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이끌리고 애착을 품게 되는 이유는 누구도 모른다.험볼트의 소개로 알게 됐고 나에게 작품을 통해 많은 가르침을 준 프루스트는 얼굴에서 꽃이 만발한 산사나무 산울타리가 느껴지는 사람에게 종종 마음이 끌렸다고 했다.(...)나는 그렇게 또렷한 인상을 주는 사람들에게 약하다. 끌림과 관찰 중 어는 것이 먼저 시작됐는지는 모른다(...)"/100쪽




커피를 마시러 기꺼이 1시간 넘는 시간을 달려 가고 싶은 곳이 있다는 건 기쁜일이다. 커피를 음미하려는 순간 사장님께서 말을 걸어 오셨다. 카페서 흔하게 경험하지 못하는 상황인데.. 그 대화가 너무도 자연(?)스럽게 흘러갔다는 이야기다. 커피를 소비하는 입장과, 수익을 내야 하는 입장은 다른데, 커피를 애정하는 마음으로 한참을 이야기...하고 나왔다. 모르는 사람과 이렇게 유쾌한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이 신기해서... 한 줄의 포스팅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을 솔벨로 선생이 귀신 같이 알려주셔서 깜짝 놀랐다. 우리는 이유는 모르지만..알지 못하는 그 마음에 숨은 무언가가 있다는 걸 또 알고 있지..않을까 싶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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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 벨로가 살았던 시대나, 지금이나 세상은...너무 닮아 있다는 생각.

어제<월스트리트 저널>에서 부의 슬픔에 관한 글을 읽었다. "인간의 역사가 기록된 오천 년 동안 이토록 많은 사람이 이토록 풍요를 누린 때는 없었다" 오천 년의 궁핍으로 형성된 정신은 왜곡되었다. 감정은 이런 변화를 받아들일 수 없다. 인간은 때때로 받아들이기를 무작정 거부한다/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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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 종려나무 - 예루살렘이여, 만약 내가 그대를 잊는다면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95
윌리엄 포크너 지음, 권지은 옮김 / 민음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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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퍼펙트 데이즈'에서 히라야마가 읽던 책이 궁금했다. 포크너의 <야생 종려나무> 였다. 개정판이 나오면 읽어 봐야 겠다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거짓말처럼 개정판 소식을 들었다. 마침 포크너의 소설을 계속 읽고 있던 터라, 반가웠다. 


한 편의 소설인 줄 알았는데, 전혀 다른 두 세계가 교차한다. 그런데 전혀 다른 세계인가..라고 생각해 보면 그렇지 않다. 포크너 선생은 왜 이렇게 복잡한 세계를 한 이야기 속에 넣었을까... 우선 '긴장감'을 주고 싶었던 건 아니였을까.. 왠지 어느 순간 두 세계가 만나게 될 것 같은.. 실제 그런 암시를 주기도 했다.(철저한 독자의 오독임을 인정하지만...) 홍수가 났다. 기차에서 강도 사건이 벌어진다. 샬롯과 죄수가 만나게 되지는 않을까.. 월본과 샬롯이 왠지 홍수가 난 그 지점에 있을 것만 같은 뻔한 상상... 

월본과 샬롯의 여정은 너무 버겁다.그렇다고 죄수의 여정이 버겁지 않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인간이 존재하는 이유에 대한 화두가 ..결코 가벼운 질문은 아닐테니까. 포크너 선생은 집요하게도 그 질문을 잡고 늘어지고 싶었나 보다. 서로 다른 이야기 같지만, 하나로 연결되는 이야기란 느낌은, 소설 끝에 가서야 밝혀(?)진다. 서로 다른 두 세계의 남자가, 향하게된 곳이 같은 장소일 줄 몰랐다. 그런데, 한 사람은 평생 슬픔을 앉고 살기 위해 감옥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죄수는 망각하기 위해 감옥으로 돌아왔다.아니,그렇게 느껴졌다. 탈옥할..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음에도 불구하고,꾸역꾸역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려는 이유를 처음에는 쉬이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영화 쇼생크탈출이 떠올랐다. 오로지 그곳에서만 자신이 존재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이에게, 감옥이란, 우리가 생각하는 감옥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질수 있다는 사실. 인간은 비극적일수 밖에 없기에 '가치'가 있는 존재라는 걸 받아들기가 쉽지 않았다. 슬픈 기억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살아야 할 이유를 찾았다고 생각하는 월본을..왜 그렇게까지 극단으로 자신을 몰고 가야 했나? 하고 물어 보는 건 무의미하다.

