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월요일..수영장을 다녀오면서 12시 셔틀버스에 핸드폰을 흘리고 내렸다.
집에 와서 모르고 있었는데 따르릉 울리는 전화..
"혹시 핸드폰 잃어버리셨어요? 주워서 저장된 1번으로 전화한건데..."
난 절대로~~ 핸드폰을 잃어버리지 않았다고 착각하고 남편건가 물어보았다.
"그거 PDA아닌가요?"
"PDA가 뭐래요?"
"핸드폰인데..코고 네모난거요"
아무래도 아닌듯한 상대방의 말투에 내것을 찾아보니 ...아뿔싸..없구나.
그 핸드폰이 바로 내것이구나...
"거기 어디세요?"
"수영장 셔틀버스 안인데"
"네..제것이 맞네요^^ 제가 이따 3시차에 찾으러간다고 셔틀버스 아저씨게 맞겨주시겠어요?"
재진이가 3시25분 셔틀버스를 타니 그때 같이가면 되겠다 생각한것..

드디어 셔틀버스 아저씨께 쭈삣거리며
"저시 핸드폰 찾으러 왔는데요.."
아무말 없이 주시는 아저씨..ㅠ.ㅠ

금방 문자가 온게 있어 확인을 해보니...아 글쎄..콘서트 티켓을 주겟다는 따0님의 편지가..흑흑..
전에 따0님이 티켓을 상품으로 이벤트를하다가 취소를 했었는데..
너무나 아쉬워서 '다음에 티켓 생기면 주세요'라고 졸랐더니 연락을 주신거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먹는다는데...감사히 받았다.
(핸드폰 그대로 분실했으면 이문자도 못 봤을것임..ㅠ.ㅠ)

토요일 6시부터 8시까지 세종대학교에서 심수봉과 김범수의 콘서트인데..
민우회 창립 18주년 기념 후원 콘서트란다.
민우회에 기부도 못하고 공짜로 가게되서 쬐끔 찔렸지만....
그래도 잘 보고 왔다.

아이들은 친정에 맡기기로 했는데 은영이가 유치원에서 하는 행사가 있다고 평촌 중앙공원을
들렀다가 가자고 했다. 안양시 유치원연합에서 아나바다 행사를 하는건데
재진이 학교 다녀와서 석수도서관에서 책 대여하고 중앙공원을 갔더니 2시..
3시에 끝난다더니 아나바다 물건도 다 팔리고 이상한 물건만 남아있어서 구경만 하다가
떡볶이,팥빙수만 사 먹고 친정에 가서 아이들 내려주고 전철을 타고 출발을 했다.



분수앞에서...앗 차가워!!!!!!!!!!!!!!
다른 아이들은 다 물 맞고 노는데, 엄마가 콘서트 간다고 분수구경만 하고
할머니네 가자고 했더니 아이들이 난리다..

 







우리도 여기서 놀고 싶어요!!! -다음에 꼭 와서 놀자-엄마
억지로 스마일 하고 있는 재진. 뒤에 아빠가 보인다.ㅋㅋ

 

한시간 이상 걸리는 전철 노선에 두번의 환승으로 겁먹어서 일찍 출발해서인지
5시10분에 세종대학교에 도착을 했다.
피곤해하는 남편에게 학창 시절 기분 내보라고 벤치에서 누워 자라고 했더니
내 가방을 머리에 베고는 누워서 좋아라 한다.
캠퍼스에 50~60대 아줌마 할머니 부대들이 웅성웅성..
다들 콘서트 보러 오신듯 하다.

우리가 제일 어리면 어쩌나하는 걱정은 기우였다.
입장을 하고 보니 40대 이상이 많았지만 30대도 많았고 가족단위 입장객도 많았다.



무대사진.

 



이 뒷모습은 누굴까요???

