 저 저잣거리에서 질문이 솟아오르는 나라에서, 이토록 억울한 죽음이 수많은 나라에서 시를 쓴다는 것은 죽음을 선취한 자의 목소리일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이 시를 쓰는 동안 무지무지 아팠다. 죽음이 정면에, 뒤통수에, 머릿속에 있었다. 림보에 사는 것처럼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가 갔다. 뙤약볕 아래 지구의 여름살이 곤충들처럼 고통스러웠다. 고통만큼 고독한 것이 있을까. 죽음만큼 고독한 것이 있을까. 저 나무는 나를 모른다. 저 돌은 나를 모른다. 저 사람은 나를 모른다. 너도 나를 모른다. 나도 나를 모른다. 나는 죽기 전에 죽고 싶었다.

문학실험실이 준비한 <틂-창작문고> 시리즈의 첫 번째 책
 김혜순 시인의 󰡔죽음의 자서전󰡕은 2015년 한국문학의 질적 발전과 새로운 정체성을 모색하기 위해, 도전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언어 탐구의 작업들을 기획하고 실천해나갈 독립 문학 공간으로 출발한 문화예술 공익 법인인 문학실험실에서 출간하는 첫 단행본으로서도 그 의미가 상당하다. 앞으로 문학실험실에선 실험 정신이 발현되는 창작 작업을 지속해 지원할 계획이며, <틂> 시리즈를 새로운 문학의 거주공간으로 구축해 장르를 나누지 않고, 시, 소설, 희곡, 텍스트실험 등을 출간해갈 예정이다. 소설은 연작 형태의 단편 3~4편을 묶거나, 중편 소설 등이 선보일 예정이고 장르를 극복한 ‘텍스트 실험’과 그간 문학 현장에서 외면받아온 ‘희곡집’도 문학의 이름으로 과감하게 출간할 예정이다. 문학실험실의 <틂> 시리즈는 정성을 다한 양장 제본으로 꾸며졌지만 무겁지 않은 판형으로 가볍게 지니고 다니며, 어디서든 읽은 수 있는 우리 시대의 새로운 교양서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6월 중 김종호 소설가의 연작 소설집 󰡔디포의 디포󰡕가 출간 예정이며, 이후 김선재(소설), 김태용(텍스트실험), 성기완(시), 이준규(시), 진연주(소설), 한유주(소설) (이상 가나다순) 등이 출간될 예정이다.

 

사라진 벌들의 경고

우리가 이용하는 식량자원의 3분의 1이 곤충에 의해, 그중 대부분이 꿀벌에 의해 수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식량 공급이나 경제적 기여뿐만이 아니다. 많은 기업이 꿀벌 사회를 모델로 기업의 협업부문에 벌들의 소통과 협동 과정을 적용하고 있고, 도시 행정가들은 벌들의 사회를 연구하여 좀더 친화적인 도시를 계획하고 있다. 인간은 벌에게 유무형의 도움을 받아왔다.
그런데 지금 지구상에서 최고의 공동체를 이뤄온 벌들이 무서운 속도로 소멸하고 있다. 아인슈타인은 말했다. “꿀벌이 완전히 사라진다면, 그로부터 불과 4년 이내에 인류도 몰락할 것이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은 꿀벌 등 꽃가루 매개 곤충이 사라지면 매년 142만 명 이상이 사망할 것이라는 섬뜩한 전망을 내놓았다. 전 세계적으로 과일 생산량은 22.9%, 채소는 16.3%, 견과류는 22.3% 줄면서 임산부와 어린이에게 필수적인 비타민A, 비타민B, 엽산 등의 영양소 공급이 감소해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사망자가 급속히 늘 것이란 분석이다. 벌이 없으면 인간도 없어지는 셈이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벌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블러드차일드


버틀러는 외계 생명체 번식을 위해 몸속에서 알을 키우는 숙주가 되는 남성을 상상하거나(<블러드차일드>), 근친의 문제에 주목하기도 하고(<가까운 친척>), 언어가 사라져가는 황폐한 세상에서도 여전히 대상화될 뿐인 여성을 그려내기도 하며(<말과 소리>), 억압에 길들어버린 인간을 드러내기도 한다(<넘어감> <특사>). 작가는 다양한 상상의 범주를 선보이지만 인종, 젠더, 그리고 거기에 얽힌 권력이라는 근원적 문제의식을 결코 놓치지 않는다는 것만은 한결같다. 흑인 여성, 즉 20세기 중엽 사회에서 절대적 약자로 살아가며 마주한 세상은 충격적 상상력이라는 날개를 달고 환상의 내러티브를 완성해낸다.

