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마지막 리스트입니다. 지난 리스트에 거의 붙였던 까닭인지, 이번 리스트에는 갖고 싶고 읽고 싶은 책이 줄을 덜 섰습니다. 그렇지만 아마 얼마 안 가 또 늘어날 거예요.:)
오랜만에 집어 들고 싶은 작가의 소설집이 있고, 문득 호기심 가는 과학 신간도 있습니다. 5월 초 주문한 책들, 마저 다 읽고, 다음 달에 얼른 펼치고 싶어요. 그 전에 이것저것 일이랑 자료 조사하기, 연재소설 이어쓰기, 북플 입력, 밑줄 긋기 기록하는 과제가 남아 있네요. 종일 음악 틀어놓고 책만 읽었으면 좋겠어요./ (리뷰는 당분간은 포기했습니다.T_T)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덴마크 시사 저널리스트 에리크 발뢰의 데뷔작 『일곱 번째 아이Det syvende barn』가 현대문학에서 출간되었다. 고아원 한 방에 있었던 일곱 명의 아이들과 관련된 사건을 추리하는 미스터리 정치 범죄 소설로 페터 회, 스티그 라르손, 헤닝 만켈, 요 네스뵈 등 유명한 스칸디나비아 추리작가들이 받은 유리열쇠상 2012년 수상작이다.
: ‘처음 소개’라 더 주목한다. 정치 범죄라는 키워드에 무작정 이끌리는 것도 있고.

 

두이노 비가

l 읻다 프로젝트 괄호시리즈 4
‘읻다’ 괄호 시리즈 네 번째 책.
전 세계 시인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 라이너 마리아 릴케 만년의 대작 《두이노 비가》.
1912년 이탈리아의 두이노 성에서 집필을 시작해 1922년 스위스의 뮈조트 성에서 완성.
‘비가’는 희랍어로 ‘죽음의 노래’라는 뜻.
집필 순서와 비가의 순서는 다름.
옮긴이 최성웅은 이렇게 묻는다: “무엇이 열 번 죽어야 비로소 가능할까?”
그 답을 찾는 것, 기어코 시 안에서만 찾는 것, 하지만 대답을 구해서는 아니 되고, 하나의 대답이 고요한 자신 안에서 서서히 깨어나길 기다리는 것, 비록 시작에서 멀어지더라도, 그것이 《두이노 비가》를 읽는 시작입니까, 하고 묻는 것.
: 열린책들 번역본이 있지만, 또 주목하기. 원서 포함 여러 출판사의 번역본을 다 가지고 싶다.

 

내가 싸우듯이


: 책 소개, 아직 안 나와 있다. 신간 목록에 뜬 지는 좀 된 듯한데, 내일 오프라인 매장에 가면 있겠지.

 

 

 

 

 

 

 

 

 

 

 

2016 제6회 문지문학상 수상작품집


문학과지성사가 2010년부터 제정.운영해오고 있는 '문지문학상(구 웹진문지문학상)'이 2016년 올해로 6회를 맞이했다. <2016 제6회 문지문학상 수상작품집>에는 수상작 정지돈의 '창백한 말'을 포함하여 총 12편의 단편소설이 실렸다.
: 그냥 여러 작가의 다양한 이야기가 궁금해서. 예전에는 작품집 거의 다 샀는데, 요새는 골라보는 중이다. (정가제와 보관 장소 때문도 있지만) 그만큼 책 읽을 시간이 줄었고, 무작정 책만 읽을 수 없는 불안한 마음이 쌓여서 아쉽다.

