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에서 밤 11시에 봤는데..
9살,7살,4살(?) 3형제를 키우는 엄마가 나왔다.
말그대로 전통육아방식..아이들은 학교 끝나면 엄마와 학교운동장에서 만나서
뒷산으로 올라가서 실컷 놀다 온다.
예전엔 엄마들은 논으로 밭으로 일하러 가고 아이들만 놀던것을 엄마가 산에 같이 올라가는것만 다른듯..
아이들이 기어오르다가 못 올라가서 중간에서 버둥거려도 도와주지 않고 멀찍이 뒤에서 보고만 있는 엄마.
집에 가서도 아이들과 개울가에서 잡아온 가재를 그리고 책에서 가재에 대해 찾아서 읽어주는 엄마..
벽마다 돌아가며 있는 책장과 가득한 책들...

난 그렇게 살 자신은 없다.
아이들과 놀아주지도 못하고, 아이들을 믿으며 기다려 주지도 못하고..
그러나 요즘의 답답하던 나에게 자극이 된것은 분명하다.

방학때도 신나게 놀지도 못하고..예습한다고 산 문제지도 못 풀리고 개학했고..
개학후 3주가 지나가지만 아직도 붕떠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아이들과 나...

나의 문제점은???( 김태희 버전으로다가^^)
역시 알라딘과 게으름, 체력부족....

1.알라딘은 한번 시작하면 한두시간은 훌쩍 가버리니 문제고..

2.게으름은 나의 평생의 친구였으니 한번 자리 잡고 배깔고 누우면 일어나기 싫어서 꼼짝마!!
그러다 조금 무리해서 돌아다녔다 싶으면 힘들어서 누워서 쉬어주어야하니..아이들 챙기기가 힘겹다.
물론 나에게만 해당하는 문제다.

3.튼튼하게 향단이 같이 생긴 외모완 다르게 공주과인 나는 체력이 약해서 무리하면 넘어가버린다.
누워서 쉬는게 장땡.

이렇게 저기압으로 퍼져있는데 아이들이 말을 안듣는다거나(당연히 말을 안듣는게 아이들인데도.ㅠ.ㅠ)
공부나 숙제를 안해 놓으면 아이들에게 화풀이를 하는거다.

요즘은 아이들을 교육 시켜서 밥 먹고나면 빈그릇은 씽크대에 담가두기.
반찬통은 뚜껑을 닫아서 락엔락통은 은영이가, 유리반찬통은 재진이가 냉장고에 넣으라고 시켰다.
곧잘한다. 나는 마지막에 가서 남은 반찬 정리하면 끝..

정말 대단한 엄마다. 내가 직장 나가는 엄마도 아니고 전업주부라면 다들 놀랄려나?
이게 다 게으르고 집안일만으로도 힘들어하는 공주엄마기때문..

 

텔레비젼을 보고나서 느낀점..
누가 뭐래도 내가 밀고나갈 목표를 세우자. 그리고 흔들리지 말고 아이들과의 시간을 늘리자.
그날밤에 나혼자 아이들 시간표를 짜고..
학교 다녀와서 학원 갈 시간외에 공부하고 놀고..
책도 읽어야할테고..나와 같이 학습할수 있는 시간을 넣어주고..
여기서의 학습이란 공부도 되고...새로운것을 알아가는 모든 시간을 총칭해서..

매번 계획을 세우다 중도에서 포기하지만..이번엔 열심히 밀고 가보려고 한다.
그럴려면.....................................................저녁에 알라딘을 안해야 한다.
아이들 재우고 10시 이후에 들어와야 한다.
올봄에도 작심만 하다가 실패했고..여름에도 한번 실패했다..
이번엔 정말....한번 해보자.

오늘은 밤은 재진이 끼고 공부 40분 했고..은영이는 그시간에 피아노 연습을 했고..
공부후엔 외할머니 생일 축하 카드 만들기를 30분 정도( 이것을 미술영역이라고 해도 되겠지?)
자유로운 시간 40분 주고..
(재진이는 이시간에 윙카와 초콜릿 공장이란 새책을 만들었다^^ 두번째 책을 만들려는것을
내일 만들라고 하고 양치를 시켰다)

간만에 (정말 나쁜엄마다..ㅠ.ㅠ 잠자리에서 책 읽어주기 싫어서 안 읽어줬었다)
책도 읽어주고 재웠다.

오늘 하루..대충 70점 엄마는 됐다.
1. 계획을 지키려 애썼다.
2. 공부 시키면서 화도 안내고 꼴밤 때리지도 않았다. 대단하다!!
3.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하려고 애썼다.
4. 책을 열심히 읽어줬다.

오늘의 반성
1. 저녁을 너무 늦게 먹였다. 6시30분에서 7시 사이에 꼭 먹이자
2. 시간 안배가 미숙하여 10시30분에 재웠다. 꼭 10시전에 재우자.