 

 


《킨》은 타임슬립을 하며 100여 년의 시공간을 오가는 흑인 여성 다나를 통해, 독자로 하여금 인종, 노예, 젠더, 그리고 여기에서 비롯되는 권력과 인간의 근원적 감정의 문제까지 생각하게 만든다. 이 독특한 작품은 출간 즉시 독자와 평단의 이목을 끌었고, 오래지 않아 옥타비아 버틀러의 최고 흥행작이자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한다. 타임슬립과 노예.인종 문제라는, 결 다른 모티프 간의 결합은 뜨거운 반응을 촉발하며 미국에서만 45만 권 이상 판매되는 기록을 세웠다. SF로는 이례적으로 고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된 것은 물론, 수십 년째 각종 북클럽에서 필독서이자 베스트 추천 소설로 꼽히고 있다.

 

 

 

프리다 칼로, 내 영혼의 일기


일기장 첫 장에 봉헌된 아홉 살의 프리다, 그리고 프리다
 일기장이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닌, 오직 자기 자신만을 위해 적는다는 특성을 가진 만큼,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프리다 칼로의 진솔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만날 수 있다. 행여 누가 볼까 암호를 써 가며 감추어둔 일기장에는 때로는 부유하는 무의식으로, 상상으로 만들어낸 신화로, 손 가는 대로 끄적인 그림으로 그녀의 예술혼이 나타난다. 그런 만큼 그녀의 일기장은 프리다 칼로라는 화가를 이해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자료이기도 하다.


 

 

 

 

신생

l 대산세계문학총서 136
일본의 서정시인 중에서 그만큼 청순한 연애시를 지은 시인이 없다고 할 만큼 유명한 낭만주의 시인이었으나, 자연주의 소설가로 변신해 첫 장편소설 『파계(破戒)』를 발표하고 일본 근대문학의 역사를 일신했다는 절찬을 받은 시마자키 도손의 자전적 소설 『신생(新生)』(대산세계문학총서 136)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상처한 중년 작가 기시모토 스테키치와 그의 집안일을 돌봐주는 열아홉 살 조카 세쓰코. 세쓰코가 스테키치의 아이를 임신하자 그는 참회하며 관계를 정리하고자 파리로 떠난다. 하지만 1차 대전이 발발해 3년 만에 집으로 돌아오고, 홀로 아이를 낳아 입양시킨 세쓰코는 몸도 마음도 피폐해진 상태다. 스테키치는 책임감을 느끼며 세쓰코를 돌보기 시작하고, 둘은 다시 남녀로서 마주하게 된다.
사소설(私小說)이 세력을 떨치던 다이쇼 시대, 일본 문학은 작중 인물의 모델, 혹은 작가의 실생활을 적극적으로 작품에 대입하여 해석하는 풍토가 있었다. 작품은 작가의 실제 삶의 반영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것이다. 그리고 1918년 시마자키 도손은 『아사히신문』에 자신과 조카의 관계를 고백한 작품 『신생』을 연재한다. 일본 사회에 파문을 일으킨 이 작품은, 적나라한 자기 고백을 통해 삶의 진실을 그리고자 하는 일본 근대문학의 한 단면을 보여주며 문학사에 이름을 남겼다.

빗방울이 후두둑


2015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선정작, 『빗방울이 후두둑』이 출간되었다. 푹푹 찌는 여름 장마철에 맞춤한, 사이다 같은 그림책이다. 과감한 컬러와 툭툭 그린 그림, 시적 텍스트가 오늘, 여기를 살고 있는 우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간 불안, 실패, 외로움 같은 정서를 어린이책 안에서 소신껏 다뤄온 작가 전미화는 이번 작품으로 독자층을 끌어올려 어른을 대상으로 한 그림책을 냈다. 사는 게 쉽지 않은 요즘, 평범한 소시민의 일상을 여름 소나기에 빗대어 표현한 이 작품은 마치 시원스레 해갈하는 청량음료처럼 차갑고 맑은 기운을 훅 하고 불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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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마지막 리스트입니다. 지난 리스트에 거의 붙였던 까닭인지, 이번 리스트에는 갖고 싶고 읽고 싶은 책이 줄을 덜 섰습니다. 그렇지만 아마 얼마 안 가 또 늘어날 거예요.:)
오랜만에 집어 들고 싶은 작가의 소설집이 있고, 문득 호기심 가는 과학 신간도 있습니다. 5월 초 주문한 책들, 마저 다 읽고, 다음 달에 얼른 펼치고 싶어요. 그 전에 이것저것 일이랑 자료 조사하기, 연재소설 이어쓰기, 북플 입력, 밑줄 긋기 기록하는 과제가 남아 있네요. 종일 음악 틀어놓고 책만 읽었으면 좋겠어요./ (리뷰는 당분간은 포기했습니다.T_T)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덴마크 시사 저널리스트 에리크 발뢰의 데뷔작 『일곱 번째 아이Det syvende barn』가 현대문학에서 출간되었다. 고아원 한 방에 있었던 일곱 명의 아이들과 관련된 사건을 추리하는 미스터리 정치 범죄 소설로 페터 회, 스티그 라르손, 헤닝 만켈, 요 네스뵈 등 유명한 스칸디나비아 추리작가들이 받은 유리열쇠상 2012년 수상작이다.
: ‘처음 소개’라 더 주목한다. 정치 범죄라는 키워드에 무작정 이끌리는 것도 있고.