 

 

 

 

샹들리에


작품 속 인물들은 삶의 비극과 희극을 모두 뜨겁게 끌어안는 모습으로 읽는 이의 가슴에 희망의 불씨를 지핀다. 가까운 이웃 같고 친구 같고 식구 같으며 어쩌면 우리 자신과도 닮은 보통의 존재들을 통해 작가는 ‘지금 여기’ 가장 평범한 삶의 모습을 정직하게 묘파해 내면서 폭넓은 공감을 낳는다. 우리의 일생, 보잘것없는 순간 속에서도 웃고 울고 다시 사랑하게 하는 힘, 오직 작가 김려령만이 전할 수 있는 에너지로 가득한 작품집이다.
: 오랜만에 펼치고 싶은 소설집. 장편소설 ‘완득이’만 읽었는데…… 단편은 어떨까.

 

 

 

사냥꾼들


첫 소설 『사냥꾼들』에서 이미 제임스 설터는 자신의 기조를 결정지었다.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거나 영웅적인 일화를 미화하는 데 애쓰기보다는, 한 번의 급선회만으로 쫓는 자와 쫓기는 자가 뒤바뀌는 비좁은 조종석 안에서의 고독과 중압감, 미그기를 잡아 수훈을 세우는 데 허기진 조종사들의 경쟁 관계, 스러질 줄 예감하면서도 승리보다 더 숭고한 것을 좇는 주인공의 영웅적 선택 등을 다룬다. 처음부터 제임스 설터는 세월에 빛이 바랠 전쟁, 정치적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는 그 진창 같은 담론에 무게를 두지 않고, 자신이 가장 잘 이야기할 수 있는 것, 즉 목표와 열정과 성취의 ‘빛바램’ 자체를 정확한 문체로 그렸다. 『사냥꾼들』이 한국을 배경으로 당시 미·소 양 진영의 첨단 기종이던 ‘F-86 세이버’와 ‘미그-15’ 전투기의 공중전을 묘사하는 데 세심한 공을 들이면서도 전쟁소설이기보다는 “인간의 존재론적 의미를 다룬 소설”(「옮긴이의 말」)로 읽히는 것은 그런 까닭이다.
: 제목이 ‘사냥꾼들’이라 눈길이 간 책. 그럼에도 과격하고 스펙터클한 스토리보다는 등장인물의 감정에 우선을 둔 것 같아, 무조건 장바구니에 보낸 책. 스토리 위주 전쟁소설은 이전에 몇 편 봤으니까.:)

 

소설가 구보씨의 일생

- 경성 모던보이 박태원의 사생활
: 책 소개가 없다. 중학교 때 읽다가 덮었던 기억이 있어, 이번에 제대로 읽어보고 싶어졌다.

 

 

 

 

 

 

 

 

 

 

조선의 비행기, 다시 하늘을 날다

- 젊은 항공 과학자가 되살려 낸 세계 최초의 비행기, 비거
임진년에 왜국의 괴수들이 창궐했을 때 영남 지역의 고립된 한 성이 겹겹이 포위를 당해 금방이라도 함락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때 성주와 매우 친한 사람 중에서, 평소 아주 색다른 기술을 지닌 이가 있었습니다. 그가 비거를 만들어 타고 성안으로 날아 들어가, 벗을 태워 성 밖으로 30리를 비행한 뒤 착륙해 왜적의 칼날을 피했습니다. _ 「비거변증설(飛車辨證說)」 중에서

