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
아키요시 리카코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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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댕언니한테 생일선물로 받은 <성모> 같은 취향의 믿음직한 언니오빠들은 이미 다 읽었는데 나 혼자만 안 읽은 도서라 너무 궁금하기도 했지만 뭣보다 모두들 재밌다고 입을 모아 말해서 이미 검증이 된 책이기에 설레는 마음으로 12월의 도서 첫 번째로 바로 손에 집어들었다. 다 읽고 나서 나 진짜 이 책 왜 이제 읽었냐며 스스로에게 의문가득. 마지막에 가까워져서는 흥분해서 눈이 불타는 느낌이 들 정도로 읽고 읽고 또 읽었다. 방금 내가 읽은 문장이 믿을 수 없어 다시 읽고, 앞으로 다가올 충격을 미루고자 다시 읽느라 한 페이지를 거의 세 번씩 읽으며 떨리는 마음으로 페이지를 넘겨야 했다. 그냥 미쳤다 진짜.

-살인범과 수사 경찰, 자신의 딸을 지키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엄마 세 사람의 시선이 교차 되면서 몰입도와 속도감을 증폭시킨다. 살인범이 다음에 어떤 아이에게 살해의 손길을 뻗칠지, 그 아이가 엄마의 딸이 되면 어떡하나 하는 긴장과 조금씩 살인범에게로 수사망이 좁혀지는 흥미로움, 힘들게 얻은 아이를 잃고싶지 않은 엄마의 애잔한 마음과 아이를 지키기 위해 스토킹까지 마다않는 모습을 보면서 경악을 하게 된다. 삼박자로 쉬지 않고 몰아치는 서스펜스적인 전개방식에 이미 충분히 빠져들어 있는데, 마지막에 강렬한. 정말 너무도 강렬한 반전에 눈이 뜨겁게 타오를 때 까지 같은 페이지를 반복해서 읽게 된다. 소설을 읽으면서 ‘내가 방금 읽은게 맞아?’ ‘내가 방금 뭘 읽은거야?’하는 마음이 생긴건 정말이지 처음이다. 심지어 아름답다, 그래서 더욱 잔인하다. 라는 알 수 없는 심리가 발동 되면서 더욱 경악에 경악을 금치 못하게 된다.

-처음부터 범인을 알려주는 소설을 만나면 앉은 자세를 고쳐앉고 진지한 마음으로 접하게 된다. 처음부터 범인을 알려주면 앞으로 도대체 무슨 내용과 무슨 반전을 주려고 그러지?라는 설레임이 생기기때문이다. <성모>도 처음부터 범인을 알려주었고, 역시나 반전이. 정말 어마무시하다. 나 도대체 여태 이 책 안읽고 뭐했어? 하는 스스로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짜릿한 마음으로 책장을 덮었다. 아직도 이 소설을 안읽은 장르문학 덕후 독자가 있다면 정말이지 스스로를 벌하고 바로 읽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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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 개정판
노희경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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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마지막 도서로 손에 집은 것은 노희경 작가님의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다. 아주 오래전에 미니북 세트로 구입해뒀었는데 이번에 가볍게 읽을 책을 찾다가 손에 집어들게 되었다. 너무 유명한 도서다보니 솔직히 별 기대는 없었고, 다만 잔잔하니 마음을 달래주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읽다보니 생각보다 더 깊은 문장들로 마음을 울리는 저자의 글은 페이지를 쉬이 넘기지 못하고 한 줄 한 줄 다시 곱씹으며 두 번씩 읽어나가며 많은 생각을 해야 했다.

-우리가 사랑하는 작가의 우리가 사랑한 에세이. 사랑받는 것들에는 모두 이유가 있다.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는 왜 그토록 사랑을 받았을까. 모든 에세이가 그렇듯 이 책에도 저자의 삶과 생각이 많이 녹아들어있다. 당연하듯 그 글들에서 단순한 위로를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도서의 글들에는 마냥 단순하게 읽을 수 만은 없는 진한 무언가가 함께 담겨져있다. 나는 그것이 저자의 깊은 사색의 결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단순히 쓰려고 노력했지만 단순히 나오지 않은 글들. 많은 경험과 더불어 이해와 용서를 생각하고 또 생각하여 나온 글들. 자신의 깊은 생각을 나누려기 보다는 단순히, 전하고자 했던 그 마음. 그것들이 독자를 울리고, 웃기고, 결국 그녀를 사랑하게 만든게 아닐까.

