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대 감기 소설, 향
윤이형 지음 / 작가정신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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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고 싶다고 절실하게 바라면서도 도저히 써지지 않는 나날을 보내다 한국 현대문학의 섭취가 너무 부족하다는 자각을 하게 됐고, (아무래도 번역문을 많이 읽다보면 자꾸만 어색한 문장이 나오게 된다.) 한국문학을 자주 읽으려고 노력 중이다. 마침 작가정신 이벤트에 당첨 되어서 한국 문학을 잔뜩- 받아 버려서 소설향 시리즈부터 하나씩 정복 중이다. 이번에 집은 책은 <붕대 감기> 개인적으로 책을 읽을 때는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기분을 느끼는 것을 좋아해, 어떤 내용의 소설인지 절대 찾아보지 않는다. 뒷표지의 책소개도 책을 다 읽은 후에 읽는 편이다. 그래서 이 소설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조금도 모르는 상태에서 펼쳐들었는데, 페미니즘 소설 느낌이 나서 처음에는 다소 불편하게 읽었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 수록 단순한 페미니즘적인 이야기를 넘어서는, 여성의 우정과 삶, 옳고 그름에 대한 내적 갈등이 담겨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저자는 책에 등장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이 그들과 함께 고민하고, 생각하게 만들어준다.

-페미니즘 관련 된 것은 무엇이든 좋아하지 않는다. 그게 예술이든 사람들과의 대화든. 여러 감정이 복잡하게 들기 때문인데 공감이 너무 잘 되어서 답답하기도 하고 왜 저렇게까지 생각하는 걸까, 싶기도 그 반대로 생각이 드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그렇다. ‘페미니즘’이라는 단어 아래에 각자의 생각은 실로 다양해 과연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같은 단어 아래에서 말다툼이 일어나는 경우도 참 많다. 공기가 턱턱 막히는 기분이 드는 것이다. 아마 한쪽으로 과격하게 치우쳐진 사람이 아니라면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지 않을까? 하는 의문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적어도. 윤이형 저자는 나와 비슷한 생각들과 고민들을 했던 것 같다. 페미니즘적인 고민이나 혼란을 한 번도 겪지 않은 여성은 없을 것이다. (아마 몇몇의 남성분들도) <붕대 감기>는 그런 우리들의 마음을 똑바로 대변하는 듯한 내용에 위로와 격려의 손길을 보내준다.

-이 소설은 단순한 페미니즘을 넘어선 곳에 자리하고 있다. 어떻게 이럴 수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여성들의 고민과 갈등, 특성이 잘 담기어져 있다. 그렇게 때문에 그럴 의도가 없었더라도 자연히 페미니즘적인 색채를 띌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무작위적으로 보이지만 조금씩 연결되어있는 여성들 각자의 이야기가 이어져 어쩌면 하나일 고민과 혼란이 되고 어쩌면 그래서 독자들의 마음으로 더 깊숙이 스며드는지도 모른다.

-<붕대 감기>라는 제목처럼 우리의 갈라진 가슴에 붕대를 감아주고 싶어서 탄생한 소설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든다. 찬란한 밤에 혼란스러운 가슴을 안고 고민하는 여성들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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