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 중입니다. 그러니까, 살짝살짝 책을 추가하고 주저리 덧붙일 거예요.

1. 내일, 5월에 희망도서 신청했던 책 받으러 갑니다. 과학&역사 분야를 선택했던 터라 두께가 제법 됩니다. 돌아올 때 가방이 무거울 테지만, 얼른 펼치고 싶은 마음이 앞서네요.:)

2. 큰일입니다. 자꾸 신간을 사고 읽고 싶어서요. 지금도 또 주문하고 싶은 걸 가까스로 억누르고 있거든요. 집에도 읽어야 할 책이 잔뜩 쌓여있는데…… 방금 쿵 하는 소리가 들려 깜짝 놀라 가보니, 동생 방에 가져다놓은 책 박스가 무너지고 쏟아졌습니다.T_T 다행히 책에 흠집이나 이런 건 없는데, 내일 다녀와서 조금 정리해야 할 듯합니다. 읽으며 틈틈이 정리하고 그래야겠지요.

3. 쓰던 글 내버려둔 상태로, 어이없게도 새로운 단편 스토리 생각해냈습니다./ 병원 배경이라, 전공 책 한참 뒤적뒤적 할 것 같습니다. 단편의 묘미를 살릴 글이 나와야 하는데, 제 글은 제 마음에 들지 않아요.(장편이든 단편이든) 오랜만에 덤벼들 단편이라 더합니다. 공부해야 해. T_T

4. 제대로 해내는 거 없이, 여러 가지 막 건드려 수습 중입니다. 집중하러 갈게요.

5. 별 다섯 점 준 책은 리뷰 써야 하는데…….

 

모단 에쎄이

한 편의 글이 생명력이 있다는 것은 그것이 언제 읽어도 가치 있는 문장으로 다가섬을 의미한다. 단지 과거에 씌어졌다는 것만으로 역사적 의미를 고정하면 그만인 글이 있는가 하면 그처럼 단순히 과거를 기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바로 오늘을 살기 위해 절실하게 요구되는 글이 있다. 그러한 글이야말로 좋은 글이고 영원히 젊은 글이다.
이 산문 선집을 펴내고 글을 고른 기준을 들라면 바로 이 영원한 현재성을 꼽고자 한다. 오늘의 우리가 읽을 때 그 글이 우리 선배들의 글이라는 점 말고도,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막막한 심정을 위로해 주고 스스로 자기의 삶을 구성할 여유와 지혜를 준다면 훌륭한 글이 아니겠는지.
그러한 체험을 귀하게 여겨 이제 내가 읽고 힘을 얻었던 글에 새로 찾아낸 글을 더하여 식민지 시대 문학인들이 남긴 산문을 가려 뽑은 선집을 내게 되었다. 이 산문 선집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의미 있는 존재가 될 수 있음을 나는 믿는다.
 _<들어가는 글>, 엮은이
1910~1940년대 한국 근대문학의 대표 작가들이 쓴
 영원한 현재성을 지닌 90편의 산문

『모단 에쎄이Modern Essay』는 1910년대부터 1940년대 후반, 역사적으로는 일제강점기와 해방을 거쳐 한국전쟁 사이에 발표된 수필 중 90편을 가려 엮은 책이다. 외세에 의해 급격하게 근대로 편입된 혼돈의 시대에, ‘조선 근대문학의 수립’이라는 과제를 짊어진 작가들은 근대의 풍경과 시대의 내면을 세밀하게 묘사했다. 이른바 ‘필독’이라는 명찰을 단 ‘간판작가’에서 시각을 달리하여, 엮은이가 국문학자이자 문학평론가로서의 심미적 기준을 부여했다. 팍팍한 오늘을 살아내는 우리를 위로할 수 있는, ‘영원한 현재성’을 지닌 작품을 소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새롭다. 냉전의 그늘 속에서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던 김기림, 임화, 김남천, 김동석 등의 월북 작가와 대중에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강경애, 나혜석, 백신애, 김일엽, 이선희, 지하련 등의 여성작 가들을 두루 조명했다. 이로써 문학사적으로 폭넓은 스펙트럼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 역시 이 책의 미덕이다.


