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나 자신을 죽이고 싶었어요.그래야 이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다음은 마귀 같은 엄마를 죽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사탄이 들어선 것은 나였어요.지금도 그 사탄이 내 마음속에 있어요. 어느 순간부터 나는 하나님께 엄마를 데려가라고 기도하기 시작했어요.근데 오늘 알았어요. 엄마가 죽어도 내가 지고 가야 할 가시면류관은 계속내 머리 위에 있을 거예요. 내가 죽어여 끝이 나겠죠. 나는 이 벌을 어찌 받아야 하는 걸까요?"/44~45쪽











위픽시리즈 신간 코너에서 보게 된 ~사탄. 도서관리스트에 담아 놓았다. 그런데,<용궁장의 고백>에서 '사탄'을 바로 만났다. 나의 사탄..이란 제목을 보며 무얼 상상해야 하나 고민한 내가 무색해졌다. 거리를 걸어갈때마다 예수믿고 천국..가라는 말 참 불편했는데...

'사탄'에 대한 표현을 읽으면서는 오히려 불쾌감이 들지 않았다. 너무도 솔직한 표현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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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묵호여행을 다녀오고 나서야 궁금해진 <언제라도 동해> 그런데 나는 또 '뇌'에 관한 일화에 격한 공감을 했다. 최근 필라동작을 하다가,더이상 몸이 움직여지지 않는 순간을 경험했는데..그때 운동은 몸이 하는 것 같지만, 실은 뇌가 움직여서 하는 건 아닐까 하고 생각했기 때문에..^^

라디오에서 들은 뇌과학자의 인터뷰 한 구절이 떠올랐다.
"새로운 습관을 만드는 일은 뇌와의 싸움이지요. 뇌는 의외로 무척 강한 힘으로 잡아당겨요. 작은 습관이라도 바꾸려면 뇌가15kg의 무게를 감내해야 한답니다"/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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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필요한 여자
라비 알라메딘 지음, 이다희 옮김 / 뮤진트리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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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이미 많은 말을 하고 있었던 걸까?

어찌보면 초큼 촌스러워 보이는 표지, 제목은 조금은 알 것 같은 뻔한 이야기일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이상하게 끌리는 책이라,도서관 예약을 걸어 놓고...읽기 시작하자마자, 냉큼 주문해서 읽었다. 공교롭게도 레바논과 이스라엘이 10일간 휴전을 선언한 날이라..뭔가 더 큰 의미가 내게도 생긴 것 같아 기분이 묘했다.뉴스에서는 오늘도 여전히 레바논을 공격하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나도 나를 어쩔 수가 없다. 나는 다시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소리 없이 덜 창피하게 운다.요제프 로트는 <<끝없는 도망>>을 이런 문장으로 마무리한다. <세상에 그처럼 불필요한 인간은 또 없었다> 내 생각은 다르다. 세상에 나처럼 불필요한 인간은 또 없다 로트의 주인공 프란츠 툰다가 아니라 나다.나야말로 직업도 없고 욕망도 없고 희망도 없으며 야망도 없고 자기애조차 전혀 없다"/398쪽



거시적으로 보면 전쟁이 눈에 들어올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야기 속으로 들어간 순간,문학이야기가 정신없이 쏟아지는 바람에, 잠깐씩 레바논 상황을 잊게된다. 소설 속 그녀가 문학을 자신만의 언어로 번역에 집중했던 것처럼.그래서 그녀가 자신을 '불필요한 사람' 이라 말하는 상황을 이해할 수 있겠다고 감히 말하기가 힘들었다.그래도 어쩔수 없이 궁금했던 책의 제목... 소설이 끝나갈 즈음 언급된 소설을 또 메모해 놓았다. 노년이 된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당연히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도 나온다. 그런데,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나라에서, 삶에 의미를 둔다는 것은 내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세계의 이야기 같아 무얼 느낀다고 말하기 조차 힘들었다.스스로 자신을 불필요한 사람이라, 부르는 것이 오히려 자신을 더 단단하게 지키며 살아갈 수 있는 건 아닐까 생각했다. 아침에 나눈 인사를 저녁에 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살아간다는 건 너무나도 잔인한 고통 아닌가. 그럴수록 알리아는 문학속으로 빠져든다.그것도 단순한 '읽기'가 아니다.내 나라 언어로 읽는다.세상에 내놓을 생각은 물론 없다. 그러니까 그녀에게 문학은 도피처가 아니라 구원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솔 벨로의 <허조그>가 언급된 덕분인지도 모르겠다.허조그에게 편지가 자신을 지키는 도구였다면, 알리야에게는 문학이 시끄러운 세상으로부터 그녀를 구해주는 동아줄 같은 건 아니였을까.. 노년에 찾아온 고독이, 전쟁이란 공포가 여전히 그녀의 삶을 짓눌러오지만..스스로 불필요한 노동을 통해,자신이 살아갈 이유를 지키고 있다는 기분..


"나는 이미 오래전에 글에 대한 맹목적인 갈망에 나를 맡겼다. 문학은 내 모래 놀이터이다. 나는 그 안에서 놀고 요새와 성을 쌓고 황홀한 시간을 보낸다.날 힘들게 하는 것은 놀이터 바깥의 세상이다(...) 문학은 내게 삶을 주고 삶은 나를 죽인다"/16쪽



소설에 흠뻑 빠져 읽는 바람에 책장을 덮을 때까지 알리야란 인물과 닮은 여성작가의 소설일거라 생각했다. 일리야의 목소리가 곧 작가의 목소리처럼 들려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문학이란 놀이터에 더 집중하며 읽느라 읽다 멈추게 되는 순간이 많았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고 나서  다시 한 번,정독하며 읽어 보고 싶다. 그때는 부디 휴전이 아닌 종전 소식을 뉴스에서 듣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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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필요한 여자
라비 알라메딘 지음, 이다희 옮김 / 뮤진트리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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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불필요한 존재‘로 살아가는 것이 어쩌면 나를 버티게 하는 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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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침묵의 친구' 에는 릴케의 책이 등장(?)한다. 그리고 예상한대로 내가 알고 있는 시집이 아닌..

아직 읽어 보지 못한 시집이 등장해서.관심이 살짝.. 그리고 <불필요한 여자>에서 다시 만났다.


"나는 서둘러 대충 옷을 입는다. 축축한 머리가 스카프를 얼룩덜룩하게 적신다. 걷기 편한 운동화도 신는다. 나는 늘 걷고 또 걷는다. 핸드백에 접이식 우산과 릴케의 <<두이노의 비가>>최신어 번역본(...)"/261쪽 '불필요한 여자'



그리고 릴케의 시가 한 번 더 나와서 한 번 찾아 읽어야 하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왜냐하면 영화 '침묵의 친구'에서 릴케의 시집이 언급된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한나가 이 세상에서 보낸 마지막 해에 삶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꼼짝 못 하게 된 것은 아닐지 궁금하다.삐딱하게 보았다면 자기를 살릴 수 있었을까?

릴케의 <<오르페우스에게 바치는 소네트>>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당신이 어렸을 때 심은 나무도

이미 너무 거대해져 당신이 지탱할 수 없을 것입니다 /302쪽










<불필요한 여자>를 읽으면서, 릴케의 시집을 메모해 두자마자, 신간코너에 보인 릴케 시집.그것도 콕 찍어... <오르페우스에게 바치는 소네트>다. 릴케시는 여전히 어렵지만,5월 도서관 희망도서로 신청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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