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은 그냥 뻔(?)한 이야기일거라 생각했던 때도 있었다.(오만하게...) 결정적 재미를 알게 된 건 마르틴베크시리즈 를 읽게 되면서 부터가 아닌가 싶다. 이런 까닭에 추리소설이 소개된 책들도 이제는 그냥 지나칠..수가 없다. 왜냐하면 아직도 읽지 못한, 만나야 할 책들이 많을 테니까...
그런데 목차를 살피면서 내가 아직 읽지 않은 심농의 책이 있는 걸까 싶었는데.. 아니었다.^^
유일하게 읽지(?)않았다고 생각한 건 표지가 달라서..라고 생각했으나.아니었다. 2021년에 읽었는데..기억이 거의 나지 않는다. 추리소설이라 스포일러를 기록할 수 없었던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을까... 다시 읽어봐야겠다. <타인의 목>과 함께 말이다.^^
추리소설 리스트에 올라온 심농의 <타인의 목>도 낯설은 제목처럼 느껴졌으나, 인상적으로 읽었다는 나의 기록..그리고 리뷰를 읽는 순간 어떤 내용인지 떠올랐다(다행이다^^) 그래도 다시 읽어봐야 겠다.^^
이제 막 사형을 기다리고 있는 이에게 전달된 한통의 쪽지. 그러나,여러 상상을 해볼 시간도 없이, 의외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어 당혹스러웠다.반면..이렇게 멋진 일이 현실에서도 일어난다면 박수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시작부터 알수 없는 긴장감은..그렇게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으로 빠져들게 만들었다. 자신이 수사를 했고,범인이라 생각했었던 사내에게서..뭔가 알 수 없는 의문이 남아 있었던 반장은 수사를 다시 할 기회를 스스로 찾기로 한다. 현실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일이 소설에서는 가능하다.수사 당사자가 자신의 오류를 인정하기도 쉽지 않았겠지만,높으신 분들이 이런 제안을 받아들이는 경우는 더 어려운 일일테니까...<타인의 목> 매력은 바로 거기에 있었다. 책임감!!
여러 정황상 그가 범인으로 보인다.그러나 자신은 범인이 아니라고 외치는 남자.안타까운 건 그를 변호해 줄 사람도 없지만,그가 범인이 아님을 밝힐 결정적 '증거'도 없다.오히려 그가 범인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이유들이 가득할 뿐.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장은 의심하고 또 의심하게 된다. 미심쩍은 의문이 남는다면..계속 수사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메세지를 주고 싶었던 걸까...여기서 알게 되는 건 완전범죄를 꿈꾸는 누군가 있을 수 있고,범죄도 충분히 조작이 가능할 수 있다는 세계를 보여준다. <타인의 목>에서 만날수 있는 첫 번째 재미는 바도 수사하는 이의 시점에서 가져야 할 책임감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그려낸다. 두 번째 재미는 범죄자의 시선이다. 범인은 노골적으로 자신이 범인임을 드러내는 행동을 한다. 그러니까 역으로 수사하는 이들과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인거다. 최근 알쓸범잡..이란 프로에서 본 내용이 그대로 소설에 드러난것 같아 깜짝 놀랐다. 진짜 범인이 밝혀지는 순간..그를 분석해 낸 반장의 리포팅은 최근 일어나고 있는 범죄자의 유형과 닮아 있었다.죄를 저지른 이를 두둔하려 한 것이 아니라..환경이 사람을 지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해야 할까..
심농의 소설을 몇 편 읽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읽은 작품 가운데서 <타인의 목>은 인상적인 작품으로 기억하게 될 것 같다.시작부터 끝까지 긴장감이 느껴진 점이 우선 좋았다.(계속 영화를 보고 있는 기분이었다.) 범인이 누구일까를 생각하기 보다 고도의 심리전을 통한 긴장감으로 들여다 보게 한 인간의 내면의 모습도 기억에 남는다.그러나 억울하게 누명을 쓰게 되는 이가 생기면 안된다는 철학을 가진 매그레반장의 행동이 부러웠다. 현실에서는 정말 어려운 일인걸까...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에서 마침내 자유로워졌으나,여전히 자신을 수사한 이들로부터는 사과 한마디 받지 못한 걸 생각해 보면 말이다. 그들이 심농의 <타인의 목>을 읽는다면 그냥 환타지라고만 생각할까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