경관의 조건

l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0
일본 경찰소설을 이야기할 때면, 대개 세 명의 거장을 꼽는다. 짙은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탄탄한 드라마를 창조해내는 ‘요코야마 히데오’(《64》《루팡의 소식》), 경찰소설 대중화에 불을 지핀 ‘곤노 빈’(《은폐수사》), 그리고 경찰조직에 대한 생생한 묘사로, 고독한 탐정물과는 다른, 경찰소설만의 맛을 완벽히 선사하는 ‘사사키 조’(《경관의 피》《폐허에 바라다》)가 그 주인공이다. 《경관의 조건》은 사사키 조의 대표작 ‘경관 안조’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아버지에서 아들로, 다시 손자로 이어지는 경관 삼대의 긍지와 삶을 유장한 서사로 완성한 대작 《경관의 피》로부터 구 년 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전작 《경관의 피》가 일본 현대사를 꿰뚫는 대하소설, 역사소설의 풍미를 자랑했다면, 《경관의 조건》은 손자 ‘안조 가즈야’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짜릿한 엔터테인먼트의 매력을 발휘한다. 진격의 속도감, 누아르 및 하드보일드의 아우라, 그리고 압도적인 결말까지! 아마존 독자 전원 만점이라는 완벽한 평점을 기록했다.

 

내 몸에 내려앉은 지명

l 문학동네 시인선 82
김정환 시인의 『내 몸에 내려앉은 지명(地名)』은 지난 1980년 데뷔 이후 그가 써왔던 시의 계보, 그러니까 역사를 담보로 현실을 증거로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지경의 탄탄한 장시들을 독보적으로 선보인 김정환만의 시적 장기들이 유감없이 발휘된 한 권의 수작이다. 시의 정신과 시의 입말이 같은 보폭으로 그 궤를 맞추고 있다는 점이 특히나 놀랍다.

 

 

 

 

 

 

 

 

괜찮은 내일이 올거야

총거리 600킬로미터, 이동 속도 시속 3킬로미터,
그리고 스물다섯 생애 가장 빛나는 30일!

취업과 미래의 불안에 시달리며 고립되어 있던 네 청년은 행진을 응원하고 동참하는 동료들과 함께하며 세상으로부터 받은 상처를 치유받고 잠시 걱정과 불안으로부터 벗어나 해방감을 만끽한다. 특급열차를 타면 한나절이면 도착할 도쿄까지 시속 3킬로미터의 걸음으로 한 발 한 발 내딛으며 그들은 누군가를 앞지르고 앞서나가야 한다는 조급함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 서서히 알아간다. 어른들은 목표를 향해 질주하는 삶이 정답이라고들 하지만 어쩌면 매일 걸음을 걷듯 하루하루 천천히 나아가는 것이 지혜로운 삶의 방편이 아닐까. 꿈이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는 완전한 ‘선물’이 아니라 삶 속에서 서서히 만들어가는 성실과 인내의 산물일지 모른다. 네 청년은 스물다섯이라는 젊은 나이에 품었던 삶에 대한 성급한 절망과 꿈이 없다는 불안을 내려놓기 시작한다. 그러자 삶은 새로운 열정으로 반짝반짝 빛나기 시작한다.
정치에 무관심하고 이기적이라는 기성세대의 평가와 ‘흙수저’라는 자조, ‘3포 세대’라는 유행어가 보여주듯 우리 시대 ‘청춘’의 이미지는 부정적인 언어로 얼룩져 있다. 이시다 이라가 그려낸 청춘의 이야기 『괜찮은 내일이 올 거야』 역시 이런 사실에 반대하거나 날을 세우지 않는다. 허나 오늘날 청춘들이 겪는 고통과 불안이 경제 호황기와 종신고용의 혜택을 누렸던 기성세대의 그것과 다름을 지적하고, 그들이 가야 할 길은 기성세대가 가르쳐주거나 허락할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꼬집는다. 동시에 젊은이들에게 ‘괜찮은 내일이 올 거야’라고 다독여주며 그들 스스로가 청춘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나가길 순수하게 꿈꾸고 있다.

