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과 무주(만)이 한몸처럼 기억된 까닭은, 내가 그곳을 온전히 밟아 보지 않은 탓이다. 습관처럼... 거창이란 곳이,지리산,덕유산, 가야산에 둘러싸인 동네인 줄 이제서야 알았다. 시도,에세이도 말랑말랑한 글은 아니었지만, 마음대로 오독하고 싶은 문장은 지나칠 수 가 없어서...

모든 계절은 습관이 되고 모든 날들은 순서가 되는 생활의 텅 빈 창고에서 똑,똑,똑,낙숫물처럼 듣는 밤이 천장에 열어놓은 검고 푸른 눈망울로부터/‘검고 푸른‘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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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디스 워튼의 책을 거의 다 읽었다고 생각 할 때마다 출간 소식을 듣게 되는 것 같다. <피난처>를 읽고 나자마자 이디스 워튼의 기담집..이 눈에 들어왔다. 순간 <이디슨 워튼의 환상이야기>가 떠올랐다. 목차를 살펴보니, 중복되는 이야기도 있었고, 처음 만나는 이야기도 있어, 또 유혹을 뿌리칠 수가 없어..읽게 되었다. 너무 솔직한 표지라 오히려 전혀 무섭지 않은 기담 모음집일수도 있겠다 생각하면서도 <무덤의 천사>를 찾아 읽었다.


"폴리나는 창가로 걸어가서 느릅나무의 그림자가 드리운 거리를 향해 힘차게 발걸음을 내딛는 청년의 뒷모습을 지켜보았다. 다시 텅 빈 서재로 돌아온 그녀의 얼굴은 마치 젊음과 입맞춤을 나눈 듯 생기가 넘쳤다"/206쪽



영화로 만들어졌다면, 열린 결말이었을까, 아니면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을까.. 너무 담백해서 독자는 오히려 의심과, 조금은 뻔한 상상까지 하게 되었다. 콕 찍어 '무덤' 과 '천사' 라는 제목이 미친 영향이 아닌가 싶다. 제목은 거대한 트릭일 뿐일지도 모른다. 이야기 그대로 할아버지의 사상이 묻혀 버리길 바라지 않았던 손녀가 써내려간 업적..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수..있는데, 제목에 빠져 버린 독자는 할아버지의 보이지 않는 어떤 힘이 폴리나에게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닐까... 결국 그녀의 업적이 수포로 돌아가는 순간..찾아온 남자는 할아버지 유령이 아니였을까... 전혀 무섭지 않은 이야기를.. '상상' 이란 허구가 독자 스스로를 무서운 기담이야기로 빠져 들게 한 건 아닐까.. 그렇다면 <무덤의 천사>는 진짜 무서운 이야기..라고 해야 겠다. 독자 스스로 공포를 만들어 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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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하는 시리즈다. 가끔씩 다음 예술가 소식을 궁금해 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출간 소식에 반가움도 잠시...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다. 오스카와일드의 책은 재미나게 읽었지만, 엄청 애정한다고 말할 자신이 없어..선뜻 카트에 담지 못했더니.. 마음이 헛헛해졌다.^^(그러나 도서관 찬스가 있으니까..^^)


그래도 뭔가 책 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서 오랜(?)만에 두 권 골랐다. 알라딘 마일리지 야무지게 챙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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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리커버 특별판. 페이퍼백) 애거서 크리스티 리커버 컬렉션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남주 옮김 / 황금가지 / 2018년 7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주받은 도시>에서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가 언급된 바람에 다시 읽게되었다. 재미나게 읽었으나, 정작 원제목도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 충격이었으나,(정말 그런가 싶다^^) 2020년에 읽었으니, 온전히 기억 못할수 밖에. 심지어 특별판으로 읽은 것도 아니었으니까..그럴수 있다고 애써 변명도 해 본다. 처음에는 줄거리가 기억나지 않았고, 다음으로는 그래서 누가 범인이었더라..라고 생각하려다가, 고개를 끄덕. 추리소설을 다시 읽는 다는 건, 그때의 내가 어느 만큼 기억하고 있는가를 확인하고 싶은 몹쓸 문제가 발동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냥 지금의 마음으로 읽으면 되는 것을..  


