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안 볼란텐
채기성 지음 / 슬로우리드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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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어둠 속에 묻혀 있을 진실의 파편들을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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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합리적으로 유추해 내는 것이 어려운 건, 보이지 않는 면을 볼 수 있다는 확신에 찬 오만에서 비롯되는 건 아닐까..세상이 하도 시끄럽다보니..저절로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저기 저 백자 달항아리 보이세요?
식당 한편에 놓인 협탁 위에 하얗고 둥근 도자기가 올려져 있었다.
"우리가 이 일을 보는 거리가 저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유감스럽게도 우리는 저 자기의 뒷면을 보지 못해요. 물론 그 안쪽도"
그가 독백하듯 말을 이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보이지 않는 저 뒷면의 상황을 비교적 합리적인 근거로 유추해 내는 것뿐이에요"/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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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이란 말에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는 건 내가 이제 그 시간으로 조금씩 가고 있다는 의미일지도 모르겠다. 애써 멀리하고 싶었던 주제였는데, 이제는 좀 친하(?)게 지내보고 싶은 마음. 노년을 잘 살아내기 위한 가이드책인가 싶었는데, 노년을 주제로 쓴 책들을 위한 책이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기억'을 잃는다는 건 이제 자연스런 현상으로 받아 들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그럼에도 받아들여지기가 참 쉽지 않은... 굳이 책으로까지 읽어야 하는걸까 라고 생각하던 때도 있었는데, 막연한 불안을 가지기 보다는, 앞서간 이들의 이야기를 읽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오롯이 기억을 잃어버린 이에 관한 이야기부터, 박완서작가님의 단편 '마른 꽃'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나서야 알게 된 (이미 고인이 되셨다...) '예순 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 읽고 싶어졌다. 


나이가 들기 전에도 분명 우리에게 닥친 문제들이었을 텐데, 어째서 노년이 될 수록 생존, 가족간의 네트워크도,돌봄과 죽음이..무거운 숙제처럼 찾아오게 된 걸까... 읽기를 시작하고, 건강과 죽음..을 다룬 이야기 앞에서 답답함이 밀려왔는데... 중요한 건 역시 '삶'이 아닐까 싶다. 노년이란 단어 속에 함몰되지 말아야겠다. 청춘시절에도 고통은 있었으니까.. 책을 읽는 다고 노년의 삶의 질이 확 달라진다는 보장은 할 수 없지만.. 노력하지 않는 사람보다는 그래도 차이가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


'노년을 읽습니다'를 읽으면서 알았다. 나는 여전히 본질적인 질문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잘 늙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는 걸.  AI시대에 이런 고민이 무의미해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나는 잘 늙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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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빛 없는 밤의 도시
정해연 지음 / 엘릭시르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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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빛 없는 밤의 도시를 상상해 본다. 

하늘에 가득한 별빛이 찬란한 풍경을 상상했더랬다.하지만 소설은 내가 상상한 낭만을 여지없이 깨부순다.어둠 속에서 드러나는 것은 추악하게 일그러진 인간의 진짜 모습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총 네 편의 단편 소설이 실려 있다.'아름다운 괴물' 과 '인생 리셋' 은 평범하고 예상 가능한 전개라 아쉬웠다. 그럼에도 '아름다운 괴물' 이란 제목 덕분에..이 소설 전체에 흐르는 화두가 '괴물'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건 좀 아이러니 하긴 하다. 나는 분명 피해자였는데, 어느 순간 가해자가 되어버렸다. 그보다는 '괴물'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렇게 된 걸까.. 아니면 꾹꾹 눌러 왔던 어둠이라는 내 본성이 어느 순간 드러나 버리게 된 걸까... 표제적인 '불빛 없는 밤의 도시' '보름' 을 인상적이라 생각했던 건, 마냥 피해자로 살아갈 것 같은, 그래서 절대 괴물이란 세계 속으로 들어가지 못할 것 같은 이들도 괴물이 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앞서 두 편은 괴물이 될 여지가 보였다면, 인상적으로 읽게 된 두 편의 이야기 속 이들은, 피해자의 삶을 감내 하며 살아갈것만 같았다. 그런데 이 생각은 절반만 맞는것 같긴 하다. '불빛 없는 밤의 도시'에 등장하는 시장을 죽이고 싶은 이들은 얼마나 많았을까.. 만약 내가 저와 같은 상황이라면..이런 가정은 정말 하고 싶지 않다...그러나 누군가 그런 가정을 하게 된다면 ...어둠이 도와준다면 기꺼이 괴물이 되지 않을까.. 중요한 건 내가 괴물이 되어가는 줄도 모르고 그렇게 하게 괴물이 되어 간다는 사실일게다. 


불빛이 꺼진 도시의 어둠 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까.

어둠 속은 욕망으로 가득한 인간의 모습만을 보여줄 뿐이었다. 그리고 나는 우리 모두 괴물이 될 수 있다는 경고의 소리를 들었다. 나는 괴물사람이 되지 않을 거란 자신을 할 수 없어 더 두려운 마음으로 읽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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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빛 없는 밤의 도시
정해연 지음 / 엘릭시르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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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덫에 걸리는 순간 우리 모두 괴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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