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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관의 살인 ㅣ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권일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미로와 살인, 그리고 숨막히는 연쇄살인이라는 카피들. 책 표지는 다소 심심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유혹 투성이었던 소설 <미로관의 살인> 알라딘에서 중고로 구입해두고 아껴두던 소설이다. 일하느라 바빠 책을 잘 못읽으니 더욱더 좋아하는 장르를 읽고 싶어서 안달이 난다. 호러를 읽고 싶었지만 마땅한 책이 안보여서 책더미중 제일 마음에 드는 책으로 손에 집어들었다. 어쩔 수 없게도 “역시 장르문학은 일본”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질질 끌지 않는 진행 속도와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자극적인 장면들에 푹 빠져들어 읽어내려갔다.
-미로로 구성 된 지하주택 미로관. 집주인인 노작가의 환갑파티에 초대 된 네 명의 작가와 편집자 부부, 평론가와 미스터리마니아. 그들은 약속시간이 지나도 노작가가 나타나지 않아 걱정하던 중 그의 비서인 오노가 그의 자살소식을 알리며 등장해 기겁을 한다. 노작가는 자신의 제자들의 발전을 기대하며 제한시간 안에 미로관을 배경으로한 중편 추리소설을 작성해 1등으로 뽑힌 사람에게 자신의 유산 중 일정부분을 상속한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슬픔과 당황 속에서 시작 된 콘테스트. 첫 째날 다같이 모여 술을 마시다 홀로 작품을 쓰겠다고 나간 한 작가가 다음날 처참한 몰골의 시체가 되어 발견된다. 그가 작성하던 소설과 같은 모습으로 죽어있다는 사실을 알고, 사람들은 겁에 질리게 된다.
-진행 속도가 굉장히 빨라 답답하거나 지루한 느낌은 전혀 없지만, 오히려 너무 빨라 숨이 막히는 느낌도 들었다. 정말 쉴 틈 없이 클라이맥스로 달려가는 느낌이랄까? 그만큼 재미도 있었지만 너무 다급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쉬운 마음은 감출 수가 없다. 거기다가 살짝 진부하다 싶은 트릭과 반전으로 범인과 트릭이 쉽게 예상이 가능하다는 아쉬움도 한 몫 한다. 그럼에도 초반에 “역시 장르문학은 일본”이라고 적은 이유는, 자극적이고 색다른 묘사들과 도전적인 살해방법, 하나의 트릭을 다중으로 활용하는 방법같은 것들이 독자들의 놀라움을 자아내며 동시에 ‘맞추고싶다’는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그렇기 때문에 ‘에이’ 하는 자만의 아쉬움이 생겨나는 걸지도 모른다. 거기에 끝까지 독자와 팔씨름 중인 손을 놓지 않으려는지 에필로그까지 깨알같은 반전의 즐거움을 담아뒀다. 또 A와 B. 두 가지 결말 중에서 선택하고자 하는 답안지, 네가 추리한 결과가 맞았거나 아니면 완전히 틀렸거나. 알아서 선택해라.는 식의 결말은 독자에게 더욱 큰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 작가. 한 번 해보자는거야? 라는 도전적인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이다.
-아쉽게도 이 저자의 다른 책들을 찾아서 읽어보기는 해도, 관 시리즈는 과연 두 번 읽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항상 시리즈물은 등장인물이 80%를 차지한다! 는 이야기를 하고 다니는데, 이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에 가까운 인물이 굉장히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거만하고 재수없어서 읽는데 얼마나 인상이 쓰였는지. 아무튼간에 자극적이고 여러가지 장치와 트릭, 반전을 즐기고 싶었던 독자분들에게 <미로관의 살인>은 딱 맞는 소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