 

두이노 비가

l 읻다 프로젝트 괄호시리즈 4
‘읻다’ 괄호 시리즈 네 번째 책.
전 세계 시인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 라이너 마리아 릴케 만년의 대작 《두이노 비가》.
1912년 이탈리아의 두이노 성에서 집필을 시작해 1922년 스위스의 뮈조트 성에서 완성.
‘비가’는 희랍어로 ‘죽음의 노래’라는 뜻.
집필 순서와 비가의 순서는 다름.
옮긴이 최성웅은 이렇게 묻는다: “무엇이 열 번 죽어야 비로소 가능할까?”
그 답을 찾는 것, 기어코 시 안에서만 찾는 것, 하지만 대답을 구해서는 아니 되고, 하나의 대답이 고요한 자신 안에서 서서히 깨어나길 기다리는 것, 비록 시작에서 멀어지더라도, 그것이 《두이노 비가》를 읽는 시작입니까, 하고 묻는 것.
: 열린책들 번역본이 있지만, 또 주목하기. 원서 포함 여러 출판사의 번역본을 다 가지고 싶다.

 

내가 싸우듯이


: 책 소개, 아직 안 나와 있다. 신간 목록에 뜬 지는 좀 된 듯한데, 내일 오프라인 매장에 가면 있겠지.

 

 

 

 

 

 

 

 

 

 

 

2016 제6회 문지문학상 수상작품집


문학과지성사가 2010년부터 제정.운영해오고 있는 '문지문학상(구 웹진문지문학상)'이 2016년 올해로 6회를 맞이했다. <2016 제6회 문지문학상 수상작품집>에는 수상작 정지돈의 '창백한 말'을 포함하여 총 12편의 단편소설이 실렸다.
: 그냥 여러 작가의 다양한 이야기가 궁금해서. 예전에는 작품집 거의 다 샀는데, 요새는 골라보는 중이다. (정가제와 보관 장소 때문도 있지만) 그만큼 책 읽을 시간이 줄었고, 무작정 책만 읽을 수 없는 불안한 마음이 쌓여서 아쉽다.

 

 

 

 

샹들리에


작품 속 인물들은 삶의 비극과 희극을 모두 뜨겁게 끌어안는 모습으로 읽는 이의 가슴에 희망의 불씨를 지핀다. 가까운 이웃 같고 친구 같고 식구 같으며 어쩌면 우리 자신과도 닮은 보통의 존재들을 통해 작가는 ‘지금 여기’ 가장 평범한 삶의 모습을 정직하게 묘파해 내면서 폭넓은 공감을 낳는다. 우리의 일생, 보잘것없는 순간 속에서도 웃고 울고 다시 사랑하게 하는 힘, 오직 작가 김려령만이 전할 수 있는 에너지로 가득한 작품집이다.
: 오랜만에 펼치고 싶은 소설집. 장편소설 ‘완득이’만 읽었는데…… 단편은 어떨까.

 

 

 

사냥꾼들


첫 소설 『사냥꾼들』에서 이미 제임스 설터는 자신의 기조를 결정지었다.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거나 영웅적인 일화를 미화하는 데 애쓰기보다는, 한 번의 급선회만으로 쫓는 자와 쫓기는 자가 뒤바뀌는 비좁은 조종석 안에서의 고독과 중압감, 미그기를 잡아 수훈을 세우는 데 허기진 조종사들의 경쟁 관계, 스러질 줄 예감하면서도 승리보다 더 숭고한 것을 좇는 주인공의 영웅적 선택 등을 다룬다. 처음부터 제임스 설터는 세월에 빛이 바랠 전쟁, 정치적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는 그 진창 같은 담론에 무게를 두지 않고, 자신이 가장 잘 이야기할 수 있는 것, 즉 목표와 열정과 성취의 ‘빛바램’ 자체를 정확한 문체로 그렸다. 『사냥꾼들』이 한국을 배경으로 당시 미·소 양 진영의 첨단 기종이던 ‘F-86 세이버’와 ‘미그-15’ 전투기의 공중전을 묘사하는 데 세심한 공을 들이면서도 전쟁소설이기보다는 “인간의 존재론적 의미를 다룬 소설”(「옮긴이의 말」)로 읽히는 것은 그런 까닭이다.
: 제목이 ‘사냥꾼들’이라 눈길이 간 책. 그럼에도 과격하고 스펙터클한 스토리보다는 등장인물의 감정에 우선을 둔 것 같아, 무조건 장바구니에 보낸 책. 스토리 위주 전쟁소설은 이전에 몇 편 봤으니까.:)

 

소설가 구보씨의 일생

- 경성 모던보이 박태원의 사생활
: 책 소개가 없다. 중학교 때 읽다가 덮었던 기억이 있어, 이번에 제대로 읽어보고 싶어졌다.