인간은 애초에 행복에 도달할 수 없는 존재지만,그럼에도 굴복하지 않는 인간에 대해 말하고 싶었던 건 아니였을까..이 소설을 끝까지 붙들 고 읽어낼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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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모든 생물 중에서 어째서 인간만이 스스로 타고난 감각을 의도적으로 위축시키는지 그것도 타인을 희생해 가며 그렇게 하는지를 생각했다. 네발 달린 동물들은 후각과 시각과 청각을 통해 모든 정보를 얻고 그 외에는 불신하는 반면 두 발 달린 인간들은 어째서 글로 읽어서 습득한 정보만을 믿는지를(..)"/1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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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미, 미술관 - 미술관 어디까지 가봤니
임지영 외 지음 / 도마뱀출판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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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미 미술관>을 읽으면서 예전 읽었던 <내사랑미술관>이 새삼 떠올랐다. 책의 도움을 받아, 국내 미술관을 참 열심히 찾아 다녔던 기억... 책은 절판이 되었고, 나는 리뷰로 남겨 놓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러나 목차를 살피면서, 소개된 대부분의 미술관을 찾아 다녔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림을 몰라도, 미술관을 찾아 다닐수 있다는 즐거움을 알게 해 준 고마운 책...해서 목차 속 미술관들마다, 나의 추억이 새록새록..떠올라 반가웠다.그렇게 시간은 흘러갔고, 예전 만큼 미술관을 찾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팔로미 미술관>이 반가웠던 건 다시 미술관을 찾아 나서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였던 것 같다. 덕분에 강릉에 솔올미술관이 있다는 걸 알았으니까.


미술관을 다녀와 읽을 생각으로 아껴(?)두었다가, 읽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많이 아쉬웠다. 그러나 이 책의 목적(?)이 '팔로미'에 있다면 섭섭하다고(만) 할 수도 없겠다 싶기도 하다. 솔올미술관 풍경이 좋았다. 마침 장욱진화가전시를 볼 수 있었던 점도 좋았다. 멀리 동해바다가 보일 줄이야.. 주변 산책로도 마음에 들고,무엇보다 걸어서(긴..산책으로) 고래책방까지 가보는 것도 괜찮겠구나..생각했다. 다음에 오게 되면 미술관에서 책방으로 이어지는 산책을 해야지 생각했다. 책을 통해 내가 얻을 수 있었던 건.. 딱 '가이드'만큼이었다.

그런데 또 생각해보면, 동해바다를 볼 수 있다는 말에 나는 기꺼이 솔올미술관을 선택할 ..수 있었던 건 아닌가 싶다. 그리고 다음으로 양주에 있는 안상철미술관을 가보겠다는 계획을 잡아 놓았다^^


가본 미술관들이 많아 반가웠다. 한동안 다니지 못한 걸 섭섭하다고 생각했는데, 참 열심히 다녔던 때가 있었구나...라는 생각 끝에 여전히 다녀 가지 않은 곳들부터 만나러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내가 애정하는 곳들이 소개된 순간은 반가웠다.(여전히 그곳들이 잘 있는 것 같아서^^) '팔로미' 마법에 기꺼이 동참해 보고 싶어졌다. 올 가을에는 부산(이우환 공간, 도모헌,오초량) 이든 경주(솔거미술관)든 한 곳이라도 꼭 다녀 오도록 해봐야 겠다.갈 곳이 없다고 생각했던  화성(엄미술관)도,서울시립사진미술관도 찾아 보고 싶어졌다. 블랙버스터급 전시가 불만족 스럽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미술관을 찾아 다닐 생각은 하지 못했다.전시가 만족스럽지 않아도, 미술관 둘러보는 것만으로 충분히 행복하다는 걸 새삼 환기할 수..있는 시간이 되었다. 기꺼이 미술관...'팔로미'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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