이런 이유로 앞으로 밤 10시전에 알라딘에 제가 보이면 "아이들과 함께"라고 한마디 해주시길..

이렇게 마음 먹게 도와준 책

다 아는 내용..한시간만에 다 읽어버렸다.
그래도 역시 기본 약효가 나타나기 시작...노력해야할것 같은 느낌이 팍팍 든다.
(이런 책은 꾸준히 읽어주어야지 아니면 금단현상으로 나쁜엄마로 다시 퇴행을 거듭하게 된다)

 

 

 

 삼형제 엄마가 영향80%+ 신의진님 책 효과 20% 가 합쳐져서 절묘하게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다.
앞으로 작심 몇일이 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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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9-23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너무 멋진 결심 세우신거 아니예요? 으흐흐흐흐. 좋아요!! ^-^
전 사실. 좋은 어무이가 될 자신이 없답니다. 그래서 시집도 생각없고, 만약 가도.
애를 낳지 않고 싶어요. 이런 생각에 동의해주는 남자를 만나야겠지만....
사실. 좋은 어머니가 되는 것은 세상에서 제일 힘든일 같아요. 자신 없어요..
그래도 언니는 용기를 내시고 힘을 내세요!!! 아자아자!!! 화이팅^-^*

2. 공부 시키면서 화도 안내고 꼴밤 때리지도 않았다. 대단하다!!
3.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하려고 애썼다.
-> 이 부분 너무너무 공감이되요. 저도 정말 말 안듣는 어린이를 보면...
속으로 이렇게 수없이 되네이는데. 으흐흐흐흐

ceylontea 2005-09-23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제가 살고 싶은 삶의 모습이 저것이라구요... 그런데.. 참 안되네요..
수니나라님.. 3일에 한번씩 결심을 하면 될 것같네요.. ^^ 파이리~~~잉~~!

비로그인 2005-09-23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는 빵점엄마여유. 맨날 서재질만 하구, 책도 내것만 읽구, 음악듣는다고 애들은 티비보게하구..... 심지어는 저런 결심도 안한당께요.
어제 우리 큰딸 유치원 숙제를 개학하고 첨 시켜줬어요. 내년엔 학교 가야하는데, 뭔가를 해야한다는 것 자체에 대한 개념이 없더라니까요. 우어우어.....
저도 뭔가 대단한 결심을 해야하지 않을까. 구국의 결단? 흥흥흥. 쩝쩝쩝.

마냐 2005-09-23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공주엄마는 저렇게 하시는군요. 정말 대단한 결심...^^ 수니공주님, 만쉐이~

토토랑 2005-09-23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저두 어제 그 프로잠깐 보고.. 애들이 가재 보고 관찰일기 쓰듯이 그림그리고
곤충 찾아보고 하길래.. 저 엄마 독하게(?) 시키나부다 라는 생각을 잠깐했는데 그리된거 였군요.. 으흠..
에구구 진짜 어렵네요 ^^;; '애들이 달라졌어요' 보면.. 엄마가 너무 놀면서 '이게 무슨 색이야? 모야? ' 이러면서 잘 못 놀아줘도 애기가 약간 발달장애가 있고 ㅡ.ㅜ
수니나라님도 그렇고 엄마들은 다 너무 대단하신거 같아요 ㅡ.ㅜ

미설 2005-09-23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나라님 훌륭해요!! 추천 한방!!

sooninara 2005-09-23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미..노력하자구^^

실론티님..전업주부가 더 바빠서..아이에게 소홀하답니다. ㅋㅋ

별사탕님..작심삼일될까봐 동네방네 소문 낸것이라오..자신은 없는데..ㅠ.ㅠ

마냐님..공주엄마 대단하죠?

토토랑님..독한것은 맞죠.ㅋㅋ 보통 의지로는 그렇게 아이들 못 키워요.

미설님..훈늉은 아니구요..좀더 노력해보려구요.

세실 2005-09-24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수니님 좋은 결심 하셨군요.
저도 어제 보림이 이야기 듣고 쇼크받아 부드러운 엄마가 되려고 노력하는데 잘 안됩니다. "할머니 엄마가 제가 어릴때부터 가지고 놀던 곰돌이인형 지저분하다고 버린데요. 그래서 엄마 몰래 할머니네 집에 가지고 왔어요. 이 인형 못버리게 할머니가 말씀좀 해주세요....." 저 나쁜 엄마죠? 흑.....

인터라겐 2005-09-29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하세요.. 이런 결심을 했다는것만으로도요...ㅎㅎㅎ 이 책을 친구에게 선물하는데 쿠폰날리신 수니나라님을 위해 땡스투...ㅎㅎㅎ 티끌모아서 2천원을 만회해야 할텐데...^^

sooninara 2005-09-29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작심삼일이 안되려고 노력중입니다.ㅠ.ㅠ

인터라겐님..티끌 모아 태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