국회의원인데...
딱 보니 알겠더라. 내가 앉은줄 옆으로 세번째 앞에 앉았다.^^
나중에 부인인듯한 분이 오셔서 옆자리에 앉았다.



한국여성민우회 창립 18주년을 축하하는 개막 인사.

 



심수봉씨가 나와서 '그때 그사람'을 부르기 시작..
이사진 찍고 밧데리가 나가버렸다..ㅠ.ㅠ
디카족의 기본이 안되어 있는...나 바보다..

 

심수봉씨의 간드러지는 콧소리는 정말......
남편과 연애할때 갔던 나이트클럽에서 심수봉씨의 노래를 들은지 십몇년만에
콘서트에서 보게되었다.

노래도 좋고...중간중간 사생활 이야기도 파격적이었고..
(결혼생활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 했다. 첫번재 남편은 구타를 해서 이혼을 했고..
두번째 남편은 언어폭력때문에 못 살겠어서 이혼을 했고..
지금 사는 세번째 남편은 성격도 좋고 선비같은 사람인데...어렸을때 아이들을 때려서 힘들었다고..
현재의 남편의 치부까지 밝힐 정도로 솔직하다는것에 놀람)

마지막 퇴장후에 다시 나와 앵콜곡으로 '무궁화'를 부를때는 가슴이 뭉클....
양옆의 큰화면으로 박정희대통령 시절부터 전두환대통령 시절 화면, 518민주화 화면...
노태우대통령 시절까지 나오는데..노래 가사와 그녀의 인생들이 겹쳐지면서 참 복잡한 마음이 되었다.
세종대학교는 큰길을 사이로 어린이대공원과 정문을 마주보고 있었는데...
어린이 대공원이 박대통령 둘째딸의 육영재단 소속이라는 생각까지 들면서...
우리현대사가 노래한곡에 녹아 흘러 가는듯했다.

 

한시간의 심수봉씨의 콘서트 후에 잠시 막간 휴식시간이 있고 김범수의 콘서트가 시작되었다.
1970년대에서 갑자기 2000년대로 뿅하고 날아오게 되니 멀미가 잠시...
주옥같은 드라마 주제가들이 흐르자 콘서트 분위기는 팍팍 살아나고..
김범수라는 가수가 노래 잘하는것은 알고 있었지만,
장내를 사로잡는 그의 목소리는 소름 끼칠 정도였고 '노래 진짜 잘한다'란 생각만이 머릿속을 떠다녔다.

발라드 몇곡 부르고 갑자기 분위기 띄운다고 빠른노래를 부르면서 일어나라고 했는데..
처음엔 50%의 관객이 일어났다. ㅋㅋ
참 그중에 심수봉씨의 공연을 보러온 연세 지긋하신 분들은 콘서트장을 빠져나가기도 했다.
일절을 부른후에 다시 일어나라는 김범수씨의 말에 나머지 30%정도가 일어나고..
끝내 일어나지 않는 20%정도의 사람들...ㅋㅋ

내옆에 앞줄에 앉은 노회찬의원도 처음에 일어나더니 뻘쭘한지 다시 앉았다가..
카메라가 찍으러 오자 일어나서 박수를 쳤다. 뒤에서 다 보고 있었슴돠..의원님.^^

공연후에 앵콜을 외치자 마지막이라고 다 일어나서 춤추고 박수 치고...
하지만 너무나 착한 관객들은 한번의 앵콜이 끝나자 만족하고 조용히 퇴장을 하기 시작..
원래 젊은 사람들은 세번정도는 앵콜공연 보는거 아닌가????

이렇게 민우회 창립 심팔주년이 아니라 열여덟주년(김범수씨가 강조했다..) 기념 콘서트를
즐겁게 보고 왔다는 염장성 후기 페이퍼!!!!!!!!!!!!