낯선이의 편지를 받고도 의심없이 그곳을 찾는 사람들의 심리가 나는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데,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들은 그만큼의 어떤 문제들이 있었기 때문에 의심없이 그곳을 갈 수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호기심으로 그곳을 찾은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무언가를 채울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마음. 아마 이 사건을 주도한 인물은, 그런 마음상태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와 같은 계획을 세울수 있었던 건 아닐까. 남의 것 욕심 내지 않는 사람들이라면, 후한 인심에 우선 의심부터 하게 될 텐데.. 저들은 그러지 않았다. 섬에 도착해서도 모인 이들은 자신이 죄가 드러나는 순간, 반성하기 보다, 누군가의 음모라는 생각을 하기에 여념이 없었다.그렇다 해도 사건을 주도한 그의 행동을 이해할..수 가 없다. 죽어 마땅한 사람들은 있지만, 집행자가 될 사람을 누가 정해야 하는 문제에 대해 우리는 여전히 딜레마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지인들과 종종 사형을 집행할 수 없다면, 무인도로 보내면 안될까 하는 싱거운 농담을 한다. 애거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그들은 무인도에서 크게 회개하지는 않을 것 같다.사실 조금 비약하자면, 법을 집행하는 이들은 어떤 의미에서 누군가를 죽이기도 하고, 살릴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럴 수 있다는 걸 소설적 상상으로 풀어내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다.그러나 이 사건을 만들어낸 남자의 생각은 무섭다, 설령 그들이 죽어 마땅한 사람이었다 할지라도, 미궁살인 프로젝트를 기획할 자격이 그에게는 없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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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파이가 먹고 싶어서 생애 첫 거창여행을 감행했다. 대전 아래로는 거의 내려갈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남쪽동네는 비가 오지 않는 다는 뉴스가.애플파이를 핑계삼아 거창여행을 감행하게 만든 것이다. 그리고..그곳을 가는 길에 알았다. 거창과 무주과 경계에 있다는 사실을.. 얼마전 소설에서 '라제통문'이란 지명을 보고 나서..궁금했었는데. 애플파이 덕분에 라제통문과는 우연같은 운명으로 만나게 된 기분이 들어 좋았다.


라제통문으로 가는길...은 하늘풍경이 이뻐,구천동 계곡물소리와 덕유산 풍경을 잠시 잊게 만들었다.



동굴이라 할 수 도 없는, 그러나 너무 단순해서 오히려 기분이 이상했다. 신라와백제의 경계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일제수탈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김천으로 이어지는 길을 수월하게 가기 위해서 뚫었다는 이야기... 삶 곳곳에 식민의 역사는 이렇게 존재하고 있었다. 



무주 라제통문까지 간(?) 김에 예정에 없던 나주로 향했다.(그곳에는 내가 또 궁금해한 곰탕이 기다리고 있었으므로^^) 무주에서 나주로 가는길에 함양휴게소를 들렀더니,지리산 정상이 구름에 가려 보였다.이렇게 반가울 수가...^^



애플파이로 시작된 거창여행 최고의 수확이라면 어느 것 하나를 꼽지 못할 것 같다.(어떻게 보면 애플파이가 제일 뒤로 밀린셈이다.^^) 자두와 사과를 접한 사과를 국도변에서 구입했는데.그 맛이 예술이라,내년 시월에도 나는 거창을 가게 되지 않을까 싶다. 나주에서 유명한 곰탕은..지금까지 내가 먹어본 설렁탕과 곰탕을 합해 최고로 맛있었다. 애플파이로 시작한 여행에서 언제 가게 될지 기약할 수 없었던, 라제통문을 만났고, 거창사과의 맛을 알아버렸으며, 나주 곰탕까지... 하루에 가능했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나주에서 내가 사는 경기도로 오는 동안, 지나친 휴게소를 보면서.내가 그동안 여행을 참 많이 했었다는 사실도 알았다. 대전 이상 내려가지 않게 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의심이 들정도다.


그리고 나는 ~거창' 제목이 들어간 책을 찾아 읽어 볼 생각이다.  내게 거창은 ~끝 이 아니라, 뭔가 또 다른 시작이 되어 준 것 같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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