 

 

 

 

 

 

 

 

 

 

조선의 비행기, 다시 하늘을 날다

- 젊은 항공 과학자가 되살려 낸 세계 최초의 비행기, 비거
임진년에 왜국의 괴수들이 창궐했을 때 영남 지역의 고립된 한 성이 겹겹이 포위를 당해 금방이라도 함락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때 성주와 매우 친한 사람 중에서, 평소 아주 색다른 기술을 지닌 이가 있었습니다. 그가 비거를 만들어 타고 성안으로 날아 들어가, 벗을 태워 성 밖으로 30리를 비행한 뒤 착륙해 왜적의 칼날을 피했습니다. _ 「비거변증설(飛車辨證說)」 중에서

1903년 12월 17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어느 해변에서 비행기 한 대가 날아올랐다. 바로 세계 최초의 비행기, 라이트 형제가 만든 플라이어호였다. 그러나 그보다 300년이나 앞선 1592년에 조선의 하늘을 자유롭게 날았던 비행기가 있으니, 바로 비거(飛車)이다. 이 해에 일본이 조선을 침공하면서 발발한 임진왜란의 격전지로 꼽혔던 1, 2차 진주성 전투에서 조선의 하급 군관인 정평구가 개발해 사람과 물자를 운송하며 맹활약을 펼쳤다고 전해진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 이규경은 『오주연문장전산고』의 「비거변증설」에 이 놀라운 비행 장치에 대한 기록을 남겼다.
한국의 젊은 항공 과학자인 이봉섭은 『조선의 비행기, 다시 하늘을 날다』에서 오랫동안 전설 속에 묻혀 있었던 비거의 실체를 우리의 역사와 기술 속에서 낱낱이 밝혀냈다. 한국과 러시아에서 항공 공학을 연구한 저자는 비거의 존재를 기록한 대표적인 조선 시대의 문헌인 『오주연문장전산고』의 「비거변증설」을 단서로 삼아 한국의 전통 과학 기술과 첨단 항공 공학의 성과를 융합시켜, 역사적으로 실존 가능한 비행 수단으로서 비거의 가능성을 증명해 냈다.
조선 시대의 실학자인 이규경이 남긴 한 편의 고문서에서 출발해 옻칠, 한지와 같은 천연 재료들과 전통 한선의 돛, 조선의 대표적인 화약 무기인 대신기전까지, 조선 시대의 과학 기술과 현대의 항공 과학이 만나 세계 최초의 비행기, 비거를 복원해 내는 경이로운 과정을 이 책에서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우주 감각 : NASA 57년의 이미지들


NASA가 기록해온 우주 이미지의 역사
 이 책은 1958년 설립된 이래, NASA(미국항공우주국, 이하 나사)가 기록해온 과학 이미지들을 실은 책이다. 각종 우주선, 실험 장비, 기계 장치, 인물 사진을 비롯해 우주에서 보내온 천체 이미지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는 광범위하다. 이영준은 그 이미지들 가운데 우주 감각을 키워줄 수 있는 이미지들을 골라 책으로 묶기로 했다.
그런데 여기서 그는 또 하나의 난관에 봉착한다. 나사는 우주 개발만큼이나 기록에도 열심이어서 지난 57년간 쌓인 이미지의 수가 상상을 초월했던 것이다. 그는 그 수많은 사진을 어떻게 정리해서 보여줄 것인가 고민하다, 최초로 생물을 체계적으로 분류했던 칼 폰 린네를 따라 이참에 과학 사진을 분류하는 방법을 개발하기로 한다. 어쩌면 세계 최초로 시도하는 이영준의 과학 사진 분류법은, 어느 정도나 과학적인가에 따라 19가지로 나뉜다. 예를 들어 화성 탐사 로봇 스피릿이 찍은 화성 표면 사진은 ‘원래부터 과학적인 사진’의 하위 항목에 속한다. 그러나 1970년대 루이스 우주센터에서 열린 ‘미스 나사’ 선발대회 사진은 ‘비과학적인 과학 사진’에서도 ‘과학의 언저리를 찍은 사진’, 그중에서도 하위 항목으로 분류된다. 나사의 전신이었던 ‘NACA’가 1951년에 찍은 실험 장면은 원래는 최첨단 과학 사진이었지만 ‘과학 자체가 오래돼서 유물이 된 사진’에 속하기도 한다. 어쨌거나 이 책에는 어떻게 보면 대단히 과학적이고, 어떻게 보면 대단히 임의적인 그의 분류법에 따라 엄선된 사진이 실려 있다.