1903년 12월 17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어느 해변에서 비행기 한 대가 날아올랐다. 바로 세계 최초의 비행기, 라이트 형제가 만든 플라이어호였다. 그러나 그보다 300년이나 앞선 1592년에 조선의 하늘을 자유롭게 날았던 비행기가 있으니, 바로 비거(飛車)이다. 이 해에 일본이 조선을 침공하면서 발발한 임진왜란의 격전지로 꼽혔던 1, 2차 진주성 전투에서 조선의 하급 군관인 정평구가 개발해 사람과 물자를 운송하며 맹활약을 펼쳤다고 전해진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 이규경은 『오주연문장전산고』의 「비거변증설」에 이 놀라운 비행 장치에 대한 기록을 남겼다.
한국의 젊은 항공 과학자인 이봉섭은 『조선의 비행기, 다시 하늘을 날다』에서 오랫동안 전설 속에 묻혀 있었던 비거의 실체를 우리의 역사와 기술 속에서 낱낱이 밝혀냈다. 한국과 러시아에서 항공 공학을 연구한 저자는 비거의 존재를 기록한 대표적인 조선 시대의 문헌인 『오주연문장전산고』의 「비거변증설」을 단서로 삼아 한국의 전통 과학 기술과 첨단 항공 공학의 성과를 융합시켜, 역사적으로 실존 가능한 비행 수단으로서 비거의 가능성을 증명해 냈다.
조선 시대의 실학자인 이규경이 남긴 한 편의 고문서에서 출발해 옻칠, 한지와 같은 천연 재료들과 전통 한선의 돛, 조선의 대표적인 화약 무기인 대신기전까지, 조선 시대의 과학 기술과 현대의 항공 과학이 만나 세계 최초의 비행기, 비거를 복원해 내는 경이로운 과정을 이 책에서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우주 감각 : NASA 57년의 이미지들


NASA가 기록해온 우주 이미지의 역사
 이 책은 1958년 설립된 이래, NASA(미국항공우주국, 이하 나사)가 기록해온 과학 이미지들을 실은 책이다. 각종 우주선, 실험 장비, 기계 장치, 인물 사진을 비롯해 우주에서 보내온 천체 이미지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는 광범위하다. 이영준은 그 이미지들 가운데 우주 감각을 키워줄 수 있는 이미지들을 골라 책으로 묶기로 했다.
그런데 여기서 그는 또 하나의 난관에 봉착한다. 나사는 우주 개발만큼이나 기록에도 열심이어서 지난 57년간 쌓인 이미지의 수가 상상을 초월했던 것이다. 그는 그 수많은 사진을 어떻게 정리해서 보여줄 것인가 고민하다, 최초로 생물을 체계적으로 분류했던 칼 폰 린네를 따라 이참에 과학 사진을 분류하는 방법을 개발하기로 한다. 어쩌면 세계 최초로 시도하는 이영준의 과학 사진 분류법은, 어느 정도나 과학적인가에 따라 19가지로 나뉜다. 예를 들어 화성 탐사 로봇 스피릿이 찍은 화성 표면 사진은 ‘원래부터 과학적인 사진’의 하위 항목에 속한다. 그러나 1970년대 루이스 우주센터에서 열린 ‘미스 나사’ 선발대회 사진은 ‘비과학적인 과학 사진’에서도 ‘과학의 언저리를 찍은 사진’, 그중에서도 하위 항목으로 분류된다. 나사의 전신이었던 ‘NACA’가 1951년에 찍은 실험 장면은 원래는 최첨단 과학 사진이었지만 ‘과학 자체가 오래돼서 유물이 된 사진’에 속하기도 한다. 어쨌거나 이 책에는 어떻게 보면 대단히 과학적이고, 어떻게 보면 대단히 임의적인 그의 분류법에 따라 엄선된 사진이 실려 있다.

 

뒤샹 딕셔너리

- 예술가들의 예술가 뒤샹에 관한 208개의 단어
《뒤샹 딕셔너리》는 예술가를 연대기별로 다룬 전기나 작품별로 분석한 연구서와는 다른 서술 방식을 취하고 있다. 늘 기성의 방식을 파괴해온 뒤샹에 관한 책이라면 응당 더 획기적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사전이란 형식은 언어적 해석을 불신한 뒤샹조차 흥미로워 한 바 있다. 다만 자신만의 언어 개념을 더한 창조적인 사전 제작을 꿈꿨던 뒤샹처럼 이 책은 뒤샹을 해석할 수 있는 표제어만을 선별해 엮은 독창적인 해설집이다. 각 표제어는 뒤샹이 남긴 작업 노트와 여러 인터뷰, 많은 연구 자료를 풍부하게 인용하여 풀이하고 있다. 만 레이, 바실리 칸딘스키, 페기 구겐하임, 앤디 워홀 등 20세기 미술계를 풍미한 사람들과의 에피소드를 더해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벌어진 현대 미술 현장을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

