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와 그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7
조르주 상드 지음, 조재룡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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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녀의 가장 큰 불행은 그녀가 부드럽게 희생으로 사랑해야 했다는 것,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자신의 본성과 삶의 숙명과도 같은 이 모성적 충동을 만족시켜야만 했다는 것에 있었다.그녀는 누군가를 위해 고통받는 것에 익숙해졌고, 고통받을 필요를 여전히 느끼고 있었다"/296쪽



 

사랑에 관한 본질을 아는 이가 있을까? 만약 있다면 세계 인구의 몇%나 될지..그리고 사랑에 대해 무어라 정의를 내릴수 있을지 궁금하다.^^  그저 각자가 생각하는 방식으로 사랑하는 것, 그것을 사랑이라고 믿는 건 아닐지..그러면서도 종종 너무 다른 사랑을 하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을 바라볼때면 힘들다.그것이 아름다운 사랑이되었든, 버거운 사랑이 되었든.....이해할 수 없는 사랑이라 생각하는 이면에는 이미..사랑이란 감정이 없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질문인건지도 모르겠다. 얼마전 영화 '헤어질 결심'을 함께 본 지인은..저런 사랑이 가능한지 자신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감독은 100%로맨스이자,100% 수사물영화임을 강조했는데...아마도 박해일같은 형사들만 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면 어떡하나 하는 마음이 깔리진 않았을까... 피의자를 사랑하게 되는 건 어떤 마음일까.... <그녀와 그>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랑의 교본 같은 책이라 생각해도 되지 않을까... 이해할 수 없다는 건, 반대로 누군가는 충분히 이해가 되는 사랑일수도 있을 것 같은. 로랑을 향한 테레즈의 마음은 사랑이란 걸 너무 잘 알 것 같았다. 다만 왜 저렇게 힘들고 버거운..그래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불편한 사랑을 그녀는 하고 있을까....그 대답(?)은 소설이 거의 끝나갈 즈음 등장(?)한다. 그녀가 생각하는 사랑의 색깔은 '희생' 이었다. 얼마전 읽은 애거서크리스티 작품에서는 대가를 바라는 희생은 진정한 희생이 아니라고 했다. 테레즈의 사랑은 그래서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나 보다. 망나니처럼 보이기만 한 로랑보다 그녀의 사랑이 더 위험하게 보인건...그녀의 사랑은 자신을 온전히 태워버리고 나면 더이상 사랑할 수 없게 된다는 거다. "(....)이제 누군가에게 줄 삶이 저에게는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아요 그리고 당신이 저에게 요구하는그런 우정 전적인 헌신이 뒤따르지 않는 그런 우정을 저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315쪽 희생을 하는 그녀도 희생의 피를 받아마시는 그도 행복해질 수 없다는 건 너무 뻔한 사실이 아닐까....물론 희생을 희생이라 생각지 않고...그 희생을 대가 없이 받지 않는 다면..그 보답을 어떤 식으로든 했다면..테레즈의 희생은 희생으로 보이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사랑에 관한 수많은 명언과,색깔을 떠올려 보아도, 일방적인 사랑에 대한 결말이 해피앤딩인 경우는 많지 않았던 것 같다..."아름다운 인간의 운명 중 하나가 되기에 그녀에게 부족했던 것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이성이었다. 테레즈는 자신에게 물어보았디. 그렇다면 도대체 이성이란 무엇인가?"/316쪽 그녀는 아름다운 인간이 되고 싶었던 것 뿐인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희생으로 가득찬 사랑이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문제가 되었을 수는 있겠지만 소설을 읽으면서 뮈세와 상드에 관한 상드의 목소리가 담긴 이야기란 걸 알았다. 그러나 뮈세가 먼저 둘의 관계를 소설을 썼다는 사실은 몰랐다. 읽는 내내 테레즈의 시선이 아닌..로랑의 시선이 궁금했던 탓에 뮈세의 소설도 읽어보 싶어졌다.물론 상드의 소설보다 고구마를 더 많이 외칠수도 있겠지만.. 표지까지 닮아 있다...