 

뒤샹 딕셔너리

- 예술가들의 예술가 뒤샹에 관한 208개의 단어
《뒤샹 딕셔너리》는 예술가를 연대기별로 다룬 전기나 작품별로 분석한 연구서와는 다른 서술 방식을 취하고 있다. 늘 기성의 방식을 파괴해온 뒤샹에 관한 책이라면 응당 더 획기적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사전이란 형식은 언어적 해석을 불신한 뒤샹조차 흥미로워 한 바 있다. 다만 자신만의 언어 개념을 더한 창조적인 사전 제작을 꿈꿨던 뒤샹처럼 이 책은 뒤샹을 해석할 수 있는 표제어만을 선별해 엮은 독창적인 해설집이다. 각 표제어는 뒤샹이 남긴 작업 노트와 여러 인터뷰, 많은 연구 자료를 풍부하게 인용하여 풀이하고 있다. 만 레이, 바실리 칸딘스키, 페기 구겐하임, 앤디 워홀 등 20세기 미술계를 풍미한 사람들과의 에피소드를 더해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벌어진 현대 미술 현장을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

 

문장의 품격

- 조선의 문장가에게 배우는 치밀하고 섬세하게 일상을 쓰는 법
《문장의 품격》에 소개된 문장가들은 복잡하고 고독한 도시 생활 속에서 내가 누군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먹고 싶은 음식을 떠올리며 침을 흘리는가 하면, 취미 생활에 몰두하는 주체를 옹호하기도 한다. 뛰어넘을 수 없는 신분의 벽에 울분을 토하고, 저잣거리의 다양한 군상을 수식 없이 나열하는 등, 지금의 독자가 보아도 파격적이고 기발하며, 흥미롭고 공감될 만한 글들로 가득하다. 두려움 없는 저항의 목소리를 들려준 허균, 자기다운 삶을 찾는 글을 추구했던 이용휴, 이름만으로 문체가 된 박지원, 낯선 문장으로 문단을 뒤흔든 이덕무,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이 느껴지는 문장을 썼던 박제가, 자유로운 저잣거리 이야기를 담은 이옥, 따뜻한 시선과 멋을 지녔던 정약용.
이 책에 소개된 문장가들의 작품은 “문체의 변화는 곧 삶의 변화다. 전과는 다른 생각과 시선이 있기에 그것을 담는 문체도 변화한다.”는 저자의 말처럼 역동적인 시대의 변화상을 여실히 담아내고 있으며, 200~300년 전 시대의 글임에도 지금의 독자들이 그 내용과 정서에 공감하며 글쓰기에 대한 세심한 시선과 신선한 충격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악마는 법정에 서지 않는다

l 변호사 고진 시리즈 
‘어둠의 변호사’라는 별명을 지닌 고진은 변호사라는 직업에 품을 만한 고정관념을 뒤집는 남다른 이력을 가진 인물이다. “판사로 5년을 일했지만, 어느 날 갑자기 그만두고 변호사가 되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그런 변호사는 아니었다. 사무실을 내지 않았다. 법정에도 나가지 않았다. 오로지 뒷길에서 의뢰를 받았고, 법정 밖에서 사건을 해결했다. 어느새 뒷세계에서는 꽤 알려진 인물이 되었다.”(『붉은 집 살인사건』) 그런 그가 신작 『악마는 법정에 서지 않는다』에서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남편을 교살한 혐의로 기소된 김명진을 위해 변호사가 된 이후 처음으로 법정에 등장한다. 사건 쟁점을 정리하는 자리에서부터 고진과 상대 측 검사 조현철은 날선 공방을 펼치고, 끝내 조현철이 검찰 측으로서는 사상 초유의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하면서 재판의 행방은 더욱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고진이 또 다른 용의자의 가능성을 두고 사건을 파헤칠수록, 20년 전 김명진의 대학 시절 벌어진 치기 어린 달리기 시합에 얽힌 비화와 고진이 법정에 나설 수밖에 없던 이유 등 초반에는 드러나지 않던 감춰진 사건의 얼개가 차례차례 드러난다. 이윽고 모든 의문과 트릭이 논리적으로 해결되며 슬픈 진실이 밝혀지는 마지막 법정 공방 장면은 법정 추리물로서의 진면목을 보이는 동시에 깊이 있는 여운을 선사한다.