 

문장의 품격

- 조선의 문장가에게 배우는 치밀하고 섬세하게 일상을 쓰는 법
《문장의 품격》에 소개된 문장가들은 복잡하고 고독한 도시 생활 속에서 내가 누군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먹고 싶은 음식을 떠올리며 침을 흘리는가 하면, 취미 생활에 몰두하는 주체를 옹호하기도 한다. 뛰어넘을 수 없는 신분의 벽에 울분을 토하고, 저잣거리의 다양한 군상을 수식 없이 나열하는 등, 지금의 독자가 보아도 파격적이고 기발하며, 흥미롭고 공감될 만한 글들로 가득하다. 두려움 없는 저항의 목소리를 들려준 허균, 자기다운 삶을 찾는 글을 추구했던 이용휴, 이름만으로 문체가 된 박지원, 낯선 문장으로 문단을 뒤흔든 이덕무,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이 느껴지는 문장을 썼던 박제가, 자유로운 저잣거리 이야기를 담은 이옥, 따뜻한 시선과 멋을 지녔던 정약용.
이 책에 소개된 문장가들의 작품은 “문체의 변화는 곧 삶의 변화다. 전과는 다른 생각과 시선이 있기에 그것을 담는 문체도 변화한다.”는 저자의 말처럼 역동적인 시대의 변화상을 여실히 담아내고 있으며, 200~300년 전 시대의 글임에도 지금의 독자들이 그 내용과 정서에 공감하며 글쓰기에 대한 세심한 시선과 신선한 충격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악마는 법정에 서지 않는다

l 변호사 고진 시리즈 
‘어둠의 변호사’라는 별명을 지닌 고진은 변호사라는 직업에 품을 만한 고정관념을 뒤집는 남다른 이력을 가진 인물이다. “판사로 5년을 일했지만, 어느 날 갑자기 그만두고 변호사가 되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그런 변호사는 아니었다. 사무실을 내지 않았다. 법정에도 나가지 않았다. 오로지 뒷길에서 의뢰를 받았고, 법정 밖에서 사건을 해결했다. 어느새 뒷세계에서는 꽤 알려진 인물이 되었다.”(『붉은 집 살인사건』) 그런 그가 신작 『악마는 법정에 서지 않는다』에서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남편을 교살한 혐의로 기소된 김명진을 위해 변호사가 된 이후 처음으로 법정에 등장한다. 사건 쟁점을 정리하는 자리에서부터 고진과 상대 측 검사 조현철은 날선 공방을 펼치고, 끝내 조현철이 검찰 측으로서는 사상 초유의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하면서 재판의 행방은 더욱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고진이 또 다른 용의자의 가능성을 두고 사건을 파헤칠수록, 20년 전 김명진의 대학 시절 벌어진 치기 어린 달리기 시합에 얽힌 비화와 고진이 법정에 나설 수밖에 없던 이유 등 초반에는 드러나지 않던 감춰진 사건의 얼개가 차례차례 드러난다. 이윽고 모든 의문과 트릭이 논리적으로 해결되며 슬픈 진실이 밝혀지는 마지막 법정 공방 장면은 법정 추리물로서의 진면목을 보이는 동시에 깊이 있는 여운을 선사한다.

 

붉은 집 살인사건

l 변호사 고진 시리즈
독특한 가족사를 가진 집안에서 대대로 벌어진 살인사건에 얽힌 미스터리를 다룬 이 작품은 흥미로운 서사와 촘촘하게 짜인 트릭, 저자의 전문성이 묻어나는 풍부한 배경지식과 리얼리티로 국내 추리 독자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특히나 독자들의 인상에 강렬하게 남은 것은 삐딱한 매력을 지닌 사건 해결사 고진이다. 어느 날 갑자기 판사직을 내던지고 변호사가 된 그는 사무실도 내지 않고 법정에도 나가지 않으며 오로지 뒷길에서 의뢰를 받아 사건들을 해결하여 ‘어둠의 변호사’라는 별명까지 얻게 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날카로운 추리와 논리에 더해 재치까지 겸비한 매력적인 변호사 고진은 강직한 열혈 형사 이유현과 함께 불가사의해 보이는 사건에 숨겨진 어두운 진실을 낱낱이 파헤친다.

