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개
추정경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람의 밑바닥에 두 갈래 길이 있더라.

두 길 중 하나는 심연이고 다른 하나는 나락이다.

상처를 껴안으면 심연으로 내려가는 거고

발버둥 치면 나락으로 떨어지는 거지. -167_8p

사람들은 처절한 이야기를 좋아해.

기억의 바닥에 가장 오래 남은 건 미담이 아니야. -360p

-필자가 꼽은 글귀를 보면 어두운 색체가 다소 짙은 소설임을 알 수 있다. 특히나 청소년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기에 다루기 어려운 소설이라 서평 남기기 괜히 조심스러워진다. 동시에 그렇기 때문에 할 이야기가 굉장히 많은 소설이기도하다.

-테니스 유망주로 이름 날리던 18세 임석. 자신의 라이벌이자 자신에게 투자하는 스폰서 KDC 그룹의 아들 구성구의 제안을 받아 시합이 끝난 어느날 KDC 회장의 별장인 양촌으로 향하게 된다. 유소년 테니스 선수들이 모인 자리에서 다같이 먹고 즐기며 테니스 시합을 보던 임석은 구성구와 함께 다른 아이들보다 먼저 자리를 뜨게 된다. 구성구의 차를 타고가던 중 정신을 잃고 쓰러진 임석은 눈을 떠보니 교통사고 가해자가 되어 있었다! 억울하게 감별소에 들어간 그는 믿었던 친구의 배신과 자신을 둘러싸고 발생하는 혹은 발생했던 사건 사고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하고 파악하며 위협받는 선수 생활을 과연 지켜낼 수 있을 것인가? 절망에 빠진 임석은 검은 개에게 대항하는 것과 가만히 물리는 것 중 과연 어느 선택을 할 것인가?

-표지 디자인 부터 살짝 얘기하고 넘어가야 하겠다. 어두운 색감에 테니스 채, 그 안에 철장 문으로 보이는 문과 날아오는 거대한 공과 핏자국이 책의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 처음 책을 봤을 때는 너무 적나라하게 ‘테니스!’ 라고 외치고 있어 단순하다고만 생각 했었는데 책을 다 읽고 나서는 표지 디자인의 섬세함에 놀라게 된다.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쉽게 알 수 없는 테니스를 주제로 독자들을 어렵지 않고 쉽게 그 세계 속으로 빠져들 수 있게 테니스에 대한 상세한 그림을 그려주며 독자들은 그 속에서 현실을 적나라하게 마주하게 된다. 미래의 선수. 유망주로 신문에도 올라가는 어린 소년의 인생. 그리고 그런 소년을 데리고 이득을 보기위해 서슴없이 비열한 행동을 하는 어른들. 아이를 ‘상품’으로만 보는 시선은 읽는이로 하여금 불편함을 느끼게 만들기도 한다. ‘임변’ 이라는 캐릭터는 이런 상황 속에서 전적으로 아이들의 편이 되주는 빛같은 존재로 다가온다. 힘들었던 자신의 과거를 기억하며 힘든 현실에 처해있는 아이들을 믿고 도와주며 아이들을 대하는 어른들의 행동을 중간으로 조절 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테니스라는 설정도 흥미롭지만, 유망주의 주변에서 생기는 각종 사건 사고들로 독자들을 또 한 번 끌어당긴다. 어른들이 아이들을 대하는 양면적인 이기심과 사랑의 모습은 현실적이기도 하면서 적절히 중간을 유지하며 독자들을 너무 불편하게 만들지 않으면서 임석이 느끼는 감정과 점차적으로 발전하는 현실을 파악하는 능력과 하나 둘 밝혀지는 진실과 반전으로 독자를 단숨에 책 속으로 불러들이는 동시에 손에서 떼어낼 수 없게끔 만든다.

-글이 너무 길어질 까봐 자제할 수 밖에 없는데, 아이들을 대하는 어른들의 모습과 스포츠를 잘 모르는 독자들에게는 그들만의 생활을 보여주며 감별소에 들어간 아이들의 적나라한 생활 모습들 등 이야기할 거리가 많기 때문에 독서모임 도서로 추천하고 싶다! 책이 다소 두껍다는 단점이 있지만.. 시간이 많다면 한 번 시도해보면 좋을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