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가족들은, '완벽한' 가족이다.
그야말로 완벽하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귀품있는 엄마와, 손을 대는 족족 사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아빠, 순종적인 큰딸, 무시받지만 큰 말썽은 피우지 않는 작은 딸, 그들은 매번 금수저로 밥을 먹을 것 같은, 한 번 사용한 금수저는 과감히 버려버릴것 같은 완벽한 가족이다. 그렇지만 반면에 같은 '공동체'로써는 영 화합이 잘 맞질 않는, 고요하고 적막함 속에서 각자의 삶도 모른채 살아가는 부족한 가족이다.
그런 가족이 큰 딸의 XX동영상 사건 덕분에 적막속에 소란이 자리잡기 시작한다.
가족들에 있어서 적막은 파멸과도 같다. 서서히 서로에게 등을 돌리기 시작하면 과연 과족이라고 할 수 있을까? 단순히 서류상의 가족은 아닐까? 그런 적막이 소란으로 채워지기 시작하면서 그야말로 '완벽한' 가족이 되어간다.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고, 존중해주며 겉모습만 꾸미기 바빳던 가족들이, 한 사건에 의해서 서로 힘을 모으며 하나가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서로에게 짜증내고 무시하며 등지기 바쁜 우리에게도 작은 소란 하나쯤 필요하지 않을까?
어쩌다 이런 가족을 읽으면서, 가족에대한 생각뿐이 아니라 연인, 친구에 대해서도 생각이 났다.
우리의 사이는 괜찮은걸까? 소란스럽지 않고 당연하게 애써 무시하려하며 지나가진 않는가?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누군가와의 관계들에 대해서 반성을 하기도, 안심을 하기도 했다.
우리는 다시 한 번 쯤은 생각해봐야하지 않을까?
남들과 내 생활이 다르다고 해서 내가 굳이 보편적인 삶에 맞추며 살아갈 필요는 없다는거다 -13P
내 인생의 행복은 널 만났을 때 다 써버린 거 같아 -37P
함께 추락하는 삶은 비극이다 -38P
거친 행동은 반드시 남모르게 해라 -102P
숨기거나 변명으로 몸을 휘감을 수록 사람은 약해진다 -187P
이미 끝난 문제에 대해서 혼자 징징거리는 거, 시간낭비야 -211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