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때 까지 긴장의 끈을 놓으면 안된다 올 여름 최고의 스릴러 - 초크맨

초크맨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7월

끝날 때 까지 긴장의 끈을 놓으면 안된다 ! 
올 여름 최고의 스릴러

C.J.튜더 - 초크맨

깜찍한 듯 섬뜻한 표지가 가장 먼저 우리를 반겨준다. 한국에서는 졸라맨 이라고 불리는 막대모양의 사람 그림이지만, 초크맨의 표지 그림은 어딘가 이상하다. 사지가 몸통과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주인공은 이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이런 고민을 한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개브가 분필통을 선물받았을 때? 댄싱걸이 사고를 당한 날? 오총사가 분필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을 때? 아마 이 모든 비극은 댄싱걸이 사고를 당한날로 부터 시작됐을 것이다. 죽기 직전의 아름다운 그녀를 헬로런씨와 함께 구한 주인공은 그녀의 망가져버린 아름다운 얼굴을 잊지 못하고 계속해서 떠올리며 작은 마을에서 친구들과 평범한 일상으로 되돌아간다. 션 쿠퍼라는 아이가 강물에 빠져 죽기 전까지. 그는 자신의 집 앞에 강물에 빠진 초크맨이 그려져 있는 것을 발견 한다. 그후 막대 모양의 그림들이 예고하는 여러 사건들이 발생한다. 조용했던 작은 마을에 끝내는 토막 살인까지 벌어지는데 삼십년 이라는 시간이 지나간 후에 진실을 찾아 나서는 주인공은 파헤치면 파헤칠 수록 놀라운 진실의 파편들을 발견하는데…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평온하게 구는 주인공의 행동으로 시작하는 소설은 진실을 향해 조금씩 다가갈 수록 경악을 금치 못하게 된다. 한결같이 잔잔하게 진행되는 문체는 오히려 독자들을 더 큰 긴장감에 빠져들게 만든다. 그렇게 하나 둘 찾게되는 진실은 살짝 김이 빠지기도, 엄청난 반전이 존재하기도 한다. 주인공은 노련한 사냥꾼 처럼 모든 사건들에 이렇다 할 커다란 반응을 보이지 않는데, 소설 속에 나오는 한 문장이 이 책의 정체성 마냥 모든 것을 예고한다. "예단하지 말것" 친절하고 다정하며 배려심 깊은 주인공이 가지고 있는 반전은 그 어떤 진실들보다 소름끼치고 경악 스럽다. 착해빠져 보이는 주인공이 가지고 있을 비밀은 독자들을 더욱 궁금하게 만들며 긴장하게 만든다. 소설이 끝날 때 까지는 결코 긴장의 끈을 놓으면 안된다. 어떤 이야기가 어디서 어떻게 튀어올지 모르기 때문에.

계속해서 등장하는 사건과 진실들은 하나로 보이기도 하지만 각각 분리되어있는 사건들로 보이기도 한다. 막바지에 다른 올 여름을 서늘하고 스릴있게 보내고 싶은 스릴러 마니아 분들게 추천해 드리고 싶다.

나는 이런류의 등장인물이 나오는 소설을 사이코패스 소설이라고 부른다.

아무리 기도하고 애를 쓰고 열심히 노력해도 안 되는 것도 있다.
그런 것들이 우리를 규정한다.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라 바꿀 수 없는 것들이. -66p
죽음은 결정적이고 절대적이었고 어느 누구도 그걸 바꿀 수가 없었다. -173p
무엇을 이루었는가가 아니라 무엇이 누락 되었는가가 우리를 규정한다.
거짓말이 아니라 밝히지 않은 진실이 우리를 규정한다. -213p
죄책감의 쌍둥이. 책임감이다.
그게 다 내 탓이라는. -246p
사랑은 선택이 아니다. 충동이다. -248p
후회하지 말라고. 어떤 결정을 내리면 그 당시에는 알맞은 이유가 있었던 거야.
그게 잘못된 결정으로 판명이 나더라도 감수해야지. -323p
우리는 항상 스스로에게 시간을 허락한다.
그러다보면 어느 날 다 쓰고 없다. -409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