 



 








뜨문뜨문 읽던 때 휴머니스트..시리즈 찾아보다가 아즉도 뮈세의 소설도 읽겠노라는 다짐(?)을 보고 말았다.. 아직인데..읽어야 하려나..읽어야 할 책은 많고..<그녀와 그>를 다시 읽어야 할 것 같은데.읽을 자신이..<세기아의 고백>을 읽으면 <그녀와 그>를 읽고 싶은 마음이 들까..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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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라르손, 오늘도 행복을 그리는 이유 (양장 특별판)
이소영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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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라는 작품 속 마차에 탄 부부는 칼 라르손의 부모다"/86쪽




그림 설명을 찬찬히 읽고 넘어가지 않았다면 그냥 휘리릭 보고 지나칠 수도 있는 그림이라 생각했다. 부모에 관한 그림인데.칼 라르손의 아버지가 도저히 아버지..라 할 수 없었던 사람인 것 같아 놀랐고..전혀 상반된 듯한 동물의 등장이 또 예사롭지 않아 들여다 보게 되었는데.. 행복한 그림을 그리는 화가라는 이름과 함께..동물을 전면에 종종 등장 시키는 것도 화가의 시그니처 중 하나라는 사실을 알았다.. "칼 라르손의 그림에는 가끔 사람들은 다른 행동을 하는데 오로지 동물 한 마리만 화가를 응시한다거나 생각하지도 못했던 동물이 화면의 위치에 자리 잡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그림도 그렇다"/86쪽




틈틈히 읽겠다며 구입만 해 놓은 상태로 시간이 지나 가는 사이 개정판이 나왔다. 가격도 올랐고..유혹도 있었지만..도서관 찬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솔직한 마음에는 비교해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개정판이 자꾸 나오면 책을 어떻게 구입해야 할까 싶어서... 개정판을 보는 순간 도록을 보는 것 같은 기분에 또다시 유혹을 느꼈으나..크게 호흡 하고..찬찬히 읽어 보기로 했다. 그 덕분에 휘리릭 넘기면 미처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 화가의 부모님 그림 한 점 보면서..다음 페이지로 더이상 넘어가지 못했다. 한 장의 그림으로 충분하다...다 읽지 못하고 도서관에 반납할 수..도 있겠지만..기존에 구입한 그림을 찬찬히 들여다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그러나 허락(?)된 시간 만큼은 도록 같은 개정판으로 음미하며 그림과 만나볼 생각이다... 무심한 듯 등장하는 동물..이 왠지 화가의 또 다른 분신 같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해 보는 시간이었다. 부모님께 할 도리..다 하고 자신은 이제 자신의 길을 가겠다고..유난히 약해 보이는 다리..가 브리지..라는 의미만은 아닐수도 있겠다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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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에 봤다면..그냥 지나쳤을지도..

햇빛 가리개 중간 지점에 시선 고정...마치 코끼리가...

시선은 다양하게 볼 수록..어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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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좋아하는 것을 아는 친구가 자신의 지인에게 부탁을 해가며 나에게 선물한 그림판 이방인 프랑스버전을 받은 것이 몇 해 전.자다깨도 불어는 깨칠수 없을 테지만 수없이 읽다보면 그림을 느낌으로 이해하며 읽을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무대뽀 마음을 품고 있어더랬다.그런데 올봄인가 문동에서 프랑스 그림판 이방인이 출간된다는 것을 알고 친구에게 또 옆구리 꼭 찔러 선물로 받았다.번역이야 비교할 수 없지만 그림과 다른 여러가지 등을 비교하며 읽는 재미가 나름 괜찮았다.4번 째 이방인은 좀더 수월하게 그런데 오히려 행간의 숨어 있을지도 모를 의미들을 곱씹어 읽어 볼 수 있어 좋았다. 내용에 앞서 책에 대한 설명을 조금 하자면 판형은 문동에서 출간된 것이 더 크고,종이의 질감은 프랑스판이 훨씬 마음에 든다.그림의 빛깔이 달라지게 한 요인이 종이의 질감에서 차이가 난 듯 하다.



전체적으로 프랑스판의 색감이 짙어서 더 마음에 든다.



