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통신사 1 - 김종광 장편소설
김종광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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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에 의존하여 사실적으로, 깊게, 그리고 이토록 재미있게 쓰인 '조선 통신사' 소설은 또 없을 것이다. 제목에서부터 작가의 목적과 포부를 심플하게 느낄 수 있다.


표지 디자인.

1,2권의 색상을 조화롭게 디자인해서 책장에 꽂아두면 정말 예쁘다 :)


작가 소개.


1,2권의 차례.

2권에 걸쳐 총 7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거기에 담긴 작가의 4년이라는 시간은, 독자에게 '조선통신사'에 대한 기록을 낱낱이 보여주고자한 열정과 의지를 단연 돋보이게 한다.
그래서 그런걸까? 기록에 의한 사실만을 서술해 자칫 지루하고 어렵게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수 많은 한자들이 잔치를 벌이는데도 불구하고 재밌고 유쾌하다. 특히나 소동 임취빈의 행적과, 종놈 삽사리가 쓴 글은 언제 그들이 또 등장할런지 기대감을 가지고 페이지를 넘기게 만든다.

부모를 죽인 원수 적국이라도, 나라와 백성을 위해서는 사귈 수밖에 없는 것이니라. -20p 라는 임금의 말을 받들고, 제11대 통신사 계미사행단은 일본으로 향한다. 5백명이나 되는 사내들의, 300여일 간의 로맨스도, 전쟁도, 반전도 없는 지루하고 고달픈 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그들의 이야기를 날짜와 함께 기록된 사실을 소설적으로 전해주는 역할을 김종광 작가가 완벽하게 해냈다. 
지루하고, 대마도인들에 대한 분노가 가득담긴, 그들의 사사로운 기록을 이토록 유쾌하게 서술할 수 있는 작가가 또 있을까? 
자칫 지루하게만 느껴질 수 있는 300여일의 장황한 이야기가 어떻게 유쾌하게 읽힐 수 있었을까? 나는 작가의 서술방식과 문체가 한 몫 톡톡히 했다고 생각한다. 그는 일관적인 방식 보다는, 1인칭에서 전지적작가시점과 3인칭을 넘나들며 서술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작가의 추측이 들어가기도 하며, 1인칭 시점으로 등장인물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기도 하며, 3인칭 시점으로 정확하지 않은 정보에 대한 내용은 과감하게 넘어가기도 한다. 그로써 독자로 하여금, 역사에 대한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어볼 수도 있으며, 그 당시 인물들의 경험과 생각을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도 있으며, 소설적으로 유쾌하고 재미있게 느껴지기도 하는 것이다.
막힘없이 술술 읽히게 도와주는 그의 문체는 단연 말할 것도 없다.

어쩌면 '소설'이라 부르기 애매한 이 소설은 역사적인 내용 중에서도 단지 '조선 통신사' 계미사행단에 국한될 뿐이지만, 여러가지 내용을 조금씩 섭취하는 것 보다는 한 가지라도 확실하게 
머릿속에 새겨두는 것도 역사를 공부하는 좋은 방법이다. 특히나 김종광 작가의 '조선 통신사'는 그 시대의 일본과 조선의 시대상(역사)을 알 수 있으며 계미사행단에 속해있던 인물들의 후일담까지 볼 수 있으니 책 한 권으로 말 그대로 제11대 조선 통신사의 모든것을 볼 수 있는 것이다.

1,2권의 본문은 호기심을 자극하고 유쾌한 내용에 새삼 감탄을 하게 되는데, 2권의 부록은 저자의 친절함과 정보에 다시금 감탄을 하게 된다. 작가의 친절함에 한 번 감탄하고, 방대한 양의 지식에 한 번 더 감탄하게 된다.

역사를 공부하는(혹은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꼭 적극 추천해주고 싶은 도서다.

문장이란 무엇인가. 누군가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다. 감동을 시키든 재미를 주든 깨달음을 나누든 암튼 누군가에 어떤 작용이 되고자 하는 것이 글 아니더냐. 혼자 쓰고 혼자 끌어안고 혼자 느끼는 글이 무슨 가치가 있단 말인가. -207p

화려한 길도 자기 길이라고 여겨본 적이 없는 이에게는 난감한 길이었다. -27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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