 

죽음의 자서전

l 틂 창작문고 1
김혜순의 한 마디

아직 죽지 않아서 부끄럽지 않냐고 매년 매달 저 무덤들에서 저 저잣거리에서 질문이 솟아오르는 나라에서, 이토록 억울한 죽음이 수많은 나라에서 시를 쓴다는 것은 죽음을 선취한 자의 목소리일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이 시를 쓰는 동안 무지무지 아팠다. 죽음이 정면에, 뒤통수에, 머릿속에 있었다. 림보에 사는 것처럼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가 갔다. 뙤약볕 아래 지구의 여름살이 곤충들처럼 고통스러웠다. 고통만큼 고독한 것이 있을까. 죽음만큼 고독한 것이 있을까. 저 나무는 나를 모른다. 저 돌은 나를 모른다. 저 사람은 나를 모른다. 너도 나를 모른다. 나도 나를 모른다. 나는 죽기 전에 죽고 싶었다.

문학실험실이 준비한 <틂-창작문고> 시리즈의 첫 번째 책
 김혜순 시인의 󰡔죽음의 자서전󰡕은 2015년 한국문학의 질적 발전과 새로운 정체성을 모색하기 위해, 도전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언어 탐구의 작업들을 기획하고 실천해나갈 독립 문학 공간으로 출발한 문화예술 공익 법인인 문학실험실에서 출간하는 첫 단행본으로서도 그 의미가 상당하다. 앞으로 문학실험실에선 실험 정신이 발현되는 창작 작업을 지속해 지원할 계획이며, <틂> 시리즈를 새로운 문학의 거주공간으로 구축해 장르를 나누지 않고, 시, 소설, 희곡, 텍스트실험 등을 출간해갈 예정이다. 소설은 연작 형태의 단편 3~4편을 묶거나, 중편 소설 등이 선보일 예정이고 장르를 극복한 ‘텍스트 실험’과 그간 문학 현장에서 외면받아온 ‘희곡집’도 문학의 이름으로 과감하게 출간할 예정이다. 문학실험실의 <틂> 시리즈는 정성을 다한 양장 제본으로 꾸며졌지만 무겁지 않은 판형으로 가볍게 지니고 다니며, 어디서든 읽은 수 있는 우리 시대의 새로운 교양서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6월 중 김종호 소설가의 연작 소설집 󰡔디포의 디포󰡕가 출간 예정이며, 이후 김선재(소설), 김태용(텍스트실험), 성기완(시), 이준규(시), 진연주(소설), 한유주(소설) (이상 가나다순) 등이 출간될 예정이다.

 

사라진 벌들의 경고

우리가 이용하는 식량자원의 3분의 1이 곤충에 의해, 그중 대부분이 꿀벌에 의해 수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식량 공급이나 경제적 기여뿐만이 아니다. 많은 기업이 꿀벌 사회를 모델로 기업의 협업부문에 벌들의 소통과 협동 과정을 적용하고 있고, 도시 행정가들은 벌들의 사회를 연구하여 좀더 친화적인 도시를 계획하고 있다. 인간은 벌에게 유무형의 도움을 받아왔다.
그런데 지금 지구상에서 최고의 공동체를 이뤄온 벌들이 무서운 속도로 소멸하고 있다. 아인슈타인은 말했다. “꿀벌이 완전히 사라진다면, 그로부터 불과 4년 이내에 인류도 몰락할 것이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은 꿀벌 등 꽃가루 매개 곤충이 사라지면 매년 142만 명 이상이 사망할 것이라는 섬뜩한 전망을 내놓았다. 전 세계적으로 과일 생산량은 22.9%, 채소는 16.3%, 견과류는 22.3% 줄면서 임산부와 어린이에게 필수적인 비타민A, 비타민B, 엽산 등의 영양소 공급이 감소해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사망자가 급속히 늘 것이란 분석이다. 벌이 없으면 인간도 없어지는 셈이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벌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블러드차일드


버틀러는 외계 생명체 번식을 위해 몸속에서 알을 키우는 숙주가 되는 남성을 상상하거나(<블러드차일드>), 근친의 문제에 주목하기도 하고(<가까운 친척>), 언어가 사라져가는 황폐한 세상에서도 여전히 대상화될 뿐인 여성을 그려내기도 하며(<말과 소리>), 억압에 길들어버린 인간을 드러내기도 한다(<넘어감> <특사>). 작가는 다양한 상상의 범주를 선보이지만 인종, 젠더, 그리고 거기에 얽힌 권력이라는 근원적 문제의식을 결코 놓치지 않는다는 것만은 한결같다. 흑인 여성, 즉 20세기 중엽 사회에서 절대적 약자로 살아가며 마주한 세상은 충격적 상상력이라는 날개를 달고 환상의 내러티브를 완성해낸다.

