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다신조 집시리즈 최종편 {마가}

마가 ㅣ 스토리콜렉터 79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9년 12월

-집 시리즈는 화가>흉가>재원 3부작 이다. <마가>는 작가가 집 시리즈로 의도하고 출판한 작품은 아니다. 그러나 어린 아이가 주인공이라는 점, 집에서 발생하는 괴이현상이라는 점 등 집 시리즈와 매우 비슷한 양상을 띄기 때문에 일본 팬들에 의해 암묵적으로 집 시리즈가 된 작품이다. 번외편 혹은 최종편이라 생각하면 될 듯 하다. 아쉽게도 <재원>은 아직 국내 미계약 상태라 출간 되지 않은 상태. 마가를 집 시리즈의 제 3권 이자 마지막 권으로 오해하고 계신 분들이 꽤 계신 듯 하여 정리해 보았다.
원작의 표지 디자인 느낌을 그대로 살려서 더욱 예쁘게 책을 뽑아서 감탄사가 흘러나온다. 표지디자인 만으로 책의 소장 욕구가 불타오르게 된다. 북로드..정말 칭찬해...

-엄마의 재혼으로 새아버지와 함께 살던 유마는 어느날 새아버지의 해외 발령으로 잠시동안 삼촌에게 맡겨지게 된다. 평소 좋아하던 삼촌과 함께 지낸다는 생각에 신나있던 유마는 삼촌이 자신의 집이 아니라 숲 속에 있는 별장으로 데려가고, 심지어 단 둘이 아니라 삼촌의 애인과 셋이 함께 지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실망하게 된다. 실망도 잠시, 삼촌이 들려준 저택 뒤 숲의 으스스한 이야기와 첫날밤 한밤중 화장실에 가는 유마의 눈에 띈 검은 형체에 커다란 공포심을 느끼게 된다. 어느날 밤, 그 검은 형체가 유마에게 천천히 다가오는데...

-왜 일본의 미쓰다의 팬들이 이 작품을 ‘집시리즈’에 포함 시켰는지 알 것 같다. 총명한 어린 주인공. 기묘한 사연으로 갑자기 이사하게 되는 전개. 집에 얽힌 오싹한 사연으로 발생하는 괴이현상까지 전부 집 시리즈 그 자체였다. 개인적으로 이번작품이 특히 좋았던 이유는 억지스러운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는 점이다. 흉가와 화가 같은 경우에는 어린아이들이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어른인 것 같은 억지스운 부분이 있어서 불만스러웠는데 이번 작품은 그저 총명한 어린아이에 불과하게 느껴져서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또한 열린 결말이 아니라 닫힌 결말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다만 이 작가 여운을 주는 걸 굉장히 좋아하는지, 이번에도 마지막에 싸-한 느낌을 주려고 노력한 부분은 꽤나 우스웠다.

-역시 믿고 읽는 미쓰다 신조의 작품 답게 생동감이 넘쳐서 책 속으로 금방 빠져들게 된다. 이번 작품에서는 현실과 허구를 섞은 느낌이 없어서 ‘소설’을 읽는 느낌이 물씬 풍겼는데도 불구하고 생동감이 넘쳐서 깜짝 놀랐다. 그리고 이 작가의 가장 큰 매력은 쉴 틈 없는 반전이라는 것이다. 이거 이제 이런식으로 전개 되겠지!? 하며 두근두근 읽는데 예상하지 못한 이야기로 전개 돼서 나도 모르게 작은 탄성을 내뱉게 된다. 덕분에 이야기가 도대체 어디로 튈지 몰라 더욱 긴장하고 책을 읽게 된다. 이제 미쓰다 작품에 뛰어난 몰입도와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스토리 진행 방식, 문체를 이야기 하는 것은 너무 진부한 것이 되었다.

-물론 아쉬운 점은 있었다. 미쓰다 신조의 작품들은 전통적인 호러나 괴담과 달리 현실감 있게 스토리가 전개 되는데(귀신만 나오거나 괴이현상만 나오거나 끝내 미스터리하거나 하지 않고, 어쨌든 사람이 했던 일이라던가 식으로 조금 더 현실적으로 풀어나가는 편이다) 이번 작품은 그런 경향이 조금 더 짙어서 공포심이 조금 덜했다는 점이 아쉬웠고 결말부분이 조금은 ‘오바’했다 라고 느껴져서 반전이 다 끝난 후 마지막에 김이 팍 새버렸다는 점이 아쉽게 느껴진다.
그러나 미쓰다 신조는 미쓰다 신조! 책을 읽는 동안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