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다른 귀신을 불러오나니 - 여성 호러 단편선
김이삭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가 다른 귀신을 불러오나니]라는 제목과 밀리에는 19금 딱지가 붙어있어서 아주 강렬한 호기심에 이끌려 발견한 즉시 읽기 시작했다. 작품 자체는 흥미로웠다. 완성도도 높았고, 스토리도 강렬했으며, 장르문학의 매력들이 곳곳에 들어가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는 그다지 좋지 않다고 할 수 밖에. ‘여성 입장‘의 장르문학 이라는 시도 자체도 좋았지만, 서로 다른 성별간의 분쟁을 조장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가장 크게 뒷맛으로 남았다.

-시도는 좋았다고 본다. 그런데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했을까? 그런 의문이 든다. ‘우리’는 ‘여자이기에‘ 피해를 입었던 기억과 상처가 있고 ‘여자로써‘ 겪는 불평등이 있다. 계속해서 나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결국 현재에도 차별과 불편함들은 어쩔 수 없이 존재한다. 그렇지만 이 책은, 뭐라고 콕 집어서 말하기는 어렵지만 불편하다. 분명히 여성으로써 겪어온 것들이고 상처이고 두려움이 사실적으로 담겨져있는 이야기들이었지만, 과하다. ˝당연히 이럴거야!˝ ˝너희가 이래왔잖아!˝ ˝너희는 이런 사람들이야!˝라면서 일반화해서 통틀어 비난하는 느낌이랄까? 어디가 불편하다 콕 집기는 뭐하지만 묘하게 불편하다. 스토리나 전개방식은 흥미롭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해서 유쾌하게 읽다가도 점점 불편해지다가 결국에는 묘한 불쾌감과 찝찝함으로 페이지를 덮게 되었다. 수록작 중 [무진도 탈출기 게임 환불 보고서] 와 [큰언니] [산상수훈]만은 이런 불쾌감이 들지 않았던 작품이다. 특히 [큰언니]는 정말 감동적이었다.

-전체적으로 기억에도 아주 잘 남을 정도로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작품들이었지만, 모든사람들이 ‘즐겁다‘며 읽기는 어려울 것이라 감히 확신해본다. 교훈과 뜻깊은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면 또 몰라도 이 책은 완전히 비난과 비판 그 자체다. 많은 여성들이 말한다. ˝지금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그런데 왜 여성의 입장에서 쓴 글은 그 시대를 모르고 썼을까. ‘여성 호러 단편선‘의 의의가 정말 너무나 궁금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