 

 


《킨》은 타임슬립을 하며 100여 년의 시공간을 오가는 흑인 여성 다나를 통해, 독자로 하여금 인종, 노예, 젠더, 그리고 여기에서 비롯되는 권력과 인간의 근원적 감정의 문제까지 생각하게 만든다. 이 독특한 작품은 출간 즉시 독자와 평단의 이목을 끌었고, 오래지 않아 옥타비아 버틀러의 최고 흥행작이자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한다. 타임슬립과 노예.인종 문제라는, 결 다른 모티프 간의 결합은 뜨거운 반응을 촉발하며 미국에서만 45만 권 이상 판매되는 기록을 세웠다. SF로는 이례적으로 고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된 것은 물론, 수십 년째 각종 북클럽에서 필독서이자 베스트 추천 소설로 꼽히고 있다.

 

 

 

프리다 칼로, 내 영혼의 일기


일기장 첫 장에 봉헌된 아홉 살의 프리다, 그리고 프리다
 일기장이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닌, 오직 자기 자신만을 위해 적는다는 특성을 가진 만큼,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프리다 칼로의 진솔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만날 수 있다. 행여 누가 볼까 암호를 써 가며 감추어둔 일기장에는 때로는 부유하는 무의식으로, 상상으로 만들어낸 신화로, 손 가는 대로 끄적인 그림으로 그녀의 예술혼이 나타난다. 그런 만큼 그녀의 일기장은 프리다 칼로라는 화가를 이해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자료이기도 하다.


 

 

 

 

신생

l 대산세계문학총서 136
일본의 서정시인 중에서 그만큼 청순한 연애시를 지은 시인이 없다고 할 만큼 유명한 낭만주의 시인이었으나, 자연주의 소설가로 변신해 첫 장편소설 『파계(破戒)』를 발표하고 일본 근대문학의 역사를 일신했다는 절찬을 받은 시마자키 도손의 자전적 소설 『신생(新生)』(대산세계문학총서 136)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상처한 중년 작가 기시모토 스테키치와 그의 집안일을 돌봐주는 열아홉 살 조카 세쓰코. 세쓰코가 스테키치의 아이를 임신하자 그는 참회하며 관계를 정리하고자 파리로 떠난다. 하지만 1차 대전이 발발해 3년 만에 집으로 돌아오고, 홀로 아이를 낳아 입양시킨 세쓰코는 몸도 마음도 피폐해진 상태다. 스테키치는 책임감을 느끼며 세쓰코를 돌보기 시작하고, 둘은 다시 남녀로서 마주하게 된다.
사소설(私小說)이 세력을 떨치던 다이쇼 시대, 일본 문학은 작중 인물의 모델, 혹은 작가의 실생활을 적극적으로 작품에 대입하여 해석하는 풍토가 있었다. 작품은 작가의 실제 삶의 반영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것이다. 그리고 1918년 시마자키 도손은 『아사히신문』에 자신과 조카의 관계를 고백한 작품 『신생』을 연재한다. 일본 사회에 파문을 일으킨 이 작품은, 적나라한 자기 고백을 통해 삶의 진실을 그리고자 하는 일본 근대문학의 한 단면을 보여주며 문학사에 이름을 남겼다.

빗방울이 후두둑


2015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선정작, 『빗방울이 후두둑』이 출간되었다. 푹푹 찌는 여름 장마철에 맞춤한, 사이다 같은 그림책이다. 과감한 컬러와 툭툭 그린 그림, 시적 텍스트가 오늘, 여기를 살고 있는 우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간 불안, 실패, 외로움 같은 정서를 어린이책 안에서 소신껏 다뤄온 작가 전미화는 이번 작품으로 독자층을 끌어올려 어른을 대상으로 한 그림책을 냈다. 사는 게 쉽지 않은 요즘, 평범한 소시민의 일상을 여름 소나기에 빗대어 표현한 이 작품은 마치 시원스레 해갈하는 청량음료처럼 차갑고 맑은 기운을 훅 하고 불어넣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