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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우노메 인형 ㅣ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10월
평점 :
-이 년 전 이맘때 읽었던 <보기왕이 온다> 흥미로운 스토리에 짜릿한 공포를 느낄 수 있어 감탄에 감탄을 마지않았던 소설. 그 소설의 후속작 <즈우노메 인형>이 드디어! 출간 되었다. 출판사에서 모집한 첫 서평단에 뽑혀 빠르게 읽어 볼 기회를 얻게 되었다. 책을 읽는 내내 작년과 같은 생각을 했다. ‘올 한 해 최고의 호러 소설을 올해가 끝나기 직전에 갱신했다.’
-마감 직전에 연락두절이 된 작가를 찾아 그의 집으로 간 후지마는 충격적인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두 눈이 사라진 채로 죽어있는 시체. 그리고 그 곁에 있던 한 편의 원고. 같이 갔던 이와다는 그 원고를 몰래 빼돌려 읽고서 후지마에게 이야기 한다. ‘자살이 아니야. 이 원고가 원인이야’ 호기심에 사로잡힌 후지마는 원고를 읽기 시작한다. 이와다에게 괴기 현상이 발생하면서 원고를 읽으면 저주에 걸린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지마는 죽은 작가의 후임자인 노자키와 그의 약혼녀이자 영능력자인 마코토의 도움을 받아 저주의 근원을 향해 다가간다.
-첫 페이지를 넘겼을 때 부터 스릴감이 폭팔한다. 처음부터 감탄하면서 페이지를 넘겼는데 넘기면 넘길 수록 더욱 큰 감탄이 새어나온다. 단순히 호러적인 연출을 위해 넣은 줄 알았던 장면이 뒤에서 계속해서 연결 되면서 놀라움을 자아내는 것이다. 스토리 자체만으로 흥미롭지만 구조적인 부분에서 독자를 완전히 자빠뜨려 버린다. 중간에 빠져나갈 구멍도 없으며, 빠져나가고 싶지도 않게 만드는 것이다. <보기왕이 온다>로 화려하게 데뷔한 사와무라 이치는 <즈우노메 인형>을 통해 자신의 실력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전작보다 훨씬 더 좋아졌기 때문에 저자의 앞으로의 활동이 너무 기대 된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유년시절에 고통받는 아이들이나 학교에서의 왕따 문제를 고찰하고 있어 호러적인 볼거리에서 더 나아가 생각할거리 또한 던져준다. 그런 내용이 스토리를 망치기는 커녕 현실적으로 스토리에 살을 붙여 더욱 크게 다가오게 만든다. 중간중간 회수 되지 않은 떡밥들이 존재하는데, 보통은 떡밥이 전부 회수되지 않으면 기만 당한 기분이 들거나 다음 화를 기다리게 되는데 <즈우노메 인형>은 그 자체로 독자에게 충분한 전율을 선사한다. 트집잡을 곳이 단 한 곳도 없는 소설이다.
-솔직히 만족스러운 호러 소설을 찾아보기가 굉장히 힘든 것이 사실이다. 현실감을 높인 미쓰다 신조의 작품이 오글거리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거의 유일의 호러 소설이었는데 사와무라 이치의 작품들 은 독자들이 진정 기다리던 공포가 아닐까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