 아무리 읽어도 질리지 않는 고전들이 있다는 것이 요즘 같은때는 참 고맙다.아마도 내 감정 혹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가에 따라 관점은 참 많이 달라지는 듯 하다.스스럼 없이 스스로를 이방인이라 칭하며 살지만 그 속에 얼마나 많은 냉소와 쓸쓸함이 녹아 있는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그렇게 많이 하지 못하며 살았던 것 같다. 너무도 유명한(?) 명대사 덕분에 자칫 한방향으로 쏠리기 쉬운 이방인.그래서 나는 이방인을 읽고 또 읽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엄마의 죽음을 알리는 순간까지도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상사에게 말하는 뫼르소를 보면서,슬픔 조차 공유할 수 없는 관계라면 얼마나 슬픈 이방인의 모습인가를 생각했다.이런 시선으로 글과 그림을 보다 보니 참 많은 곳에 이방인의 흔적이 숨어 있었다. 무언가를 공유할 수 없어서,혹은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저 보여지는 시선 혹은 모습으로 평가받게 되는 상황 상황들.살인이란 주제 덕분에 뫼르소를 어디까지 용서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종교적인 물음부터 사형제도에 관한 모순까지.미시적 시선으로 보자면 분명 뫼르소의 살인에 대한 형벌은 제대로 평가해야 할 문제가 맞다.그러나 그 사건을 접근하는 방식은 많은 모순을 보여준다.왜? 죽였을까 대한 물음 보다 엄마의 죽음을 슬퍼하지 않았고,이후에도 코믹영화를 보고,사랑을 하고 여행을 하는 등의 행동으로 볼때 그는 이미 범죄를 저지를 만한 인물이다 라고 가둬버리는 것.스스로 내가 당신들의 세계 속으로 들어가길 거부하는 자발적 이방인도 물로 있을테지만,다시 읽은 이방인을 통해 내가 느낀건,이해의 관계가 성립되지 못한다면.아니 하려고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서로에게 이방인일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다.소설로도 길지 않은 내용이라 그림판으로 읽는 이방인은 한결 수월했다.게다가 이방인을 꽤 여러번 읽은 덕분(?)에 그림만으로도 스토리가 보였다는 점도 퍽 즐거움이긴 했다.





이방인..은 고전 가운데 꽤 여러번 읽은 소설에 리스트를 올릴수 있지 않을까 싶다.해서 휴머니스트 '날씨와 생활'편에서 유일하게 읽지 않은 작품이 <이방인>인데.. 다시 읽고 싶은 마음(그 마음은 비밀^^) 이 들었다. 부조리..를 말하기 위해 선택한 방식이 퍽 잔인하다 생각하기도 했지만..좀더 '날씨'에 집중해서 읽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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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작 중 백미는 역시 <비밀노트>라는 제목으로 번역된 첫 번째 소설이다."/157쪽  상실과 존재 세가지..에 어떤 연결고리가 있을까..우선 오래전 읽었다는 기억이 확실한 존재..를 찾아 보고 반가움과 당혹스러움이 함께 찾아왔다.. 1부가 단연 압권이었다는 사실과 ..그러나 내용은 아스라히 사라졌다는..(무려 2015년에 읽었다는 핑계를..누구에게 추천받았는지도 기억나지 않으니..다시 읽는 것이 답이겠다) 마침 개정판이 

나와 있다는 사실도 알았고..압권(?)이라 느꼈던 1부..의 느낌을 곱씹어 봐야 겠다...그리고 나서 책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책을 좋아하는 친구에게 쿤데라의 소설이 어느 순간부터 재미나게 읽힌다고 말했다.친구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소설을 강력추천 했다.해서 나는 부랴부랴 도서관에 들러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을 빌려왔더랬다.그런데 잘 읽히지가 않았다.그렇게 어영부영 이 책은 내 기억에서 사라져가고 있었는데,최근 다시 도서관에서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을 보고는 자석에 끌린 것처럼 책을 빌려왔다.더 놀라운 건 엄청난 속도로 읽어냈다는 사실이다.이렇게까지 섬뜩하고 소름돋는 내용일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것 같다.그런데 이런 섬뜩함을 너무도 담담한 문체로 써내려가다니..작가의 문체에 압도당한 기분이였다.


1부 <비밀의 노트>는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중에 가장 강력한 거짓말(?)을 담고 있다.너무 강력해서 진실만을 기록하기 위해 작문을 한다는 저 쌍둥이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게 되였으니까 말이다.그런데 더 무서운 건 분명 진실을 가장한 거짓의 이야기인데,전혀 거짓의 이야기처럼 읽히지 않는다는 사실이다.소롬돋고,섬뜩했던 것 역시도 허구라고 외면할 수 없는 역사의 사실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는 전제가 바탕에 깔려 있어서였던 것 같다.구체적인 상황에 대한 설명은 없지만 소설의 배경이 전시 중이란 것을 알수 있다.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너무 일찍 철이 들어 버린 아이들.자신을 지키기 위해 마녀처럼 되어버린 할머니.원치 않은 전장을 내몰린 군인들의 기이한 행동들...쌍둥이들의 작문이 하나씩 만들어질때마다.나는 오토딕스의 그림들이 떠올랐다.아니 수많은 전쟁에 관한 그림들이 떠올랐던 것 같다.눈에 보이는 대로만 그린다고 했던 오토딕스와 진실만을 기록하겠다는 쌍둥이 형제의 고백은 그래서 더더욱 사실적으로 느껴졌던 것 같다.적어도 쌍둥이 형제가 기록하는 비밀노트 어딘가에는 거짓이 숨어 있었을 텐데 말이다.결과적으로 가장 무서웠던 글은 비밀노트 마지막에 기록된 작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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