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원했던 것들
에밀리 기핀 지음, 문세원 옮김 / 미래지향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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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지향 출판사에서 선물로 보내준 도서 <우리가 원했던 것들> 쉽게 읽어내려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집어들었는데, 예상보다 더 짙고 풍부한 내용이라 천천히 읽어야 했다. 마음이 쓰리고 가슴이 따듯해지는 이야기다. 그러나 단순하게 말하기에는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나 담고 있는 것들이 너무도 많다. 재미는 재미대로, 교훈은 교훈대로 알차게 꽉꽉 차있는 소설이다.

-인종차별적인 멘트가 붙은 성적인 사진 한 장이 SNS를 통해 퍼져나간다. 가해 학생으로 지목 된 아이의 엄마는 자신의 아이가 한 행동에 충격을 받는다. 그녀는 피해 여학생을 걱정하며 어떻게 하면 이 사건이 마음의 상처로 남지 않을까 고민한다. 반면 홀로 아이를 키워온 피해 학생의 아버지는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피해학생은 제발 이 사건이 조용히 묻히길 바라면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아버지와 계속해서 부딪히게 된다.

-우리가 잊고 살았던 것, 어쩌면 가장 중요하면서도 쉽게 망각하게 되는 것들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소설이다. 어떠한 사건을 계기로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고, 현재를 바로잡으려고 노력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니나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그러다 그녀는 많은 생각과 변화 속에서 고통받으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길을 선택한다. 또한 그녀는 용서받기 보다는 상대방의 마음을 우선 생각하고 벌은 온전히 받기를 희망하는 용기를 지녔다. 몇 번을 사과해도 상처받은 이들에게는 아주 작은 몸짓이라는 것을 알고있는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면 저도모르게 응원을 건네게 된다. 니나가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름답게 느껴질 정도이다. 물론 현실 세계에서 니나처럼 살아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독자들은 그녀를 바라보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볼 기회를 얻게 되고, 많은 것들을 배우게 된다. 특히나 그녀의 많은 용기에 대해서.

-니나의 행동과 원하는 삶을 쟁취하려는 노력도 아름답지만, 톰과 라일라가 보여주는 모습들도 큰 감동을 선사한다. 알코올중독 아내가 집을 나가고 홀로 아이를 키워낸 사랑과 노력. 그것들을 잘 알고 있음에도 사춘기 시절을 보내는 라일라는 자꾸만 아버지와 어긋나게 되는데, 사건이 발생한 이후 조용히 지나가길 바라는 딸과 가해자를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아버지는 더욱더 어긋나게 된다. 그런 그들이 보여주는 각자의 마음과 끝없는 사랑, 그리고 화해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독자들을 감동에 빠트리게 된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정말 많은 책이었고, 후반부로 갈 수록 등장인물들에 온 마음을 다 하게 되어서 감정적으로 힘들게, 동시에 더욱 따듯하게 읽어내려갔다. 문제는 읽고 쓰는 시간이 줄어서 그런지 좋은 서평을 쓰지 못한다는 것.. 이 보잘것 없는 서평도 삼일을 붙잡고 끙끙거리다 겨우 써냈다. 이렇게 좋은 소설을 선물해준 미래지향 출판사에게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 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책 카페에서 읽으시면 안 됩니다.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슬퍼서가 아니라 너무도 따스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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