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일요일 관악산에 갔다.
과천이나 안양유원지쪽 말고..종합운동장쪽으로 올라가면 국기봉이라는 곳까지 갈수 있다.
늦은시간에 출발해서 전망대까지 다녀오니 한시간..
국기봉은 다음을 기약했다.
봉우리 정상에 국기를 달아놔서 이름이 국기봉인데..관악산이 돌산이라서 마지막은 바위의 압박이..
어제 드디어 국기봉을 가기로 하고 출발..석수도서관에 가서 책 반납하고 대출한후 출발..
서서히 올라가면서 남편하고 내려오면서 술마시면 운전을 못하니 미리 먹자고 합의!
야채전에 서울막걸리 한통 시켜서 먹고..산을 오르기 시작..
그런데 작전 미스였다. 음주산행이 이렇게 힘들줄이야..헉헉..
겨우겨우 국기봉은 갔는데..내려올때는 바위를 내려오려니 키가 작아서 발은 안닿지..
겁은 나서 뛸수도 없지..우리 아이들은 아빠 손을 잡고 내려가거나 아니면 남편이 안고서 내려주었지만..
나는 너무 무서워서 소리를 꽥괙 지르며 무섭다고 못내려가고 앉아 있었다.ㅠ.ㅠ
남편이 잡아주어서 겨우 내려갔으나 얼마나 무섭던지...
사실 정상적인 사람이면 혼자 내려갈만한 코스이나 나로서는 두세번의 난코스가 생명의 위협으로 느껴질 정도..
오죽하면 지나가던 남자분이 손을 다 잡아주던지..엉엉..챙피해서리..
그래도 무사히 내려오니 3시간 코스의 국기봉을 등반했다는 뿌듯함은 있었다.
다음에 또오자는 아이들의 말에..
"엄마는 무서워서 못오겠다. 다음엔 수리산이나 뒷산을 다니면서 연습을 하고 그다음에 다시 오자"
아이들은 국기봉엔 엄마때문에 못 오게 됐다구 궁시렁거린다.
공짜로 아이스크림 먹은 사연.
국기봉까지 아이스크림 파는 곳이 세곳이 있다. 큼지막한 스티로폼으로 가방을 만들어서 드라이아이스 담아온 아이스크림을 파는데 캔디바,메로나.비비빅등이 주메뉴인데..500원짜리를 1000원을 받는다.
1차 판매소는 통과..2차 판매소에서 2천원 주고 2개 사서 아이들 먹이면서 조금씩 얻어 먹었는데..
국기봉이 3차 판매소..국기봉 판매 아자씨가 우리 아이들이 이쁘다며 아이스크림을 두개 까서 주시는거다. 공짜로 얻어먹을수도 없고..남편이 돈을 내려고 하자 안 받으시고..
이미 아이스크림을 먹고 와서 별로 안 먹고 싶었는데..그래도 고맙게 나누어 먹었다.
목숨걸고(?) 겨우 내려왔더니 은영이와 미리 내려와서 쉬던 남편이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거다.
"뭐야? 또 사먹었어? 아까 두번이나 먹었잖아"
1차판매소에서 쉬면서 아이스크림을 먹던 남편의 대답
"아니 아줌마가 은영이 이쁘다고 그냥 주신거야"
뭣이여??
그럼 돈내고 사먹은게 2개..공짜로 먹은게 3개??
주변을 둘러봐도 우리 말고 공짜로 먹는 사람은 없는것 같은데..오늘 왜 이런다냐?
"남편..우리가 불쌍하게 생겼냐? 왜 자꾸 주냐?"
"음..아이 아빠가 맘에 드나보지??"
"흥..뭐라고...철썩(남편 등짝 때리는 소리)"
이렇게 공짜 아이스크림을 얻어먹었다는 전설이...ㅋㅋ
재진이의 일기..
엄마때문에 국기봉은 못가게 됐다. 엄마 빼고 가야하기에..엄마 화이팅~이란다.
산에 가는 연습을 해야하나??
은영이와 재진이는 2년전부터 주말에 산을 데리고 다녔더니 연습이 되서 이젠 다람쥐처럼 잘 올라간다.
우리가족중에 나만 꼴찌다. 이러다 나만 왕따 될라..엄마만 특훈을 시작해야할지..
주말마다 산에 갈일이 걱정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