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발머리 소녀 일본 추리소설 시리즈 2
오카모토 기도 외 지음, 신주혜 옮김 / 이상미디어 / 2018년 12월
평점 :
품절


-어떤 식으로 이 시리즈가 이루어져있는지(진행 되는지) 너무 궁금해서 바로 읽기 시작한 일본 추리소설 시리즈 두 번째 작품 <단발머리 소녀> 첫 번째 작품에서는 번역소설이 주를 이루고, 시초라 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작품만 즐길 수 있기에 ‘일본문학’을 읽는 즐거움은 다소 아쉬웠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그것을 즐기는 즐거움에더해 초창기의 도전적이면서도 다양한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어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추리, 기괴함, 환상, 오싹함을 한 권으로 모두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단발머리 소녀> 유령에 대한 소문. 무시무시한 전염병. 연속 된 죽음과 살인. 인간을 공포로 몰아넣는 소재가 한 번에 쓰였음에도 불구하고 잡다한 느낌 없이 마지막에 추리로 모든게 깔끔하게 정리 된다. 깔끔한 추리소설이자 여러 흥미로운 소재가 더해져 재미가 배가 되는 작품. 인간의 욕심이 부른 참사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오후미의 혼> 또다시 유령이 등장하지만 괴기함은 없고 한시치의 추리를 따라가는 재미가 있다. 이 작품 역시 자신의 욕망을 위해 괴담을 활용하는 인간의 이기심과 어리석음을 보여주는 작품. <단발머리 소녀>와 같이 한시치의 추리를 보여주는데 고전 추리 시리즈로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라 그가 나오는 다른 작품도 보고싶다는 생각이 든다.

<맹인의 강> 의미심장한 등장인물의 행동이 오싹함과 그가 품고있는 사연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게 만든다. 추리보다는 환상소설에 가까운 작품. 복수심이 강하면 죽어서도 복수한다는 옛날 옛적의 미신이 살짝쿵 가미 되었다.

<지문> 마약에 중독 된 친구의 이야기. 단순히 미친놈이라고만 생각했지만 그 친구의 손에 이끌려 이것저것 바라보던 중 친구의 말이 사실일 것 같다는 느낌을 갖게 되며 이야기가 끝난다. 추리하는 친구를 제 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며 결론(추리의 진위)은 독자에게 맡긴다. 사건과 동떨어져 있으면서도 추리를 즐기는 색다른 맛이 있다. 추리문학 시초의 작품이라고 생각하면 굉장하다. 그러나 초반에 다소 지루함. 구구절절이 너무 많다.

<불의 침대> 풍경 묘사로 시작 되는데, 덕분에 이 작품도 초반에 다소 지루함. 그러나 굉장히 자극적인 소재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수사하는 과정이 흥미롭다. 마찬가지로 열린결말. 흥미롭기는 하지만 미적지근하게 결말을 남에게 떠넘긴 느낌이 들기도 한다.

<여계선기담> 부자의 불행한 몰락. 그에 얽힌 괴담. 소문을 실제로 경험하고 공포에 질린 친구에게 그런 괴담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진상을 파헤친다. 이 작품 역시 초반에 지루하지만 다소 슬픈 사연들에 흥미롭게 바라보게 된다. 완전히 닫힌 결말로 가볍게 즐기기 좋은 작품.

<어머니> 진짜 깜짝 놀랐다. 그 어떤 사건도 없이 추리소설 한 편을 완성하다니. 놀라우면서 따듯한 이야기. 색다름 하나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추리하는 재미가 배가 되는 작품.

<무력한기록> “사랑이란 심장의 박약에서 오는 병적 마취의 작용이기 때문에 환자는 다소 중독성 도취를 느끼며, 격렬한 경우에는 생명을 위협할 위험을 동반합니다.” 정말 너무 매력적이었던 작품. 조지오웰의 <1984>가 절로 떠오르는 디스토피아적인 소설이다. 저자의 상상력에 감탄을 금치 못하게 되고, 이 시대에 이런 작품이? 싶어서 놀라움이 멈추지 않는다.

<이상하도다> 독특한 문체로 색다름을 전하면서도 동시에 흡입력이 강하다. 시대상이 가장 진하게 담겨 있으며 인간의 이기심과 아이러니함이 담겨져 있어 흥미로운 작품.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했다는 느낌이 든다.

-아무래도 시대적인 단어나 표현들 때문에 가독성이 다소 떨어지지만, 사실 이것이 고전을 읽는 또 하나의 재미이기도 하니까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정말 다양한 소재에 다양한 방식이 활용되는 초창기의 작품과 문학적인 흐름을 엿볼 수 있어서 더욱 재밌게 느껴진다. 지루하면 어때! 이런 시도를 했구나! 하며 알아가는 재미도 크기 때문이다. 특히 2권을 읽으며 출판사의 진지한 자세와 시리즈 출판 의의에 더 큰 감동을 받게 된다. 왜이렇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는지 의아하고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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