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우타노 쇼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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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히 까다롭고 솔직해 추천작들을 믿고 읽을 수 있는, 책 취향이 잘 맞는 지인이 추천해준 도서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우타노 쇼고 작가는 <밀실살인게임>시리즈를 읽으면서 입덕하게 된 작가인데, 그의 작품 중에서도 이 작품이 특히 명작이라는 말에 구입해두고 아끼고 아끼다 일본장르문학이 미친듯이 끌려서 손에 집어들었다. 솔직히 후반부에 들기 직전까지도 지루해서 아니 도대체 이 작품이 뭐가 재밌다는거지? 라며 실망하고 있었는데, 독자를 완전히 가지고 놀았다고 할 수 있는 반전에 혀를 내두르며 몇 번이나 앞으로 되돌아가 읽은 장면을 다시 곱씹어 봐야 했다.

-주인공 나루세는 자유분방한 성 생활을 즐기면서도 여러가지 일을 하면서 일정한 생활패턴을 지키는 착실한(?) 삶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날 고등학교 후배의 부탁으로 뺑소니 사건의 진실을 찾기 위해 어렸을때 잠깐 해봤을 뿐인 탐정일을 얼떨결에 맡게 된다. 한편으로 자살하려던 사쿠라를 구한 후 연락과 만남을 지속하던 와중에 나루세가 하는 일을 알게 된 사쿠라는 위험한 일은 하지 말아달라고 나루세에게 부탁한다. 그러나 자신의 실패를 용납할 수 없던 그는 사쿠라 몰래 조금씩 사건의 중심으로 들어간다. 그러다 목숨의 위협을 받게 되는 상황이 오게 되는데.

-초반에는 서로 전혀 상관 없는 것 같은 이야기들이 산발적으로 펼쳐지면서 진행까지 더뎌 지루함이 느껴진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거지?’ 라거나 ‘언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 되는거야?’ 라는 생각을 하며 저자 이름도 몇 번이고 다시 확인했다. (내가 아는 우타노 쇼고가 맞지?) 솔직히 지루해서 몇 번이나 포기할 뻔했다. 그러나 반전이 드러나면서 이 모든 생각이 싸그리 사라지고 ‘이 작가 진짜 미친거 아니야?’ 라고 감탄하며 앞부분에 던졌던 미끼들을 다시 확인하러 가야했다. 독자들의 뒷통수를 세게 때리며 완전히, 제대로 가지고 놀아 버린다. 반전이 너무 엄청나기 때문에, 반전을 이야기 하지 않고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서평을 길게 쓸 수도 없을 지경이다. 다만 ‘엄청난 반전’ 이라거나 ‘영화화 될 수 없는 비운의 명작’ 이라거나 ‘누구도 절대 스포하지 않는 소설’이라는 독자평이 정확하다는 것은 말할 수 있다. 이 이상으로 이 소설을 잘 표현한 서평들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저자가 반전을 위한 미끼를 몇 가지 던지기는 하지만, 사실 반전을 위한 트릭은 전혀 쓰지 않았다. 독자 스스로 반전을 만들어내는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독자를 더욱 경악에 빠트리고 더욱 완벽한 반전 소설이 탄생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한동안 벌린 입을 닫을 수 없었다. 반전을 알고 다시 읽으니 초반에 지루하게 느꼈던 내용들도 꼼꼼하고 차분하게 읽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정말 많지만, 혹여나 실수로 다른 누군가의 즐거움을 빼앗게 될 까봐 여기까지 해야겠다. 정말 할많하않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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