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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한 것들의 기록
안리나 지음 / 필름(Feelm) / 2020년 8월
평점 :
-타투이스트 안리나의 <불완전한 것들의 기록>이 에세이 맛집 필름 출판사에서 출간 되었다. 어느 순간 부터 필름 출판사 신작 소식이 들리면 찾아보게 되었는데, 이번 신작이 (이렇게 말하면 저자에게 죄송스럽지만) 한창 페이스북이 활발 할 때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온 몸에 문신을 새긴 사람’의 이야기라는 점이 큰 흥미를 끌었고, 결국 손에 집어들게 되었다. 처음 그녀가 세상의 이목을 끌기 시작했을 때에는 나조차도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봤었던 기억이 있다. 무엇보다 ‘사람들의 시선을 어떻게 견디려고 저런 선택을 하였을까’ 라는 생각이 가장 강했다. 개인적으로 타투에 대해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그 쓸데 없다는 ‘남 걱정’에 그녀를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갈 수록 무너지지 않고 꿋꿋한, 이제는 성공한 1인기업의 발열에 올라선 그녀가 너무나 멋지게 보였기 때문에 버티고, 올라갈 수 있었던 그녀의 이야기가 너무도 궁금했다. 책을 읽는 내내 사소한 문장에도 눈물이 쏟아졌으며, 다 읽은 후에 어쩐지 큰 위로를 받아버렸다는 기분이 들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녀의 몸에 새겨진 것들만 바라보고 그녀를 제대로 쳐다보지 않았다. 겉모습으로만 그녀를 판단하고 이야기 했다. 그런 그녀가 너무도 담담하게 풀어내는 진솔하고 사랑이 가득한 이야기 들은 그 자체로 위로가 된다. 가끔 누군가의 힘들었던 기억, 그러나 그걸 딛고 일어난 모습을 바라보는 것 자체로 위로가 될 때가 있다. 그녀의 이야기가 독자에게 그렇게 다가온다. 꿋꿋하게 걷고, 사랑하고, 조금씩 성장해 나아가는 삶. 생각보다 더 여린 목소리가 담긴 그녀의 글은 유난히 힘든 시기를 보내는 사람들에게 작고도 확실한 위로를 건네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놀란 부분은 그녀가 온 몸에 문신을 새긴 이유다. 그녀의 성공은 그녀가 서울로 무작정 상경 했을 때 이미 정해져 있는 결과였던 것이다.
-가볍지만 따스한 이야기를 읽고 싶다면, 유난히 힘든 하루하루를 견디어내고 있는데 무엇이 힘든지 알 수 없다면, 쉬지 않고 걷고 있음에도 미래가 막막하게 느껴진다면. 그녀의 삶을 조금 들여다보면 분명 큰 위로가 될 것이다. 그녀가 건네는 위로는, 꾹 참고 있던 눈물을 밖으로 빼내어 속 시원히 울게 해주는, 그럼으로 독소가 쌓이지 않고 나아갈 용기를 주는 위로이다. 별것 아닌 문장에 소리내어 울고 팅팅 부운 눈으로 잠들어, 다음날 상쾌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던 나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