 

일요일엔 남편이 가져온 초대권으로 과천문화회관에서 아이들에게  '어린이캣츠'를 보여주었다.
일년전에 군포에서 같은 공연을 보았는데..그땐 초대권이 4장이라 가족이 모두 들어갔었는데..
이번엔 2장만 있어서 아이들만 입장을 시켰다.
그래도 재미있게 보고 나와서 "엄마.지난번하고 조금 달라졌어요"하면서 공연평을 하는걸 보니
눈감고 본것은 아닌가 보다.^^
은영이가 무대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싶어했으나 전날 콘서트에서 나간 밧데리를 친정에 있다 와서
충전하지 못한 엄마덕에 사진을 못 찍었다.
아쉬워도 어쩌냐?? 엄마가 붕어파인걸...




추신: 콘서트장 입장전에 남편은 벤취에 누워있고 난 그옆에서 책 읽는데..
우리 옆 벤취에 있는 50대 아주머니들..그중 한분손에 들어 있는 꽃다발을 심수봉씨에게 
줄건가 보다 예상했었는데...
나중에 보니 김범수씨가 무대에 나오자 그아주머니가 나가서 꽃다발을 주었다..
웬지 나혼자 웃겼다는....(나이 든 분은 당연히 심수봉씨 팬일거라는 고정관념...)


추신2: 석수도서관에서 빌린 하성란의 단편집을 콘서트장에 가는 전철에서 읽었다.
첫번째 이야기가 씨랜드 화재를 소재로 한 내용이라..눈이 촉촉해지고...
가슴이 뭉클해지고...ㅠ.ㅠ 이런책은 집에서 혼자 봐야겠다.
눈물 참느라고 혼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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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5-09-13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굉장히 긴 후기입니다..^^;; 사진을 더 찍지 못해서 많이 아쉬우셨겠어요. 저도 그 때 만화페스티벌 가서 그랬었는데.. 다음엔 필히 여분을 가지고 다니기로!!^^

물만두 2005-09-13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붕어파는 공짜파이기도 함^^

sooninara 2005-09-13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여분의 밧데리!!! 정말 필수.

만두성..공짜파..ㅠ.ㅠ 맞아요.히히

sooninara 2005-09-13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숫자가 이뻐서^^
4125555

숨은아이 2005-09-13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저도 며칠 전 택시에 전화기 놓고 내렸다가(바지 주머니에서 흘러내려. ㅠ.ㅠ) 다시 찾았어요. 옆지기가 얼마나 구박을 하던지... 주말 이야기에 추신까지 재미있습니다.

날개 2005-09-13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나라님은 너무너무 부지런하셔...^^*
핸드폰 금방 찾아서 다행이네요. 가져가서 파는 사람도 있다 하더만...ㅎㅎ
심수봉 공연 재밌었겠네요... 흐.. 사진은 재진이랑 은영이만 있으면 되요..^^

엔리꼬 2005-09-14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뒷모습 보고도 딱 맞췄습니다. 노회찬 의원

마태우스 2005-09-14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기 다녀오셨군요! 김범수가 나왔단 말이죠...글구 푸른수염의 아내, 그거 화성 시랜드 얘기 말입니다 읽고나서 어찌나 머리칼이 쭈뼜하든지. 별 모양의 옷을 입은 아이가 걸어갔다는 증언이 나올 때...

sooninara 2005-09-16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우님..중간이라 아주 잘봤어요^^ 노회찬 의원 옆에 뒤쪽이면 나쁜자린 아니겠죠?

숨은아이님..찾으셨다니 다행이네요.저도 잘 찾아서 다행^^

날개님..제것이 그렇게 좋은것은 아니고..수영장 셔틀 타시는 아줌마들이 착하셔서리..ㅋㅋ

서림님..그렇죠?/ 너무 잘 보여요. 소갈머리 없으신것이.쿄쿄

마님..별모양의 옷...너무 슬프죠?. 시랜드사고는 은영이 나이의 아이가 단체로 당한 사고라서 ..아이 키우는 엄마라면 생각만으로도 악몽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