 

붉은 집 살인사건

l 변호사 고진 시리즈
독특한 가족사를 가진 집안에서 대대로 벌어진 살인사건에 얽힌 미스터리를 다룬 이 작품은 흥미로운 서사와 촘촘하게 짜인 트릭, 저자의 전문성이 묻어나는 풍부한 배경지식과 리얼리티로 국내 추리 독자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특히나 독자들의 인상에 강렬하게 남은 것은 삐딱한 매력을 지닌 사건 해결사 고진이다. 어느 날 갑자기 판사직을 내던지고 변호사가 된 그는 사무실도 내지 않고 법정에도 나가지 않으며 오로지 뒷길에서 의뢰를 받아 사건들을 해결하여 ‘어둠의 변호사’라는 별명까지 얻게 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날카로운 추리와 논리에 더해 재치까지 겸비한 매력적인 변호사 고진은 강직한 열혈 형사 이유현과 함께 불가사의해 보이는 사건에 숨겨진 어두운 진실을 낱낱이 파헤친다.

 

 

L의 운동화

『L의 운동화』는 산산이 부서져 내린 운동화를 한 조각, 한 조각 맞추어 나가며 복원해 내는 작품이다.
이한열은 1987년 6월 9일 연세대에서 열린 ‘6·10대회 출정을 위한 연세인 결의대회’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최루탄에 머리를 맞아 한 달 동안 사경을 헤매다 7월 5일 22살의 나이로 유명을 달리했다. 그의 희생은 6월항쟁의 도화선이 되었고, 국민장으로 치러진 장례식에는 150만 추모 인파가 모여들었다.
피격 당시 이한열이 신었던 270㎜ 흰색 ‘타이거’ 운동화는 현재 오른쪽 한 짝만 남아 있는 상태다. 시간이 흐르면서 밑창이 100여 조각으로 부서질 만큼 크게 손상되었지만, 2015년 그의 28주기를 맞아 미술품 복원 전문가인 김겸 박사가 3개월 동안 복원하여 현재 이한열기념관에 전시돼 있다.
김숨 작가는 김겸 박사의 미술품 복원에 관한 강의를 듣고, 과천에 있는 김 박사의 연구소를 방문해 복원 작업을 지켜본 후, 운동화가 복원되는 과정을 소설로 재탄생시켰다. 『L의 운동화』는 한 개인의 사적인 물건이 시대적, 역사적 유물로 의미를 부여받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미술품 복원 전반에 관한 이야기와 함께, 이한열의 생존 당시 이야기와 그의 친구들 및 유가족들의 뒷이야기도 그려졌다.
이 소설은 이한열의 운동화를 통해 한 시대의 슬픔과 고통을 고스란히 보여 준다. 지극히 개인적인 물건이라 할 수 있는 운동화 한 짝이 ‘사적인 물건’에서 시공간을 뛰어넘어 ‘시대를 대변하는 물건’으로 역사적인 상징이 되는 과정을 김숨 작가 특유의 집요하고 치밀한 묘사력으로 세세히 그려내며, 삶과 죽음, 기록과 기억, 훼손과 복원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인생, 강하고 슬픈 그래서 아름다운

- CBS 변상욱 대기자의 살아가는 이유
35년간 언론인으로 세상을 뒤적이고 부딪치다
 놀라고 울컥했던 현장에서 끌어 올린 참회

 대기자가 가장 좋아하는 말은 ‘그냥’이다. 무엇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오늘을 살고 싶어 한다. 여기서의 ‘그냥’이란 어떤 의미일까? 높은 자리, 낮은 자리, 어떤 열악한 환경에서도 평온함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민완기자 시절 다 식은 라면 국물로 술안주를 대신하는 채소 장수 할아버지 덕분이었다. 남자와 여자를 차별하지 않고, 30년간 주말부부로 갈등 없이 잘 살아올 수 있었던 것도 “인간을 단 한 번도 남자와 여자로 구분해 부르지 않으신 하나님”이라 하신 조화순 목사의 설교 덕분이다. 대기자는 몸의 중정을 가능케 하는 마음의 중정 그리고 몸과 마음의 중정을 합치될 수 있도록 실천하였다. 그는 가파른 세상, 불안한 우리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마음은 허둥대고, 주변의 시선과 허언에 휘둘리고, 정신없이 퍼먹고, 권태로움에 재미를 좇고, 시간과 사람을 허투루 대한다면 자신의 정중을 다시 생각해 볼 일”이라고. 정중의 경지를 터득했기에 대기자의 ‘그냥’은 언제나 진지하고 흐트러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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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4월 도착한 책들이에요. 꽂을 데가 없어 두 박스 그대로 보관해두고 있었던 책들을 꺼내 어린왕자 데스크매트랑 찍었습니다. 5월 초 주문한 책들(오늘 빠트린;)과 내일 도착 예정 책들은 함께 찍어 주말 지나고 올릴게요.:)

+맨 밑에 있어 보이지 않는 책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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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되는 책들 밑줄 긋기

: 4월 19일 독서 완료.

