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으로 가다 - 사소한 일상의 세밀한 기록
전지영 지음 / 소다캣 / 202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만 보고 책방에 관한 이야기인줄 알았다. 최근 마음에 드는 책방을 꽤 여러 곳 알게 된 터라...책방에 있어도 괜찮(?)을 것 같은 책들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총 10편이 소개되어 있다.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순서라면, 읽은 책과 읽지 않은 책에 대해 정리해 보기.마음에 들었던 책이 혹 소개되어 있을까 하는 호기심 등등...  읽고 싶었으나,여전히 읽지 못하고 있는 책 두 권을 이번에도 어김없이 메모해 둔다. 언젠가는 읽어야지 하면서...


"1939년 나치가 국경을 패쇄하기 불과 5분전 막스 브로트는 카프카의 유고를 챙겨 팔레스타인으로 향했다. 그는 훗날 비서이자 연인이었던 에스터 호페에게 카프카의 원고를 물려주었는데 브로트 사망 6년 후인 1974년 이스라엘 국립도서관이 카프카의 원고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면서 에스터 호페를 상대로 40년 가까이 계속된 끈질긴 법정 공방을 시작했다.소송 초기에 이스라엘 법원은 에스터 호프의 손을 들어주었지만 1988년 <소송>의 친필 원고가 경매에 나와 독일 문학 아카이브에 팔리자 이스라엘 국민은 분노했고 결국 법원은 2019년 이스라엘 국립도서관의 소유권을 인정했다" /85쪽 유대인 소설가이긴 했지만,그래도 체코에서 살았던 작가인데, 이스라엘 국민이 더 분노했다는 것이 묘한 기분을 갖게 한다... "알려진 카프카의 미공개 원고는 에스터 호페의 두 딸 에바 호페와 루스 뷔슬러가 물려 받았으나 대를 잇는 고통스러운 소송은 끝나지 않았다. 기나긴 소송으로 재산을 모두 소진한 에바 호페는 궁핍한 처지에도 다시 또 항소했다.이미 팔순이 된 그녀는 자녀도 없이 길에서 수집한 100여마리 고양이와살다가 2018년 사망했다"/86쪽


카프카의 소설 <소송> 보다 더  소설같은 '소송'에 얽힌 일화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카프카 소송을 읽으면서,저와 같은 스토리를 분명 읽었을 것 같긴 한데, 소송에 대해서만큼은 세세히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그런데 현실에서 일어난 '소송'을 접하면서, 카프카가 자신의 원고를 불태우고 싶었던 바람은 알겠다, 적어도 자신의 원고가 또다른 소송에 휘말릴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을까..결과론적인 생각이겠지만, 카프카 제목처럼 저렇게 치열한 '소송'이 진행되었을 줄이야.카프카 소설 만큼은 원문에 충실(?)했다는 출판사 책으로 다시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책에 대한 시선보다, 작가 개인의 이야기가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인상을 받았지만,그래서 얻게 되는 보물 같은 이야기도 있었다. 카프카의 '소송'에 얽힌 에피소드...와 같은 내용말이다. 예전에 읽은 <책은 도끼다> 덕분에 나는 고전문학에 입문할 수 있었다. 소설에 대한 큰 그림이..유혹을 불러왔기 때문이다. <책방으로 가다>에 소개된 책들 가운데 두 권을 제외하고 모두 읽었기 때문에, 그런 즐거움은 추가되지 못했다. 미처 읽지 않은 책조차 읽어야지 하고 리스트에 담아 놓은 책이라,이 책이 자극제가 되지는 않을게 분명하다. 그런데 예상하지 않았던 에피소드 덕분에 예전 읽은 책들에 대해 한 번 더 곱씹어 볼 수 있는 계기가 된 점이 좋았다. 이미 읽은 책을 다시 만나는 것은 책을 한 번 더 곱씹어 보는 즐거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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