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몽땅 떠났습니다 - 엄마가 떠나고 여행이 시작되었다
김지수 지음 / 두사람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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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가 필요했다. 우리 가족의 잿빛 추억을 희석할 그 무언가가. -16p’ 저자는 그래서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와 아들과 함께 미국 서부로 여행을 떠났다. 로즈가 떠나고 급하게 사진을 정리하고, 로즈가 머물던 자리들을 정리하고 최대한 생각하지 않으려고 많은 시간을 생각했다. 나도 무언가가 필요했다. 나의 기억을 희석해줄 무언가가. 그러던 차에 <그렇게 몽땅 떠났습니다>를 알게 되었고, ‘몽땅’과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라는 문구에 홀린듯 책을 집어 들었다. 당장 떠나지 못하는 나를 대신해 누군가 떠나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와 동시에 읽어서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참 즐겁게 읽었다. 좌충우돌한 스토리와 아름다운 사진들은 모든걸 잊고 책 속 저자의 여행담에 푹 빠지게 하기에 충분했다.

-저자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회사에서 선물받은 안식년 휴가를 이용해 아버지와 아들과 함께 미국으로 떠나게 된다. 여행을 계획하는 일 부터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어쨌든 삼대가 함께 하게 된 의미있는 여행. 미국에 거주하는 누나네 가족과 만나 함께 서부의 아름다운 자연을 만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우여곡절과 좌충우돌 그리고 감동적인 여행 이야기.

-여행이야기가 이렇게 재미있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흥미로웠다. 마치 서스펜스 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 특히나 이 글이 저자가 직접 경험한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 더욱 흥미진지하게 읽혔다. 사라진 아버지, 맥도널드에서 갑자기 토악질을 한 아들 등의 상황에서 당황하거나 두려운 감정에 휩싸인 저자. 그 다음 장면에서는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호기심에 페이지를 멈추지 못하고 넘겼다. 거기에 내가 알지 못하는 환상적으로 아름다운 자연의 경관이 쉬지 않고 날아들어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다. 개인적으로 여행 에세이는 집중을 잘 하지 못하는 편인데(그닥 좋아하지도 않는다) 거의 처음으로 소설을 읽듯 즐겁게 읽을 여행 에세이 였다. 저자의 다음 도서를 고대할 정도다.

-완벽한 여행 정보 서적을 찾는다면 추천하지 못할 도서다. 그러나 막연히 어딘가 떠나고 싶은 사람, 미국 서부에 대한 로망이 있는 사람, 부모 자식과 함께 해외 여행을 하고 싶은 사람, 여행의 기승전결(여행의 계기부터 계획, 성공과 실패의 스토리 그리고 귀가) 스토리를 보고싶은 사람에게 더 적절할 도서다. 게다가 ‘완벽한’ 여행 정보 서적은 아니라고 했지만, 저자가 직접 부딪히며 경험한 여러가지 팁들도 얻을 수 있어서 굉장히 유익한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어린 아이와 함께 여행할 때 주의할 점 이라던가, 미국 서부를 즐길 수 있는 깨알같은 정보들은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에게 분명히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두어번 눈물이 흘렀다. 덤덤해 보이는 저자의 글 속에 담긴 감정이 어떤 것일지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다. 한 권의 소설을 읽은 것 처럼 감동과 재미를 느끼면서 동시에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책이었다. 미국 서부를 한 번도 가보지 않았는데, 가고 싶은 사람이나 가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강력 추천하고싶은 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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