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쉼표를 넣은 곳에 마침표를 찍지 말라 - 인도 우화집
류시화 지음 / 더숲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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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화 시인의 <인생 우화>를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출간 되자마자 구입했던 <신이 쉼표를 넣은 곳에 마침표를 찍지 말라> 삶이 퍽퍽할 때 읽어야지 하면서 아껴두다가 지금이 딱 적기인 것 같아서 손에 집어들었다. 한국문학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하지만 모아서 엮은이가 한국 시인이니 그냥 넘어가는 걸로,, 아무튼 모든 일에 지치고 쉽게 화가날 때 읽으면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힐 수 있는 이야기집이다.

-삶이 버거울 때 우리는 이야기를 찾는다. 그러나 진한 여운을 남기는 이야기는 이럴 때 손에 잘 집히지 않는다. 내 삶이 버거워 타인의 힘든 삶을 함께 짊어지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유에서다. 용기를 얻고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이야기나 교훈과 깨달음을 주는 이야기를 통해 지금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면, 큰 도움을 받게 된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가 나오는 이유도 비슷하지 않을까. 잊고 지냈던 삶의 지혜와 동심을 통해 내가 처하는 삶을 다시금 바라보는 것이다. 우리의 옛 조상들은 그런 시민들의 마음을 잘 알았던 것 같다. 그리 단순하게 그리 큰 여운을 주는 이야기들을 만들어낸 것을 보면 말이다. 이것이 중요한 부분일지도 모른다. ‘쉽고 재밌게’ 읽으면서도 ‘많은’ 깨달음을 건네준다는 것. 양치기소년의 어리석음을 통해 거짓말은 나쁘다는 것을 배웠던 것 처럼 말이다. 인도의 우화는 특히 더 쉽고 재미있다. 종교적 향기가 짙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것마저 시대, 나라의 차이로 인식하면 크게 불편하지 않다. 우리는 그저 누군가의 지혜를 읽고 느끼고 생각하고 깨달으면 된다.

-작가의 역할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해 봤다. 류시화 시인은 좋은 글들을 독자들에게 전해준다. 혼자 보기 아깝고 많은 사람이 느꼈으면 하는 것들을. 작가는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임과 동시에 말로, 글로 통해 ‘전하는’사람이다. 만드는 사람만 있다면 아무도 그 글이 만들어졌는지 조차 알 수 없다. 전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야기를 전하는 이야기꾼의 역할도 중요하다. 다정하고 유쾌한 이야기들을 우리에게 전해주는 시인의 다정함에 더욱 열심히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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