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피가 흐르는 곳에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8월
평점 :
-황금가지 신작 서평단에 뽑혀서 빠르게 읽어보게 된 <피가 흐르는 곳에> 요즘 책읽을 시간이 없어서 협찬이나 서평단 활동을 못하고 있는데, 이야기의 제왕 스티븐킹, 게다가 이렇게 자극적인 제목이라니! 나도모르게 손을 들고 말았다. 결국 서평 마감일보다 지각을 했지만 잠깐잠깐 짬이 생길 때 마다 손에서 놓지 못하고 읽었다. 잔잔함 속에 내재 된 공포심으로 잔잔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 큰 소름이 돋게 만드는 소설이다.
-<해리건 씨의 전화기> - 한 번도 해보지 못했던, 어쩌면 누구나 한 번은 막연히 해봤을 상상. 무덤에서 울리는 전화기. 실제할 수도 있으면서 실제하지 않는 이야기로 은근한 공포심과 의문을 남기면서 1장을 화려하게 장식한다. 마지막에 전해지는 감동은 독자들로 하여금 오랜 여운을 느끼게 한다.
<척의 일생> - 도대체 뭘까? 하는 의문으로 시작해서 소름으로 2막을 지나고 감동으로 클라이맥스로 들어가 감탄을 잊지 못하는 내용이다. 제대로 된 역발상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피가 흐르는 곳에> - <미스터 메르세데스> 등장인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속편소설이다. 나는 이전 작품을 읽어보지 못해서 어리둥절 했지만, 그럼에도 충분히 재미있었고, 메르세데스를 읽어봤다면 분명히 만족스럽게 읽을 소설이다. 기발한 상상과 풍부한 정보는 그렇다치고, 주인공이 너무나 매력적이라 다시 한 번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이 속편 때문에 메르세데스 시리즈를 읽게 될 것 같다.
<쥐> - 어렸을 때 누구나 한 번은 해봤을 상상에 소름돋는 결말을 더했다. 이 단편의 하이라이트는 ‘자신이 내뱉은 말에 책임을 져야’한다고 은근히 전하는 내용이 아닐까. 핑계댈 것은 하나도 없다며 짜릿한 행복과 동시에 영원할 트라우마, 죄책감을 안겨주는 내용에 경악을 하게 된다.
-스티븐 킹의 이야기가 독자들은 공포에 잠기게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인간이 두려워하던 것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것이 심리적인 것이든 신체적인 것이든 막연히 생각하던 것들을 이야기로써 눈 앞에 생생하게 들이미는 것이다. 막연히 상상만 해봤던 것들, 흘러가더라도 잠깐은 상상해본 것들. 그것들을 눈앞에 들이대며 ‘네 상상의 결말은 이거야’ 하고 말하는 것이다. 상상의 현실화(실제로는 글일 뿐이지만)와 그 결말에 독자들은 놀람과 당혹스러움, 소름과 충격을 함께 받게 되는 것이다.
-그가 이야기의 제왕이라고 불리는 이유를 <피가 흐르는 곳에>를 읽으면 확실하게 알 수 있다. 딱 꼬집어 말하기에는 나의 문장력이 너무 부족하다. 일단 그냥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스티븐 킹이지 않은가. 장르문학의 제왕 황금가지이지 않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