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한 사람이면 어때서
유정아 지음 / 북폴리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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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아 저자의 힐링 에세이 시시한 사람이면 어때서.


상큼한 녹색 표지에 우중충한 표정을 하고 있는 일러스트가 그려진 표지 디자인.
핸드북 보다 조금 큰 정도의 아담한 사이즈에 짧은 페이지 수로 가볍게 읽기 좋다.
특히 들고다니며 복잡한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도 읽기 수월하다.


공감 에세이가 차고 넘치는 시대다. 서평을 작성할 때마다 하는 얘기지만, 그만큼 위로가 필요한 사람이 많다는 것이고 그만큼 잘 팔린다는 소리다. 이제 왜 사람들이 위로가 필요한가? 에 대한 질문은 필요치 않아졌다. 위로도 필요하지만 '공감'이나 '자기합리화'도 필요해진 세상이기 때문이다.
점차 자신의 개인 라이프 스타일이 중요시되는 시대에서, "나만 이렇게 살고 있는건 아니겠지?" 라는 불안감이 드는건 당연하다. '열심히 살았는데' '왜 나만 빼고 다들 치열하게 사는 것 같지?' 라는 생각들.
말은 개인 라이프 스타일이 중요하다고 하면서도 다들 잘 사는 것 같고, 나대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아직 다 떨쳐내기는 시기가 너무 이르기 때문에 힐링 에세이는 불티나게 팔릴 수 밖에 없다.
'책을 쓰는' 사람이 나와 비슷하게 산다는 것은 아마도 큰 위로가 될 테니까.
그러나 차고 넘치게 된 힐링 도서들 중에는 물론 별로인 작품들이 섞여 있기 마련이라
독자들은 또 한 번 고민에 빠지게 된다. 기왕 돈 주고 사서 읽는데 별로면 어떡하나? 남들이 다 읽는걸 읽어볼까? 그래서 힐링 에세이가 베스트셀러 상단을 차지하고 있는 기간이 점차 길어지고 있다. 하지만 어쨌든 베스트셀러에 올라있는 작품 자체가 '평균적으로 인기를 끄는' 작품이라 본인에게 잘 맞을지는 미지수다.
작은 사치를 부리더라도 잘 부리는게 좋지 않을까? 나를 위한 조그만 사치로 시시한 사람이면 어때서는 절대 아깝지 않을 것이다.



유정아 저자의 '시시한 사람이면 어때서'도 그런 사람들에게 공감과 위로가 되어주는 힐링 에세다.
"당신 그렇게 살아도 괜찮아요"
저자는 이런 말을 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더 큰 위로와 공감이 된다. 독자를 위로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다만 자신이 직접 보고 듣고 느낀, 기억하고 기록하고 싶은 것들을 일기장에 쓰듯이 그저 이야기 한다. 그녀가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한 것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위로를 받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나와 같거나 비슷한 생각을 하고, 그녀가 깨달은 지혜는 독자에게도 큰 깨달음과 위로를 건네준다.

아래로는 책을 읽으면서 따로 적어둔 문구들과 내 생각을 적어본다 :-)





어쩌면 사람은 길의 끝에 놓인 결과가 아니라. 눈에 담은 길가의 풍경들을 곱씹으면서 깊어지는게 아닐까. -46p
어쨌든 결과가 아니라 풍경이 아름답다는 것.
그리고 뒤돌아서 되세기는 풍경은 나를 좀 더 성숙하게 해준다는 것.

우리는 모두 다른 곳을 본다. 그렇기에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고, 최대한 많은 부분을 이해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오로지 끊임없이 말하고 열심히 듣는 것뿐이다. -53p
타인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수도 없이 해오면서 이해하지 못하는 나를 많이도 타박했다. 나와 상대방이 다른데 어떻게 온전히 이해하려 애쓰며 나 자신을 타박해 왔을까,,

좀 더 잘쓰는 사람이 되는 것보다. 쓴 대로 사는 사람이 되는 게 더 절실해졌다는 것이다. -82p
쓴 대로 사는 사람,,, 이건 그저 글쟁이로 살고싶은 사람으로써 아름답다 생각해서 적어둔 문구인데.. 난 그럼 우울한 사람이 되는 걸까,,,
어쨌든, 읽고 쓴 대로 살자!

지옥이라서 도망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도망칠 수 없다는 생각이 지옥을 만든다는 걸 그때 처음 깨달았다. -147p
맞다. 도망칠 수 없으니까 그 순간부터 지옥이 되는 것이다. 가끔 행복한 지옥도 존재 하겠지만.

나는 슬플 때 슬퍼하고 기쁠 때 기뻐하기 위해 돈을 번다. -170p
이건 진짜 명언이다. 진짜..
아이가 아플 때 아이만 온전히 슬퍼하고 걱정하고 싶은데 돈 생각이 먼저 스치기도 한다.
그리고 더불어 찾아오는 죄책감.
슬퍼하고 기뻐하기 위해서 돈을 벌어두자.

적어도 내 인생에서 만큼은, 내가 행복하게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까. -180p
그러니까, 내 행복을 우선으로 살자구요.
이기적이지 않게 피해주지 않고 행복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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