 

 

L의 운동화

『L의 운동화』는 산산이 부서져 내린 운동화를 한 조각, 한 조각 맞추어 나가며 복원해 내는 작품이다.
이한열은 1987년 6월 9일 연세대에서 열린 ‘6·10대회 출정을 위한 연세인 결의대회’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최루탄에 머리를 맞아 한 달 동안 사경을 헤매다 7월 5일 22살의 나이로 유명을 달리했다. 그의 희생은 6월항쟁의 도화선이 되었고, 국민장으로 치러진 장례식에는 150만 추모 인파가 모여들었다.
피격 당시 이한열이 신었던 270㎜ 흰색 ‘타이거’ 운동화는 현재 오른쪽 한 짝만 남아 있는 상태다. 시간이 흐르면서 밑창이 100여 조각으로 부서질 만큼 크게 손상되었지만, 2015년 그의 28주기를 맞아 미술품 복원 전문가인 김겸 박사가 3개월 동안 복원하여 현재 이한열기념관에 전시돼 있다.
김숨 작가는 김겸 박사의 미술품 복원에 관한 강의를 듣고, 과천에 있는 김 박사의 연구소를 방문해 복원 작업을 지켜본 후, 운동화가 복원되는 과정을 소설로 재탄생시켰다. 『L의 운동화』는 한 개인의 사적인 물건이 시대적, 역사적 유물로 의미를 부여받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미술품 복원 전반에 관한 이야기와 함께, 이한열의 생존 당시 이야기와 그의 친구들 및 유가족들의 뒷이야기도 그려졌다.
이 소설은 이한열의 운동화를 통해 한 시대의 슬픔과 고통을 고스란히 보여 준다. 지극히 개인적인 물건이라 할 수 있는 운동화 한 짝이 ‘사적인 물건’에서 시공간을 뛰어넘어 ‘시대를 대변하는 물건’으로 역사적인 상징이 되는 과정을 김숨 작가 특유의 집요하고 치밀한 묘사력으로 세세히 그려내며, 삶과 죽음, 기록과 기억, 훼손과 복원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인생, 강하고 슬픈 그래서 아름다운

- CBS 변상욱 대기자의 살아가는 이유
35년간 언론인으로 세상을 뒤적이고 부딪치다
 놀라고 울컥했던 현장에서 끌어 올린 참회

 대기자가 가장 좋아하는 말은 ‘그냥’이다. 무엇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오늘을 살고 싶어 한다. 여기서의 ‘그냥’이란 어떤 의미일까? 높은 자리, 낮은 자리, 어떤 열악한 환경에서도 평온함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민완기자 시절 다 식은 라면 국물로 술안주를 대신하는 채소 장수 할아버지 덕분이었다. 남자와 여자를 차별하지 않고, 30년간 주말부부로 갈등 없이 잘 살아올 수 있었던 것도 “인간을 단 한 번도 남자와 여자로 구분해 부르지 않으신 하나님”이라 하신 조화순 목사의 설교 덕분이다. 대기자는 몸의 중정을 가능케 하는 마음의 중정 그리고 몸과 마음의 중정을 합치될 수 있도록 실천하였다. 그는 가파른 세상, 불안한 우리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마음은 허둥대고, 주변의 시선과 허언에 휘둘리고, 정신없이 퍼먹고, 권태로움에 재미를 좇고, 시간과 사람을 허투루 대한다면 자신의 정중을 다시 생각해 볼 일”이라고. 정중의 경지를 터득했기에 대기자의 ‘그냥’은 언제나 진지하고 흐트러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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