-나는 차마 하지 못 할 것 같은 용서를 그녀는 해냈다. 해냈다 보다는 하게 되었다가 더 어울리는 말일까? 용서와 사랑, 이해 따위의 어려운 주제들에 대해서 진하게도 생각해야했던 시간이었다. 그 진함이 좋은지 나쁜지는 모르겠다. 다만 지금의 나에겐 너무 과해서 감정의 소용돌이에 푹 빠졌을 뿐.. 조금 더 어른이 되었을 때 다시 한 번 읽어야겠다고 다짐하며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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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 - 한국인이 사랑하는 단편소설 24선 대한민국 스토리DNA 14
황순원 외 지음 / 새움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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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움 우수 서포터즈로 받았던 책들도 아직 수두룩하다. 이번에는 그 중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고전 한국문학 소설집 <소나기>를 손에 집어들었다. ‘한국도서’라는 큰 틀 속에서도 이렇게 다양한 장르를 만날 수 있다는 걸 새삼스레 깨닫게 된 나만의 한 달 같은 주제 챌린지. 쌓인 도서 좀 해치우자 싶어 시작했지만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기도해 기쁘다. 다시 읽는 우리의 옛 문학은 어딘가 익숙한 듯 하면서도 이런 내용이었나? 싶어서 되려 새롭게 다가오기도 했다. 하나하나 쉬이 넘길 수 없는 주옥같은 작품들에 웃고 울며 읽어나갔다.

-교과서에서 읽었던 작품도 있고, 난생 처음 보는 작품도 있다. 다시 읽으니 감회가 새롭기도 하고, 내 기억과는 완전히 다른 내용에 당황스럽기도 하고, 내 독서의 끈이 이렇게나 짧았구나 하는 마음에 부끄럽기도 했다. 이렇게나 읽지 않은 우리의 문학이 많음에도 왜 그리 외국고전에 눈을 돌렸나 하는 자책과, 은근히 깔보던 한국고전이 이토록 진하고 아름다웠던 것을 깨달아 스스로의 경거함을 꾸짖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내가 놀랐던 점은 한국에는 없는 줄 알았던 산책, 자연을 보며 사색하는 장면이 수두룩했다는 부분이다. 가난하고 힘든 삶 속에도 자연이 있고 사랑과 지혜를 향한 갈망이 있었다는 것이 눈물겹기도 하고 그래서 더 아름답기도하고 그들의 후손들은 그것의 귀함을 잃어버렸다는 것이 서글프기도한 마음이었다. 그때 그 시절이기에 아름다운 이야기들, 우리의 추억 속에 어렴풋이 남아있는 이야기들, 옛 향기를 잔뜩 음미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들이다.

-여러 작가의 여러 작품을 실었다는 것, 그래서 두루두루 우리의 문학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특히나 좋았다. 같은 것을 바라보더라도 각기 시선이 다르고 감상이 다르기 때문에 그때 그 시절 우리 사회를 여러 시선과 다양한 서술 방식으로 가득 느낄 수 있다. 사실 한국 고전문학은 여러 한자와 지금은 사라진 단어들, 방언들 때문에 읽기 버거운 것도 있었는데 그런 것들이 전부 번역 된 상태이면서도 그 당시 특유의 향기를 품기는 단어들은 손대지 않은 편집으로 어렵지 않게 온전히 읽으며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새움 출판사에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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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한아뿐
정세랑 지음 / 난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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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다섯 번째 도서는 정세랑 작가의 <지구에서 한아뿐> 난다 출판사에서 리커버되어 출간 되었을 때 한창 인스타그램을 뜨겁게 달궜던 기억이 난다. 그 뜨거움에 함께 하고자 곧바로 구입했던 책인데 이년이나 지나서 읽을 줄이야. 아무튼 아무 생각 없이 집어든 책이었는데, 로맨스소설을 너~무 싫어하던 나에게 나. 로맨스 좋아하는구나? 하고 깨닫게 해준 소설이다. 세상에 이렇게 달디 달다니.

