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를 키우게 되었다. 다묘가정 집사인생 18년인 나에게 강아지는 로망이었다. 그러나 직접 길러보니 외계인과 다름 없이 느껴진다. 나에겐 완전히 새로운 생명체. 고양이한테는 나지 않는 온갖 냄새가나며 ‘배변훈련’이라는 단어 자체가 생소했다. “배변을 훈련을 시켜야 되는거야?” 엉덩이를 닦아줘야한다는 것또한 문화충격. 손보다 입을 더 먼저 사용하는 것도 문화충격. 아주 손쉽게 훈련이 된다는 것도 문화충격! 새로운게 많은 만큼 첫째를 키울 때처럼 안절부절 못하고 걱정하며 끊임없이 배워야 했다. 당연히 책순이인 나는 바로 밀리의 서재에서 강아지 관련 책을 찾았고, 가장 먼저 눈에 띈 책이 <이웅용의 강아지 심리백과>였다. 제목과 달리 강아지의 심리를 알려주는 책은 아니었지만 오히려 좋았다. 초보 집사라면 필독해야 된다고 말해도 좋을만큼 강아지 기르기의 처음부터 끝까지 기본적인 정보가 빠짐없이 담겨져 있는 책이기 때문이다.-‘강아지 심리백과’라는 제목과 ‘동물행동교정’전문가라는 저자의 직업이 강아지가 어떠한 행동을 할 때 그 이유나 교정법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그렇게 생각하고 이 책을 집어든 것이었는데 목차를 봤을 때는 그냥 평범한 ‘강아지 잘 기르는’ 방법에 대한 책이었고, 실제로 내용도 그랬다. 강아지의 심리를 분석하는 책이 아닌건 아쉬웠지만, 초보 집사로써 많은 정보와 도움을 얻을 수 있어서 ‘강아지 첫 책’으로 선택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아지 입양 전부터 질병까지 A부터 Z까지 강아지와 함께 살 때 알아야 하는 기초 정보가 빠짐없이 들어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딥한 정보 보다는 가벼우면서도 필수적인 정보들을 집중적으로 상세하게 가르쳐주는 책이다. 나는 이미 아이가 들어오고 부랴부랴 읽었지만, 아이를 처음 키운다면 키우기 전에 읽어보시라 추천드리고 싶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바뀔 수도 있으니.-아이와 함께한지 삼 주가 되어간다. 나는 아직도 강아지는 자기 생활이 없다는 것과 응꼬를 닦아주어야 한다는 것에 매번 놀란다. 훈련이 교감이 된다는 것과 산책도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과 사회화 교육이 필요한 동물이라는 것도 놀랍기만 하다. 그래도 고양이 키운 경력이 도움이 됐는지 생전 처음 보는 생명체지만 책을 읽으며 나름 잘 키우고 있다는 것을 알고 뿌듯하기도 했다. 한 생명을 기른 다는 것의 중압감과 이별의 고통을 알기에 더욱 잘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때문에 무턱대고 데려오기 전에 <이웅용의 강아지 심리백과>를 읽고 자신이 정말 잘 키울 수 있을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길 바라는 마음이다.PS. 우울증엔 개가 특효약이라더니 정말이다. 아이가 들어오고 정말이지 한 순간도 우울할 수 없었다. 손이 많이가서 지치고 피곤하지만 우울할 틈을 안준다. 조금이라도 피곤하고 우울해보이면 가만히 내버려두는 고양이와는 너무 다른 생명체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