 

p. 44~45
작품을 이해하고 분류하려는 두뇌의 오랜 욕망에 앞서 몸과 마음이 먼저 작품과 연결되는 순간은 각별한 데가 있다. 전시물이라는 매개를 통해 관람자인 ‘나’의 일부와 작가의 일부가 만나서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감상을 이끈다. 일종의 공명 현상이다. 누군가가 자기 삶의 일부를 떼어 만든 작품은, 그 떼어진 삶이 가지고 있던 인식 및 감정의 파장을 품고 있다. 이 파장은 감상을 통해 다른 이에게 전달된다. 이때 작품의 파장이 관람하는 이의 삶이 갖고 있는 다양한 파장 중의 일부와 비슷한 형태를 그리면, 관람하는 이의 내면은 공명 현상을 일으키면서 크게 출렁이는 것이다. 출렁인다. 예상치 못했던 체험 또는 인식을 향해 자기도 모르게 떠밀려간다.

p. 103
매혹 당한 이가 매혹의 신비를 탐색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알고 있던 세계가 아니라 매혹이 속해 있는 낯선 세계의 구조와 논리를 받아들여 사용할 필요가 있다.

p. 130
월터 머치는 관객들이 영화에서 감동을 받는 건 바로 그 모호함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영화 안의 복잡한 서사 및 편집 구조에는 객관적인 해답이 주어지지 않는 빈 공간이 발생하는데, 관객의 내면이 그 빈 공간을 점유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그 영화는 관객의 일부가 된다. 즉 ‘이 영화는 나를 위한 영화’라고 느낀다는 것이다. 영화 내의 가능한 모든 요소를 효과적인 원칙을 통해 배치한 와중에도 미처 발견하지 못한, 태어나버린, 마치 성소처럼 남겨진 빈방. 1인실. 누군가가 그 작은 방에 들어가 각자의 문을 잠그는 순간 영화는 완성된다. 비행이 시작된다.

p. 199
글 속의 고통은 승화되어서는
안 된다. 고통은 영원한 현재로,
상처 또는 흉터로 잔존해야만 한다.

p. 209
나는 후배가 조언으로 구해 들었던 ‘열심히’라는 말이 단지 외부적인 고난을 의미한 게 아니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추호도 인간을 위한 리얼리즘을 의심한 적 없다는 그가, 의심하지 않기 위해 자기 자신과 얼마만큼 싸워야 했을까 싶어서다. 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처럼 잦아드는 회의와 의심을 평생 동안 ‘아주 열심히’ 막아내며 살아야 했던 게 아닐까.

p. 219
어떤 맥락에도 소용되지 않는, 아무래도 좋으니 그저 좋아서 노래하는 풍경. 한국이라는 관념적 압력을 거절하는 순전한 색의 세계. 프로 다큐멘터리 사진가와 취미 풍경 사진가 사이의 회색지대를 두려움 없이 떠도는 독특한 방랑자의 기록지.

p. 240
그러나 답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지브리의 여정은 더욱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끝나지 않았으므로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브리와 함께 커온 아이들은 이 해결되지 않은 물음을 유산으로 떠안음으로써 지브리가 선사한 세계를 계승할 것이다. 남겨진 질문으로부터, 선대의 빚 또는 저주로부터 또다른 시대가 펼쳐질 것이다. 해가 뜨지 않는 몰락한 땅에서 출발하는 어둠의 대항해시대가. 검은 바다 저 멀리 새 희망이 넘실거린다.
어떤 장르 내에서 ‘차이와 반복’을
발견하는 건 늘 재미있는 일이며, 그렇게
열린 시야는 다른 무언가를 볼 때에도
더 넓은 시각을 제공하게 마련이다.

삶의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체계를
증거하고 그 체계는 또다시
다른 생각과 사건들을 꽃처럼 피워낸다.

p. 297
『사할린 섬』을 쓴 체호프는 작가 체호프가 아니라 마치 계몽주의의 일반의지처럼 보인다. 천재적인 묘사력과 스토리텔링을 통해 인상적으로 각색된 풍경을 보여주는 작가가 아니라 지식과 교양을 갖춘 ‘교양 시민’ 중의 한 명이다. 체호프는 문학을 위해 사할린이라는 실재를 해체하고 재구축하는 대신에 마치 카프카의 소설 속 주인공처럼 압도적으로 불가해한 ‘현실’이라는 성 주위를 맴돌며 끊임없이 분석하고 관찰한다.