-얼마전 <세계의 호수>를 읽으며 작별에 대해서 생각했다면, 이번에는 사랑이다. 참 어려운 주제라는 생각이든다. 아무리 생각해도 부족하고 조금만 생각해도 지나쳐버리기 때문인데, 이 어려운 과제에 정세랑 작가는 꽤나 담백하고 강렬하게 도전했다. 연애를 하다보면 필시 생길 수 밖에 없는 답답함과 짜증. 슬픔과 기다림. 의문을 지나 유쾌함과 엄청난 달달함이 기다린다. 제목은 ‘지구’이면서도 범우주적인 러브스토리에 로맨스와 SF사이를 아슬아슬 왔다갔다 하는 것도 꽤나 재미있게 다가온다. 달달하다가도 흥미롭고 유쾌하다가도 애잔한 이야기가 혼란스럽기도 하면서 마음 깊숙이 들어오기도 한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기억도 안날 어렸을 때 부터 죽음과 사랑을 생각했다. 할 수록 재미있고 어렵게 느껴지는 주제다. 사랑을 모르면서 사랑한다고 말하는 스스로가 그야말로 코미디로 느껴지기도 하고. 정세랑 저자의 <지구에서 한아뿐>을 읽고는 솔직히 더 어렵게 느껴진다! 그러니까, 나 하나만 보고 멀리까지 찾아온 생명체를 어떻게 미워할 수 있겠냐만은, 사랑까지 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글쎄. 오히려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렇다면 기존의 ‘내’가 사랑했던 사람에 비해 ‘나를’ 사랑해주는 누군가를 만나면 비교가 되어서 더 큰 사랑을 나눌 수 있을 것인가? 과연 ‘내’가 사랑한 사람을 그 사랑으로 지울 수 있을까? 질문을 바꿔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인 ‘다른 무언가’가 ‘나를’ 사랑한다면, 과연 어떨까? 담백한 우주적 러브스토리이면서 사랑에 있어 애송이들인 독자들의 머릿속을 꽤나 많이도 흔든다. 마지막 페이지를 함박웃음 지으며 덮어놓고도 ‘그래서 어떤게 진짜 사랑이라는 거야?’ 라는 외침을 던지는 내가 진상 독자인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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캑터스
사라 헤이우드 지음, 김나연 옮김 / 시월이일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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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이일 출판사에서 협찬받아 읽어보게 된 <캑터스> 사실 시월이일 출판사의 신작이고, 넷플릭스 영화화 확정이라는 소식만 듣고 고민없이 선택한 작품이었기 때문에 별 생각 없이 손에 집어들게 되었다. 읽다보니 프레드릭 베크만 작가의 <브릿마리 여기 있다>와 꼭 닮은 소설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당연히 그만큼 재미있다는 이야기이고, 거기에 경이롭기 그지없는 임신이라는 소재가 첨가 되어 더욱 감동적인 이야기가 탄생되었다.

-자신만의 세상에 틀어박혀 문을 꼭꼭 잠구고 살아가던 사람. 그녀는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감정을 낭비하는 것을 비효율적이라 생각하고, 자신의 온갖 감정들도 현재 상황에 비추어 합리적이지 않으면 꾹꾹 눌러 감추는 사람이다. 그런 그녀에게 뜻하지 않은 변화가 생기고, ‘어쩔 수 없이’행하게 된 한 가지 한 가지들이 모여 그녀를 크게 뒤흔들게 된다. 그녀는 점점 ‘지금 이 상황에 내 감정을 감추는 것이 정말 효율적인가?’ 라고 생각하며 변화하기 시작한다. 사실 나는 여러 복합적인 상황들이 그녀를 조금씩 변하게 했다고 느끼면서도 임신이라는 신체적 변화가 그녀에게 변화의 기회를 제공해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호르몬 변화와 새생명이 나의 뱃 속에서 자라고 있다는 심리적인 생각들, 자연스레 솟아나는 사랑까지. 그런의미에서 독자들에게도 더욱 감동적이고 사랑스러운 이야기로 다가오는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새로운 생명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것은 조금 치사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처음에는 주인공이 굉장히 답답하게 느껴지는데 (아마도 나는 이렇게 독선적인 성격의 등장인물이 나오면 짜증나는 모양이다) 하나 둘 생기는 사건에 흥미롭게 페이지를 넘기며 주인공이 어떻게 변화할지 기대하게 된다. 시작은 까칠했지만 마지막에 다다를 수록 달콤하고 부드러운 이야기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올 겨울 따스한 소설이 읽고 싶다면, 단연 <캑터스>를 손에 집어야 한다. 주인공과 함께 고통받고, 울기도 하다가 마지막 페이지에서 함박웃음을 짓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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