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바다 - The Old Man and the Sea 원서 전문 수록 한정판 새움 세계문학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20년 12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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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나는 최근에 운이 없었을 뿐이다. 하지만 누가 알겠나? 어쩌면 오늘은 다를지. 매일매일은 새로운 날이지. -35p
그렇지만 인간은 패배를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어. 인간은 파멸당할 수는 있을지언정 패배하지는 않아. -10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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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움 출판사 서포터즈로 받아보게 된 <노인과 바다> 이정서 번역가가 번역했다 해서 소리 먼저 지른 후 일 좀 많이 했으면 좋겠다는 나의 리뷰를 봤나 해서 살짝 두근거림도 느꼈다. (그만큼 요즘 이정서 번역가의 활동이 활발하기 때문이다.) 뭐 그가 나의 리뷰를 봤든 안봤든 나는 그의 새로운 번역 작품이 출간 되었다 해서 놀라움과 반가움을 느꼈고, 게다가 <노인과 바다>라니. 짜릿함 까지 느꼈다. 어린 시절 이 작품을 읽은 후 부터 바다는 대지의 어머니라 여기며 바다에 갈 때마다 알 수 없는 웅장함과 전율을 느끼게 되었는데 이 작품을 그가 번역 하였다니. 기대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역시는 역시. 기존에도 완벽에 가깝게 느꼈던 작품을 이번에는 더욱 큰 전율을 느끼며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고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가장 먼저 던져본다. 우리는 이 책을 읽으며 무슨 생각을 떠올렸는가. 세상에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은 없으며 바다는 위대한 어머니이다? 과연 헤밍웨이는 단순하게 이런 내용을 우리에게 전하고자 했을까? 좀 더 깊숙히 들어가보면 “결국 그(노인)가 얻은 것은,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라는 질문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노인과 바다>를 읽으며 얻을 수 있는 것은 이 질문에서 부터 시작한다. 우리가 찾아 헤메는 모든 질문은 이 책 속에 존재하며 동시에 존재하지 않는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올바른 번역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이전에 읽어본 소설과 같은 소설임에도 완전히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이정서번역이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렇다면 “그가 얻고자 하는”것은 무엇이었을까. 주변 사람들의 비웃음과 동정을 받으면서도 끝내 도움은 받지 않으려던 노인은 홀로 바다에 나가 커다란 물고기와 외롭고 긴 싸움을 한다. 그는 단지 대어를 낚아 주린 배를 채우려는 것이 아니다. 그는 단순한 이유가 아니라 스스로를 시험하며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악전고투를 하는 것이다. 그가 얻고자 하는 것은 단순히 실물적인 것이 아니라, 손에 잡히지는 않지만 그보다 더 귀한, 인내와 열정이 아니었을까. 그렇게 “그가 얻은 것은” 무엇보다 값진 기억과 스스로의 한계를 시험하고 이겨낸 경험이 아닐까.

-노인과 바다는 짧은 페이지에 쉽게 읽히며 그 속에 많은 것들이 알차게 담겨져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으며 읽혀져 왔다. 정작 헤밍웨이 본인은 숨겨둔 이야기 따위는 없다고 이야기 하지만, 우리는 <노인과 바다>를 읽으며 많은 것들을 생각할 수 있다. 이 짧은 소설 한 권으로 실로 놀랍도록 많은 이야기들을 주고 받을 수 있다. 그의 도전과 모험은 단순히 먹고 사는 문제,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것을 떠나 인간의 삶을 고스란히 담고 있기 때문이다. 가진 것이 없어도 삶을 무덤덤하게 바라볼 수 있는 자세, 굴복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이어나가는 굳건함 속에는 이 세상에 태어나 수 많은 시험을 통과해 나가며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겹쳐진다. 또한 자신이 싸워야 하는 상대방 또한 존중하고 사랑하는 모습을 바라보다 보면 저절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특히 나는 이 책을 읽을 때 마다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가지게 되는데, 자연을 우리의 삶과 연계하며 그 자체의 아름다움을 완벽하게 표현한 책은 이 세상에 단 한 권 <노인과 바다> 뿐이라 감히 말하고 싶다.

-특히 이번 새움출판사에서 출간 된 버전은 원문을 함께 볼 수 있으며, 이정서 번역가의 섬세한 직역이 더해져 더 진한 감동을 느껴볼 수 있다. 이번에도 책을 읽으며 “어쩌면 이 사소한 단어들로 완전히 다른 책을 읽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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