p. 302
『사할린 섬』은 체호프의 남은 인생을 부여잡을 고통스러운 사색, 즉 작가는 세계를 어떻게 말할 수 있는가라는 고뇌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어떤 작가가 자신의 작가됨에 대해 치열하게 사색했으며, 그 사색이 침묵 속에서 이루어지는 가운데 눈앞에 펼쳐진 처연한 삶들을 가능한 한 그대로 ‘기록’하려고 애쓰고 있었던 것이다. 세상을 사랑한다고 해도 막연한 애정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상대를, 세계를 내 안에서 전유하지 않고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 또는 그러려고 노력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 질문은 존재론이나 문학론의 여부를 떠나서 삶의 양식에 대한 질문으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모두가 저 질문에 답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체호프는 답하기를 원했고, 답을 찾기를 원했으며, 그렇게 했다. 『사할린 섬』은 그 위대한 발견의 기록이다.

p. 307
감식안은 지성만으로는 원활히 작동하지 못한다. 늘 더 많은 경험과 자극을 필요로 한다. 이는 수많은 교양 예술서들이 강조하는 바이기도 하다.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다. 그렇게 감식안이 키워지고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 속에 숨겨진 의미를 알게 되면 세상은 그 사람에게 또다른 문을 열어 보인다.

p. 312
마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속에 효용의 무게를 재는 저울이 있어서 그 저울이 모든 사건을 측량한 뒤 각 사건들에게 합격 불합격을 선고하는 모습을 머릿속에서 지울 수가 없었다. 불합격한 사건들, 불가해한 동시에 불쾌한 것들, 함량 미달의 기억―존재들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물론 이 상상은 세월호라는 슬픔이 불러일으킨 감정적이고 편파적인 반작용이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는 문제가 없었다. 그저 내 문제였다. 저 아름다운 소설에서와는 달리 실제 세계가 보여주는 비극은 그저 비참하고 절망적일 뿐이었다. 나는 세월호의 침몰에서 어떠한 선(善)도 추론해내지 못했다.

p. 318
이 홀로됨, 스스로 문을 걸어 잠근 단자로부터 어떻게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조화로운 우주로 나아갈 수 있을까. 예술을 소개한다는 것은 이런 방식이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질문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당신은 누구이며 무엇을 좋아하고 또 무엇을 아주 사랑하는지. 이 완전히 내밀한, 분리 불가능한 단자로부터 모험은 시작될 것이다. 이 낮은 곳에서 저 하늘 위의 별자리들 속으로, ‘잃어버린 시간’들 속으로 향하는 모험이.

p. 328
필립 퍼키스의 사진들이 주는 감동은 이 아무렇지 않게 자존하는 피사체들의 굳건함에서 출발한다. 의미에 기대지 않는, 도그마를 필요로 하지 않는 작은 것들의 힘. 태생적인 완벽함이다. …이들이 처한 상황이 보여주는 치욕적인 숙명은 피사체들의 무심한 침묵 속에 삼켜져 녹아버린다. 다른 강렬한 도큐먼트들이 ‘삶이 그렇게 아무것도 아닐 리가 없다, 이것을 보라’라고 말할 때, 필립 퍼키스의 사진은 침묵을 통해 판단을 무력화시켜 사물들을 존엄한 위치로 끌어올린다. ‘나는 자신을 동정하는 야생동물을 보지 못했다.(I never saw a wild thing sorry for itself.)’ -영국의 소설가 D. H. 로렌스(D. H. Lawrence)의 말을 빌렸다.

p. 333
가장 짧은 시간과 영원한 시간 사이의 틈에는 모든 존재가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곳은 정확히 지금 이 우주만큼 광활하지만 어떤 각본이나 기대나 운명으로부터도 자유로운(또는 버려진) 빛들로 이루어진 ‘틈의 우주’다. 빛과 소리의 떨림이(또는 은총의 전달 체계가) 언어를 대체했으므로 모든 피조물들이 의미로부터 벗어나 홀로 자신을 위해 노래하는 곳. 필립 퍼키스는 그곳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모두 그저 그 자리에 있을 뿐인 것들 사이로 가기. 틈의 일부가 되기.

"저 자연 속에 존재하는 변화무쌍한 공간, 울림, 빛, 공기, 움직임, 삶과 죽음에 조응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밖으로 나가서 내 ‘자신’을 찾는 것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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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에 독서 완료 계획했던 목록이에요. 대여해서 완료한 책들은 빠졌습니다.

‘스타타이드 라이징1’과 ‘보이지 않는’, ‘장미의 이름 상’, 세 권은 완료했어요.

‘익숙한 새벽 세 시’는 E-book으로 오래 전에 읽었지만, 이번에 스페셜 버전이 출간되어 무심코 질렀답니다.(;) 오지은 팬인 저는 낭독 CD도 갖고 싶었으니까요./

+최근에 온 책도 섞여 있는데, 빠진 책은 후에 올리겠습니다. 덜렁대다 빠뜨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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