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집에서 놀고 먹는 전업주부라 휴가라고 별건가 싶겠지만...그래도 베케이션..바캉스의 계절 아닌가?남편회사가 토,일요일 껴서 본사와 모든 직원이 일주일을 같이 쉬어버리므로..날짜로만 계산하면 9일이 휴가다..토,일,월,화,수,목,금,토,일...
남들보다 긴 휴가기간때문에 휴가때 시댁가는것은 신혼초부터 당연한 행사다..문제는 시골에서 농사 짓는 시댁은 오염되지않은 땡뼡이 그대로 내려오는 단층집이라..집안이 잘구워진 따끈한 뚝배기 같다는거다..마당도 시멘트로 포장해서 내려쬐는 햇빛이 반짝거리는게 장난이 아니다..이렇게 데워진 집은 밤에도 뜨끈해서 찜질방이 따로 없다..어머님은 그렇게 사셔서 익숙하신듯..에어컨을 사드린다는 소리에 싫다고하시고..우리시댁은 두분이 쓰실만큼은 여유가 있기에.. 돈이 없어서 안사는게 아니라고 말씀하시니 사드리기도 뭣하다..
이러다보니 시원한 에어컨 있는 우리집 놔두고 시댁에서 일년중에 제일 더운 몇일을 보내야하는 것이 사실 짜증이 나기도 한다..우리집은 에어컨 안틀어도 베란다 창문만 다 열어도 그나마 시워하기라도하지..참 고생하시는 시부모님에겐 못된 며느리지만..이런 생각이 드는것이 어쩔수없다..
올해는 2월에 결혼한 동서네도 우리와 휴가가 같아서 같이 놀자고하는데..좁은 시골집에서 복잡거릴 생각에 걱정이다..전주사는 시누가 무슨해수욕장에 방갈로를 수요일에 에약했단다..그럼 동서네와 우리..전주시누..서울에서 막내시누까지 온다니..거하게 놀것 같다..문제는 토요일에 시댁가서 화요일까지 4일이나 지내야 하는건가인데..남편도 어디가서 놀다 갈까 한다..아이들에게 물어보니..이년 연속 텐트치고 놀았던 지리산에 또 가자고 한다..^^ ㅋㅋ 시댁에는 아이들을 팔아서..아이들때문에 놀다간다고 해야겠다..
지금 계획으론 토요일에 지리산 뱀사골 야영장으로 출발..토요일,일요일 놀고..
월요일에 시댁으로 출발 월,화는 시댁에서 놀고..
수요일엔 방갈로가서 해변에서 놀고 자고..
목요일에 집으로 올라온다..
금요일에 친정에서 놀고..
토,일 집에서 쉬면 휴가 끝..
지리산은 이년전에 처음으로 텐트 가지고 갔는데..가면서 내내 걱정이었다..6살,4살인 아이들이 잘 놀까? 야영장이 걱정스럽진 않을까?..그런데 막상 뱀사골 야영장에 가보니..수세식 화장실에(자연은 훼손될지 몰라도..편리성으론 정말 필요하다) 수도시설 비슷하게 먹는물도 되어있고..설겆이하게 시설도 되어있고..너무 편리했다..께끗한 산에서 산림욕도 즐기고..시원한 계곡물에 발도 담그고..아이들도 아빠가 집 만들어 주었다고 너무 좋아했다..그리고 밤에 불꺼진 텐트안에서 네식구가 누워서 옛이야기나..만든 이야기를 하나씩 돌아가면서 하기로 했는데..이것 또한 너무 재미있었다..이야기 할게 없는 사람은 노래도 부르고..^^ (잘땐 추우니 이불이랑 긴팔옷은 필수 지참이다)
작년에도 특별하게 휴가계획이 없었던 우리는 또 지리산에 갔다..아이들은 즐거워 했고..간혹 내리는 소나기에 지리산이 울리게 '대피경보'를 방송하기도 했지만..그건 비가 조금만와도 계곡쪽에 텐트 친 사람들 대피하라고 의례히 하는 안내방송이었다..(정말 비가 많이 와서 대피하라는 방송이 아니면..이렇게 요란하게 방송해도 대피 안해도 된다..두고보니..비만 조금 오면 무조건 방송을 해대는거다..야영장은 위험하지않지만..산속의 물주변에 텐트 친 사람들 조심하라고하는 방송 같다..)
작년엔 노고단 휴게소까지 올라갔는데..아이들이 감기기운이 있어서..힘들어해서 그냥 내려왔다..이번엔 노고단에도 가야지..
바다를 싫어하고 산을 좋아하는 남편덕에 여름마다 지리산에 가지만..나도 좋다..시원한 산속에 앉아서 여름을 보내는것이야 말로 우리 전통의 피서법이 아니겠는가? 남편은 뙤약볕에 앉아서 고생하는 바다 피서를 왜 가냐구 한다..^^ 그래도 올해는 시누이덕에..바다도가고..산에도가고..신나게 놀고 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